수수료 30% 인상한 '스카이스캐너'… 여행사 코로나 피해는 '나몰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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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사·스카이스캐너 코로나 수수료 갈등 점화
항공권 예약 줄취소에도 중개 수수료는 그대로
전액 환불조치 여행사 수억원 대 수수료 떠안아
네이버·카카오 등은 4월까지 수수료 전액 감면
항공권 예약 줄취소에도 중개 수수료는 그대로
전액 환불조치 여행사 수억원 대 수수료 떠안아
네이버·카카오 등은 4월까지 수수료 전액 감면
"수수료는 일방적으로 올리더니… 여행사의 힘든 상황은 '나몰라라'입니다"
지난 26일 만난 A여행사의 한 임원은 "코로나19 사태로 항공권 취소가 너무 많아 수수료 일부를 돌려 줄 수는 없는지 물었는데 몇 주째 아무런 답변이 없다"며 답답해했다. 그는 이어 "외국계 기업이 입장이 곤란할 때마다 내놓는 "본사의 방침을 기다리고 있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며 전형적인 '먹튀'라고 꼬집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대규모 취소 사태로 국내 여행사와 항공권 검색 플랫폼 간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촉발된 여행사-소비자 간 위약금 갈등이 여행사-항공권 검색 플랫폼의 수수료 갈등으로 번지고 있다.
여행사들은 "예약 취소 전 지급한 수수료를 일부라도 돌려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항공권 검색 플랫폼 측은 "다른 지역 상황도 고려해야 한다"며 결정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
"시기상조… 다른 지역 상황도 고려해야"
수수료를 놓고 여행사와 갈등을 빚는 항공권 검색 플랫폼은 스카이스캐너(skycanner)다. 시장에서 절대적인 우위를 지닌 강자다. 업계 추정 시장 점유율이 40~50%에 달한다.
전세계 52개국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운영하는 스카이스캐너의 주 수익은 여행·항공사로부터 받는 수수료다.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에게서는 비용을 받지 않는다.
스카이스캐너는 항공권 정보만 제공할 뿐 판매에는 전혀 관여하지 않는다. 스카이스캐너 웹사이트나 앱(응용프로그램)에서 검색된 항공권의 예약, 결제는 해당 여행사나 항공사에서 이뤄진다. 검색부터 예약에 이르는 항공권 구매동선을 데이터로 남겨 이를 근거로 수수료를 받는 구조다. 여행사가 스카이스캐너에 부담하는 수수료는 판매대행이 아닌 중개에 대한 댓가인 것이다.
스카이스캐너 측은 "어려운 상황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수수료 환불 관련 입장을 밝히기는 아직 시기상조"라고 했다.
"예약 줄취소 일부라도 돌려달라"
여행사와 항공권 검색 플랫폼 간 갈등은 수수료 정산 방식이 원인이다. 여행사와 플랫폼은 항공권 판매에 따른 수수료를 매월 정산한다. 3~4개월 뒤 출발 항공권도 판매일 기준에 따라 이번달 수수료에 포함된다. 여기서 시차가 발생한다. 고객이 한달 이상이 지난 시점에서 예약을 취소하면 여행사는 팔리지 않은 항공권에 대한 수수료를 지급한 게 된다.
여행사가 항공권에 붙이는 1만~3만 원의 수수료와 취소 시 고객에게 청구하는 2만~3만 원의 위약금을 평소처럼 받을 수 있다면 문제될 게 없다. 하지만 미증유의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예약 취소로 인한 피해가 이미 오래전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
거의 모든 여행사는 코로나 사태로 예약이 취소된 항공권을 위약금 없이 전액 환불했다. 이러면서 두세달 전 항공권 검색 플랫폼과 정산한 수수료가 고스란히 여행사 부담이 됐다. 이렇게 여행사가 떠안은 수수료만 업계 추산 수십억 원에 달한다.
수수료 인상은 '초고속' 고통분담은 '시간끌기'
여행사와 스카이스캐너의 갈등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1월 스카이스캐너는 수수료를 종전 1.3%에서 1.7%로 인상했다. 30%가 넘는 큰 폭의 인상 요구에 여행사들은 강하게 반발해다. "더이상 스카이스캐너와 거래하지 않겠다"며 보이콧까지 선언했다. 하지만 스카이스캐너의 막강한 시장 지배력에 여행사들은 얼마 버티지도 못하고 인상안을 받아들였다. 여행사들이 수수료 환불 요청에 '모르쇠'로 일관하는 스카이스캐너에 강한 불만을 쏟아내는 것도 이런 연유에서다. 한 중견 여행사 관계자는 "수수료를 올릴 때는 기한을 정해놓고 일방적으로 통보하더니, 취소 항공권 수수료를 나누자는 제안에는 이해타산만 따지는 이중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네이비, 카카오 등은 수수료 감면을 시행 중이다. 스카이스캐너와 같은 항공권 검색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들이다. 네이버는 2월 수수료를 50% 감면하고, 3~4월은 수수료를 아예 받지 않기로 했다. 네이버가 여행사로부터 받는 중개 수수료는 스카이스캐너의 60% 수준인 1%다. 카카오는 3월 수수료를 전액 감면한데 이어 감면 기간을 4월로 한 달 더 연장했다.
