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재(22)의 최근 성공이 한국어를 쓰는 캐디 덕분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미국 골프전문매체 골프닷컴은 29일 ‘임성재의 불확실성- 이 시즌 중단이 왜 한국 선수에게 더 큰 의미를 지니는가’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임성재가 최근 3개 대회에서 공동 29위와 우승, 3위 등 잇달아 좋은 성적을 낸 이유를 캐디 교체에서 찾았다.

골프닷컴은 “2월 제네시스오픈에서 커트 탈락한 이후 임성재는 한국에서 태어나 캐나다 밴쿠버에서 자란 이기택 씨(사진 오른쪽)를 캐디로 기용했다”며 “첫 대회인 월드골프챔피언십(WGC) 멕시코챔피언십에서 곧바로 공동 29위에 올랐다”고 했다.

임성재는 이후 이씨가 욘 람(스페인) 결혼식에 참석하느라 자리를 비우자 한국 동포인 앨빈 최를 캐디로 써 혼다클래식에 출전했고 첫 승을 차지했다. 또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에서는 돌아온 이씨와 다시 호흡을 맞춰 3위에 올랐다.

임성재는 골프닷컴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인 캐디와 거리나 바람 같은 간단한 이야기를 할 때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그린의 미묘한 굴곡과 규정에 대해 대화할 때는 어려움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임성재는 이어 출전한 플레이어스챔피언십 1라운드에서도 3언더파 69타로 좋은 성적을 냈다. 이때도 이씨와 함께 경기했다. 임성재는 “한국어와 영어를 모두 할 수 있는 캐디와 대회를 함께해보니 훨씬 더 편안한 느낌이 있었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는 그러나 플레이어스챔피언십 1라운드를 마친 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대회 자체를 취소했다.

골프닷컴은 투어가 중단되고 도쿄올림픽까지 2021년으로 연기된 건 임성재에게 아쉬운 결과라고 분석했다. 닷컴은 “페덱스컵 랭킹 1위를 달리는 임성재는 올림픽 대표로 출전해 메달을 따 병역 혜택을 받을 기회가 있었다. 하지만 앞으로 이 성적을 1년 더 유지해야 하는 부담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