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외출금지령 등 이른바 ‘봉쇄 조치’가 앞으로 6개월 이상 지속될 수 있다고 밝혔다. 향후 2주 동안은 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가 급증하는 등 상황이 더 악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영국 부(副) 최고의료책임자인 제니 해리스 교수는 29일(현지시간) 정례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서 우리는 갑자기 정상적인 일상으로 복귀해서는 안 된다”며 “우리들의 삶이 정상으로 돌아가기까지 6개월이 걸릴 수 있다”고 밝혔다.

영국 정부는 지난 23일부터 부득이한 경우를 제외한 모든 외출을 금지하고, 상점을 전면 폐쇄했다. 제 2차 세계대전 때에도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강력한 대책이다. 해리스 교수는 “코로나19를 막기 위한 각종 조치를 중단한다면 우리의 모든 노력이 허사가 될 것”이라며 “잠재적으로 두 번째 정점을 맞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해리스 교수는 “(봉쇄조치에 대한) 3주간 검토를 거쳐 항후 6개월 동안 우리가 어느 방향으로 가야 할 지 결정할 것”이라며 “어느 시점에 우리가 정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 지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정상으로 돌아가는 시점은 당초 예상보다 더 나중이 될 수 있다는 것이 해리스 교수의 설명이다. 당초 예정된 봉쇄 시한은 3주지만 이 조치가 향후 6개월 동안 이어질 수도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이다.

해리스 교수는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와 확진자 수가 향후 1~2주 동안 급증할 것으로 예상했다. 보건당국에 따르면 영국의 코로나19 확진자는 이날 기준 1만9522명이며, 사망자는 1228명이다. 앞서 영국 보건당국은 코로나19 사망자를 2만명 이내로 막을 수 있다면 방역에 성공한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사진)도 지난 28일 국민들에게 보내는 서신을 통해 “상황이 지금보다 더 악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런던=강경민 특파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