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가 낮춰도 안팔리는 강남…'풍선효과' 주춤한 강북·수도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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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한파에 보유세 인상 등 겹쳐 '팔자' > '사자' 매수세 위축
강남 일주일 새 1억∼3억 호가 떨어진 곳도…노도강·수용성 하락 전망 늘어
서울 아파트 시장에 관망세가 짙어지고 있다.
강남권에는 한 주 전보다 가격을 낮춘 급매물들이 늘고 있고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과 '수용성(수원·용인·성남시)' 등 풍선효과가 짙었던 곳들도 호가 상승을 멈췄거나 하락하는 분위기다.
대출 규제와 공시가격 급등에 따른 보유세 증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영향으로 글로벌 경제가 휘청하면서 매수세가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민간 아파트 조사기관에서는 서울 아파트값이 약 10개월 만에 하락 전환하면서 당분간 집값 내림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 호가 떨어지는 강남…한주 새 1억∼3억원 하락
29일 KB부동산 리브온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아파트 시장의 매수우위지수는 81.1로, 전주(91.8)보다 급락하면서 완전한 매수우위 시장으로 돌아섰다.
매수우위지수는 0∼200 범위로, 기준선인 100보다 적을수록 살 사람(매수자)보다 팔 사람(매도자)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민간 시세조사업체인 부동산114 조사에서 지난주 서울 아파트값은 0.01% 떨어져 지난해 6월 첫째 주(-0.01%) 이후 약 10개월 만에 하락 전환했다.
실제 아파트 시장에는 매물이 늘고 있지만 살 사람은 일제 관망세다.
매도자들은 늘어난 보유세를 내지 않기 위해 양도세 중과 유예기간 내에 팔려고 하지만 매수자들은 집값이 좀 더 하락한 뒤 사겠다며 급할 게 없는 상황이 됐다.
이 때문에 서울 강남권의 주요 아파트는 호가 하락이 뚜렷하다.
서울 송파구 잠실 주공5단지 전용면적 76㎡는 현재 19억∼19억3천만원 선에 나온 매물이 수두룩하다.
투자수요가 많은 이 주택형은 지난달 18억원대 급매물이 소진된 이후 이달 초 가격이 20억원대로 올랐다가 코로나 영향으로 매수세가 다시 위축되면서 호가가 1억원 이상 내려왔다.
매수자만 있으면 19억원 이하에도 팔겠다는 매물도 있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이 아파트 전용 82㎡는 지난 26일 21억2억천만원에 팔린 뒤 27일에는 로열층, 로열동 물건이 21억원에 급매물로 나왔다.
인터넷 포털에는 21억원 이하 매물도 적지 않다.
잠실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매물도 늘고 있고 급매물 소진 속도도 지난달에 비해 더디다"라며 "글로벌 증시가 불안하고 보유세 부담이 커지면서 투자심리도 다소 위축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강남구 대치 은마아파트도 매수 문의가 거의 없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이 아파트 전용 76㎡는 18억7천만∼19억2천만원에 매물이 나와 있다.
지난 19일 공시가격이 공개되기 전보다 호가가 최고 5천만∼1억원가량 떨어진 것이다.
일부 저층은 18억원까지 팔겠다고 나온 매물도 있다.
대치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아직 매물이 추가로 쏟아지는 분위기는 아니지만 매수자들이 쉽게 나서지 않아 기존에 나온 매물들의 호가가 조정되는 분위기"라며 "살 사람은 지금보다 더 떨어질 것으로 보고 관망세를 보여 거래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재건축뿐만 아니라 일반 아파트에도 급매물이 늘고 있다.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80㎡는 이달 중순까지만 해도 최고 23억8천만원을 받겠다고 하던 집주인이 최근 21억원으로 3억원 가까이 호가를 낮췄다.
20억원에 나온 매물도 적지 않다.
반포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자금조달계획서 증빙 서류 제출과 자금출처 조사가 강화되면서 자기 집을 팔고 매수하는 경우를 빼고는 당장 매수를 꺼리는 기류가 강하다"라며 "보유세 부담이 현실로 다가오면서 매도자들이 나서는 분위기인데 살 사람이 없다는 게 문제"라고 전했다.
