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지난해 중국의 수입 화장품 시장 1위 자리를 일본에 내준 것으로 나타났다.
2016년부터 3년간 중국 수입시장 '권좌'를 지켰던 한국 화장품은 일본에 이어 프랑스에도 밀리며 3위로 내려앉았다. 29일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과 국제무역센터(ITC) 수출입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화장품 시장의 국가별 수입액은 일본이 36억5천815만 달러(4조4천450억원)로 가장 많았다.
이어 프랑스가 33억2천687만 달러(4조421억원)로 2위, 한국이 33억2천251만 달러(4조362억원)로 3위였다.
이어 미국과 영국, 이탈리아 등이 뒤를 이었다.
중국 수입화장품 시장은 2015년까지 프랑스가 선두였지만 'K뷰티'를 내세운 한국이 2016년 추월에 성공한 뒤 2018년까지 3년 연속 1위 자리를 지켰다.
하지만 중저가 제품에 주력했던 한국은 중국 럭셔리 화장품 시장의 성장과 맞물려 지난해 선두 수성에 실패했다.
반면 2015년 후 3위권을 맴돌던 일본은 2018년 2위에 이어 지난해 1위로 도약했다.
일본이 기존의 고가 프리미엄 브랜드 중심이었던 중국 내 'J뷰티' 마케팅을 점차 한국이 주도하던 중저가 시장으로 확장하면서 K뷰티 입지가 좁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결과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한국 화장품 업계가 침체에 빠진 가운데 나왔다.
한국의 화장품 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중국 시장의 부진은 코로나19에 더해 K뷰티를 더욱 코너로 몰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면세점과 대형 보따리상(따이공)에 집중된 중국 판매망과 마케팅 전략을 다변화하고, 급성장하는 중국 럭셔리 화장품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이 중국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는 상황에서 한국 화장품 업계가 코로나19라는 최악의 위기를 만났다"면서 "전통적으로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가진 J뷰티가 중저가 시장까지 가성비를 내세워 잠식할 경우 K뷰티의 강점도 퇴색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최근 중국 소비자들이 화장품 제조 방법이나 성분에 관심을 가지는 것을 고려해 럭셔리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는 동시에 K뷰티의 장점인 젊고, 대중적인 색채를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따이공 등 오프라인 판매보다는 온라인 판매망을 적극적으로 구축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