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패키징社 심텍, 성장성 충분…美마이크론과 장기 공급계약도 호재
세계적인 무제한 양적완화 호재와 미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급증 악재가 서로 부딪치고 있다. 증시는 어디로 흘러갈 것인가. 바닥을 가늠해볼 수 있는 세 가지 포인트로 짚어본다.

첫째 충분히 싸 보여야 한다.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이 말도 안 되는 수준으로 떨어져야 한다. 이런 위기 상황에서 주가는 항상 그렇게 움직였다.

둘째 증시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수많은 일반 투자자가 너무 무섭고 두려워서 참지 못하고 매도 물량을 쏟아내야 한다.

마지막으로 시장의 색깔을 바꾸는 결정적인 게임 체인저가 등장해야 한다. 이 같은 세 가지 조건이 성립한다면 시장은 곧 반등할 것이다. 그리고 이미 반등은 시작한 것으로 판단한다.

첫째 유가증권시장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7배 수준으로 2008년 미국 투자은행인 리먼브러더스 파산이 몰고온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훨씬 낮다.

둘째 투자자 공포를 가늠해볼 수 있는 지표 중 하나인 신용융자 잔액이 극단적으로 낮은 수준에 와 있다. 반대로 신규 고객 예탁금은 상상을 뛰어넘을 정도로 급증하고 있다. 이 정도로 신용융자 잔액과 고객 예탁금이 반대로 움직인 시기는 찾아보기 힘들다.

다만 마지막 게임 체인저는 아직 등장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만약 과거 인플루엔자 치료제를 개발한 경험을 갖고 있는 미국 길리어드 사이언스가 중국에서 임상시험 중인 렘데시비르의 최종 승인을 획득한다면 바로 이 사건이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 또 미국과 유럽 내 확진자 수는 더 늘어나겠지만 결국 꼭짓점에 도달한 뒤 감소세로 접어들 것이다.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이 같은 게임 체인저는 언젠가 올 수밖에 없다. 시장 밸류에이션과 수급, 코로나19의 진행 시뮬레이션 등을 감안할 때 그 시기가 눈앞에 있다는 점을 자각해야 한다.

추천할 주식은 많다. 이런 폭락 장에서는 웬만한 종목을 선택해도 중장기적으로 오늘보다 주가가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 이 중에서도 심텍을 살펴보자. 추천 사유로 일단 너무 싸다. 회사 측 설명에 따르면 성장성도 충분하다. 아울러 구조적인 환경 변화도 유리한 편이다.

얼마 전 흥미로운 일이 있었다. 심텍과 같은 반도체 패키징 회사는 일반적으로 고객사와 월 단위로 주문계약을 체결한다. 그런데 심텍은 최근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와 대규모 장기 공급계약 공시를 냈다. 정말 이례적이다. 이번 계약 규모는 지난해 마이크론 매출의 절반가량에 달한다. 구체적으로 국내 본사가 약 1100억원, 일본 자회사인 심텍그래픽스는 400억원 규모다. 본사는 스마트폰, PC, 서버의 메모리용 패키징 기판이 주력 제품이고, 일본 자회사는 그래픽 카드가 핵심이다.

아무리 보수적으로 봐도 올해 마이크론에서 발생할 매출은 전년 대비 30% 늘어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 탓에 스마트폰 수요가 급감해 역성장이 나올 가능성도 제기한다. 과연 그럴까. 시장에서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를 포함해 올해 패키징 수요가 상당히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심텍과 같은 반도체 패키징 회사의 라인은 한정돼 있고 반도체 수요는 계속 늘고 있으니, 글로벌 기업 간 선점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

얼마 전 발표된 심텍의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는 900억원이다. 개인적으로는 1000억원을 넘어설 수도 있다고 본다. 주가수익비율(PER)이 3배가 안 될 수도 있다. 관심 종목으로 편입해 공부해볼 만한 종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