잠실 엘스도 최근 매물이 늘고 있으나 거래가 쉽지 않다.
이 아파트 전용 84㎡는 현재 19억∼19억5천만원, 급매물은 18억5천만원에도 나와 있다.
리센츠 전용 84㎡도 현재 매물이 19억원 선으로 지난주보다 5천만원가량 내렸다.
잠실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전세금 빼고도 10억원 안팎의 돈을 부담해야 하는데 대출이 막히다 보니 매수세가 따라오기 어렵다"며 "집값이 상승하는 시기도 아니고 현금 들고 찾아올 사람이 많지 않다"고 말했다. ◇ 코로나 한파에 강북·수도권 풍선효과 주춤…하락 전망도
이달 초순까지 정부 규제로 인한 풍선효과가 뚜렷했던 강북과 수도권 일대도 최근 들어 거래가 줄면서 가격 상승세를 멈춘 곳이 많다.
노원구 상계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코로나 팬데믹 선언 이후 집을 보여주기가 힘들고, 매수 문의도 급격히 줄었다"며 "거래가 없어서 당분간은 집값 하락이 우려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도봉구 창동 대림e편한세상 전용 84㎡의 경우 지난 25일 2층이 6억8천500만원에 팔렸다.
로열층 시세는 7억2천만∼7억3천만원으로 견고하지만 종전보다 추격 매수세가 줄어든 분위기다.
매물이 거의 없는 데다 단기 급등에 따른 상승 피로감도 겹쳤다.
창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최근 이 지역이 교통·개발 호재로 집값이 가파르게 올랐는데 경제 위축이나 강남 집값 하락에 견줘 이 지역도 가격이 하락할 때가 됐다"며 "한동안 가격이 조정을 받을 것 같다"고 예상했다.
연초 12·16대책의 풍선효과가 나타났던 '수용성(수원·용인·성남시)' 일대도 매수가 눈에 띄게 위축됐다.
수원시 장안구 정자동 청솔마을한라 전용 59㎡는 24일 3억6천700만원에 팔렸다.
지난달 20일 조정대상지역 지정 발표 이전인 지난달 17일 3억9천900만원에 같은 면적이 거래된 것과 비교해 3천200만원 떨어진 금액이다.
지난달까지 날개 돋친 듯 팔리던 분위기와 달리 이달 들어 매매 거래 신고가 된 것은 이 물건이 유일하다.
정자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정부 규제와 코로나 영향, 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매수세가 붙지 않는다"며 "실거래가는 물론 호가도 떨어지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성남 분당신도시 아파트값은 하락세가 뚜렷하다.
한국감정원 조사에 따르면 지난주 분당신도시의 아파트값은 0.08% 하락해 4주 연속 떨어졌고, 전주(-0.04%)보다 낙폭이 커졌다.
분당 서현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강남 집값이 안 팔리고 약세를 보이니 분당도 영향을 받는다"며 "매수 문의가 거의 없어 가격도 약세"라고 말했다.
전문가들 사이에는 일단 최근 경제 불안과 공시가격 인상에 따른 보유세 증가 등이 맞물리면서 서울 아파트값이 약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특히 올해 보유세를 내지 않기 위해 5월 말까지 계약을 마치려는 급매물이 다음 달부터 본격적으로 늘어날 경우 실거래가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러나 중저가 아파트 단지는 코로나로 매수세가 잠시 꺾였을 뿐, 여전히 풍선효과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적지 않다.
서울 강북구 미아동 SK북한산시티 전용 59㎡ 시세는 현재 5억∼5억5천만원으로 역대 최고가다.
미아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이곳은 실수요 위주인 데다 강남에 비해 많이 오르지도 않았기 때문에 가격이 차곡차곡 오르는 중"이라며 "코로나로 인해 방문 고객이 줄어서 주춤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수요가 탄탄해 쉽게 가격이 내려가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최근 정부가 경제 위기를 막기 위한 한국판 양적 완화에 돌입한 것도 장기적으로 부동산 시장에 호재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연합뉴스
강남 일주일 새 1억∼3억 호가 떨어진 곳도…노도강·수용성 하락 전망 늘어
서울 아파트 시장에 관망세가 짙어지고 있다.