이선우 기자 seonwoo.lee@hankyung.com
지난 26일 만난 A여행사의 한 임원은 "코로나19 사태로 항공권 취소가 너무 많아 수수료 일부를 돌려 줄 수는 없는지 물었는데 몇 주째 아무런 답변이 없다"며 답답해했다. 그는 이어 "외국계 기업이 입장이 곤란할 때마다 내놓는 "본사의 방침을 기다리고 있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며 전형적인 '먹튀'라고 꼬집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대규모 취소 사태로 국내 여행사와 항공권 검색 플랫폼 간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촉발된 여행사-소비자 간 위약금 갈등이 여행사-항공권 검색 플랫폼의 수수료 갈등으로 번지고 있다.
여행사들은 "예약 취소 전 지급한 수수료를 일부라도 돌려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항공권 검색 플랫폼 측은 "다른 지역 상황도 고려해야 한다"며 결정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
"시기상조… 다른 지역 상황도 고려해야"
수수료를 놓고 여행사와 갈등을 빚는 항공권 검색 플랫폼은 스카이스캐너(skycanner)다. 시장에서 절대적인 우위를 지닌 강자다. 업계 추정 시장 점유율이 40~50%에 달한다.
전세계 52개국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운영하는 스카이스캐너의 주 수익은 여행·항공사로부터 받는 수수료다.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에게서는 비용을 받지 않는다.
스카이스캐너는 항공권 정보만 제공할 뿐 판매에는 전혀 관여하지 않는다. 스카이스캐너 웹사이트나 앱(응용프로그램)에서 검색된 항공권의 예약, 결제는 해당 여행사나 항공사에서 이뤄진다. 검색부터 예약에 이르는 항공권 구매동선을 데이터로 남겨 이를 근거로 수수료를 받는 구조다. 여행사가 스카이스캐너에 부담하는 수수료는 판매대행이 아닌 중개에 대한 댓가인 것이다.
스카이스캐너 측은 "어려운 상황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수수료 환불 관련 입장을 밝히기는 아직 시기상조"라고 했다.
"예약 줄취소 일부라도 돌려달라"
여행사와 항공권 검색 플랫폼 간 갈등은 수수료 정산 방식이 원인이다. 여행사와 플랫폼은 항공권 판매에 따른 수수료를 매월 정산한다. 3~4개월 뒤 출발 항공권도 판매일 기준에 따라 이번달 수수료에 포함된다. 여기서 시차가 발생한다. 고객이 한달 이상이 지난 시점에서 예약을 취소하면 여행사는 팔리지 않은 항공권에 대한 수수료를 지급한 게 된다.
여행사가 항공권에 붙이는 1만~3만 원의 수수료와 취소 시 고객에게 청구하는 2만~3만 원의 위약금을 평소처럼 받을 수 있다면 문제될 게 없다. 하지만 미증유의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예약 취소로 인한 피해가 이미 오래전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
거의 모든 여행사는 코로나 사태로 예약이 취소된 항공권을 위약금 없이 전액 환불했다. 이러면서 두세달 전 항공권 검색 플랫폼과 정산한 수수료가 고스란히 여행사 부담이 됐다. 이렇게 여행사가 떠안은 수수료만 업계 추산 수십억 원에 달한다.
수수료 인상은 '초고속' 고통분담은 '시간끌기'
여행사와 스카이스캐너의 갈등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1월 스카이스캐너는 수수료를 종전 1.3%에서 1.7%로 인상했다. 30%가 넘는 큰 폭의 인상 요구에 여행사들은 강하게 반발해다. "더이상 스카이스캐너와 거래하지 않겠다"며 보이콧까지 선언했다. 하지만 스카이스캐너의 막강한 시장 지배력에 여행사들은 얼마 버티지도 못하고 인상안을 받아들였다. 여행사들이 수수료 환불 요청에 '모르쇠'로 일관하는 스카이스캐너에 강한 불만을 쏟아내는 것도 이런 연유에서다. 한 중견 여행사 관계자는 "수수료를 올릴 때는 기한을 정해놓고 일방적으로 통보하더니, 취소 항공권 수수료를 나누자는 제안에는 이해타산만 따지는 이중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네이비, 카카오 등은 수수료 감면을 시행 중이다. 스카이스캐너와 같은 항공권 검색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들이다. 네이버는 2월 수수료를 50% 감면하고, 3~4월은 수수료를 아예 받지 않기로 했다. 네이버가 여행사로부터 받는 중개 수수료는 스카이스캐너의 60% 수준인 1%다. 카카오는 3월 수수료를 전액 감면한데 이어 감면 기간을 4월로 한 달 더 연장했다.
이선우 기자 seonwoo.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