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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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사기범이 1심 재판에서 실형을 선고받았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법정구속을 면했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 19일 서울북부지법 형사5단독 장정태 판사는 사기 등 혐의로 검찰에 기소된 이 모씨(23)의 1심에서 집행유예 없이 징역 1년을 선고했으나 수용시설의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법정구속하지는 않았다. 이씨는 항소할 경우 당분간 불구속 상태에서 2심 재판을 받을 수 있다.

구속됐다가 보석으로 석방돼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던 피고인이 1심에서 집행유예 없는 실형을 선고받으면 보석이 취소돼 법정구속되는 사례가 많다. 게다가 이씨는 다른 범죄로 인한 집행유예 기간에 범행을 저지른 경우여서 법정구속이 더욱 유력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씨에 실형을 선고하면서 "현재 코로나19 위기 경보 단계가 '심각'상황인 점 등을 고려해 보석을 취소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피고인이 구치소 등 집단 수용시설에 수감되면 코로나19 확산 요인이 될 우려가 있다는 점을 고려해 법정구속은 하지 않겠다는 취지다.

법원 관계자는 "피고인에 대한 구속 결정은 개별 사건의 성격과 경중에 따라 다르다"면서도 "코로나19가 심각한 현 상황에서 구치소 내부 감염 우려 등을 고려한 결정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개별 판사의 판결권에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에 최근 코로나19 상황과 관련해 법원에서 피고인 구속을 자제해달라는 권고를 재판부에 내린 바는 없다"고 설명했다.

이씨는 대출 등을 미끼로 휴대전화나 자동차를 넘겨받아 가로채고 타인 명의를 도용해 인터넷은행에서 대출을 받는 등 수법으로 약 6000만원을 챙긴 혐의로 지난해 3월 구속 기소됐다가 1심 재판이 진행 중이던 작년 12월 보석으로 풀려났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