강남권에는 한 주 전보다 가격을 낮춘 급매물들이 늘고 있고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과 '수용성(수원·용인·성남시)' 등 풍선효과가 짙었던 곳들도 호가 상승을 멈췄거나 하락하는 분위기다.
대출 규제와 공시가격 급등에 따른 보유세 증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영향으로 글로벌 경제가 휘청하면서 매수세가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민간 아파트 조사기관에서는 서울 아파트값이 약 10개월 만에 하락 전환하면서 당분간 집값 내림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 호가 떨어지는 강남…한주 새 1억∼3억원 하락
29일 KB부동산 리브온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아파트 시장의 매수우위지수는 81.1로, 전주(91.8)보다 급락하면서 완전한 매수우위 시장으로 돌아섰다.
매수우위지수는 0∼200 범위로, 기준선인 100보다 적을수록 살 사람(매수자)보다 팔 사람(매도자)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민간 시세조사업체인 부동산114 조사에서 지난주 서울 아파트값은 0.01% 떨어져 지난해 6월 첫째 주(-0.01%) 이후 약 10개월 만에 하락 전환했다.
실제 아파트 시장에는 매물이 늘고 있지만 살 사람은 일제 관망세다.
매도자들은 늘어난 보유세를 내지 않기 위해 양도세 중과 유예기간 내에 팔려고 하지만 매수자들은 집값이 좀 더 하락한 뒤 사겠다며 급할 게 없는 상황이 됐다.
이 때문에 서울 강남권의 주요 아파트는 호가 하락이 뚜렷하다.
서울 송파구 잠실 주공5단지 전용면적 76㎡는 현재 19억∼19억3천만원 선에 나온 매물이 수두룩하다.
투자수요가 많은 이 주택형은 지난달 18억원대 급매물이 소진된 이후 이달 초 가격이 20억원대로 올랐다가 코로나 영향으로 매수세가 다시 위축되면서 호가가 1억원 이상 내려왔다.
매수자만 있으면 19억원 이하에도 팔겠다는 매물도 있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이 아파트 전용 82㎡는 지난 26일 21억2억천만원에 팔린 뒤 27일에는 로열층, 로열동 물건이 21억원에 급매물로 나왔다.
인터넷 포털에는 21억원 이하 매물도 적지 않다.
잠실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매물도 늘고 있고 급매물 소진 속도도 지난달에 비해 더디다"라며 "글로벌 증시가 불안하고 보유세 부담이 커지면서 투자심리도 다소 위축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강남구 대치 은마아파트도 매수 문의가 거의 없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이 아파트 전용 76㎡는 18억7천만∼19억2천만원에 매물이 나와 있다.
지난 19일 공시가격이 공개되기 전보다 호가가 최고 5천만∼1억원가량 떨어진 것이다.
일부 저층은 18억원까지 팔겠다고 나온 매물도 있다.
대치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아직 매물이 추가로 쏟아지는 분위기는 아니지만 매수자들이 쉽게 나서지 않아 기존에 나온 매물들의 호가가 조정되는 분위기"라며 "살 사람은 지금보다 더 떨어질 것으로 보고 관망세를 보여 거래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재건축뿐만 아니라 일반 아파트에도 급매물이 늘고 있다.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80㎡는 이달 중순까지만 해도 최고 23억8천만원을 받겠다고 하던 집주인이 최근 21억원으로 3억원 가까이 호가를 낮췄다.
20억원에 나온 매물도 적지 않다.
반포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자금조달계획서 증빙 서류 제출과 자금출처 조사가 강화되면서 자기 집을 팔고 매수하는 경우를 빼고는 당장 매수를 꺼리는 기류가 강하다"라며 "보유세 부담이 현실로 다가오면서 매도자들이 나서는 분위기인데 살 사람이 없다는 게 문제"라고 전했다.
잠실 엘스도 최근 매물이 늘고 있으나 거래가 쉽지 않다.
이 아파트 전용 84㎡는 현재 19억∼19억5천만원, 급매물은 18억5천만원에도 나와 있다.
리센츠 전용 84㎡도 현재 매물이 19억원 선으로 지난주보다 5천만원가량 내렸다.
잠실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전세금 빼고도 10억원 안팎의 돈을 부담해야 하는데 대출이 막히다 보니 매수세가 따라오기 어렵다"며 "집값이 상승하는 시기도 아니고 현금 들고 찾아올 사람이 많지 않다"고 말했다. ◇ 코로나 한파에 강북·수도권 풍선효과 주춤…하락 전망도
이달 초순까지 정부 규제로 인한 풍선효과가 뚜렷했던 강북과 수도권 일대도 최근 들어 거래가 줄면서 가격 상승세를 멈춘 곳이 많다.
노원구 상계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코로나 팬데믹 선언 이후 집을 보여주기가 힘들고, 매수 문의도 급격히 줄었다"며 "거래가 없어서 당분간은 집값 하락이 우려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도봉구 창동 대림e편한세상 전용 84㎡의 경우 지난 25일 2층이 6억8천500만원에 팔렸다.
로열층 시세는 7억2천만∼7억3천만원으로 견고하지만 종전보다 추격 매수세가 줄어든 분위기다.
매물이 거의 없는 데다 단기 급등에 따른 상승 피로감도 겹쳤다.
창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최근 이 지역이 교통·개발 호재로 집값이 가파르게 올랐는데 경제 위축이나 강남 집값 하락에 견줘 이 지역도 가격이 하락할 때가 됐다"며 "한동안 가격이 조정을 받을 것 같다"고 예상했다.
연초 12·16대책의 풍선효과가 나타났던 '수용성(수원·용인·성남시)' 일대도 매수가 눈에 띄게 위축됐다.
수원시 장안구 정자동 청솔마을한라 전용 59㎡는 24일 3억6천700만원에 팔렸다.
지난달 20일 조정대상지역 지정 발표 이전인 지난달 17일 3억9천900만원에 같은 면적이 거래된 것과 비교해 3천200만원 떨어진 금액이다.
지난달까지 날개 돋친 듯 팔리던 분위기와 달리 이달 들어 매매 거래 신고가 된 것은 이 물건이 유일하다.
정자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정부 규제와 코로나 영향, 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매수세가 붙지 않는다"며 "실거래가는 물론 호가도 떨어지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성남 분당신도시 아파트값은 하락세가 뚜렷하다.
한국감정원 조사에 따르면 지난주 분당신도시의 아파트값은 0.08% 하락해 4주 연속 떨어졌고, 전주(-0.04%)보다 낙폭이 커졌다.
분당 서현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강남 집값이 안 팔리고 약세를 보이니 분당도 영향을 받는다"며 "매수 문의가 거의 없어 가격도 약세"라고 말했다.
전문가들 사이에는 일단 최근 경제 불안과 공시가격 인상에 따른 보유세 증가 등이 맞물리면서 서울 아파트값이 약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특히 올해 보유세를 내지 않기 위해 5월 말까지 계약을 마치려는 급매물이 다음 달부터 본격적으로 늘어날 경우 실거래가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러나 중저가 아파트 단지는 코로나로 매수세가 잠시 꺾였을 뿐, 여전히 풍선효과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적지 않다.
서울 강북구 미아동 SK북한산시티 전용 59㎡ 시세는 현재 5억∼5억5천만원으로 역대 최고가다.
미아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이곳은 실수요 위주인 데다 강남에 비해 많이 오르지도 않았기 때문에 가격이 차곡차곡 오르는 중"이라며 "코로나로 인해 방문 고객이 줄어서 주춤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수요가 탄탄해 쉽게 가격이 내려가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최근 정부가 경제 위기를 막기 위한 한국판 양적 완화에 돌입한 것도 장기적으로 부동산 시장에 호재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