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 하이닉스, 장기론 삼성전자"…베팅 엇갈린 투자자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관련 애널리스트도 의견 분분
"하이닉스 반등 빠를 것"
코로나 사태로 재택근무 늘면서
전 세계 서버용 반도체 매출 급증
하이닉스 1분기 영업익 전망 상향
장기 전망은 삼성전자
"하이닉스 반등 빠를 것"
코로나 사태로 재택근무 늘면서
전 세계 서버용 반도체 매출 급증
하이닉스 1분기 영업익 전망 상향
장기 전망은 삼성전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폭락장에 뛰어든 개인투자자들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공격적으로 사들였다. 지금이 아니면 살 기회가 없다고 판단한 듯 외국인투자자들이 쏟아내는 물량을 다 받아냈다. 30일에도 외국인은 삼성전자 주식 103만 주를 순매도했고, 개인은 102만 주 순매수를 기록했다.
그 덕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이달 들어 30%를 넘어섰다. 두 회사가 전체 시총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년 전보다 9%포인트 이상 높아졌다.
지금도 각종 증권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사야 하냐”는 질문이 끊이지 않는다. 이 두 종목에 대한 증권가의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서버 노트북용 반도체 수요 증가
증권가에서는 최근 삼성전자보다 SK하이닉스를 추천하는 분위기가 우세하다. 단기적으로 봤을 때 코로나19발 폭락장이 끝나면 SK하이닉스가 더 빨리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반도체 애널리스트들은 코로나19가 가져온 근무 형태 변화와 이에 따른 반도체 수요 증가를 근거로 들고 있다. 물론 세계적인 소비둔화로 스마트폰, 가전, 자동차 등에 쓰이는 반도체 수요 감소는 불가피하다. 하지만 재택근무 확산과 온라인 교육 및 사회활동, 게임·영화 등 비대면 콘텐츠 소비가 늘면서 서버용 D램은 가격이 오르며 오히려 업황이 눈에 띄게 개선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외에 다른 사업에서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게 약점이다. 스마트폰, 노트북PC, 가전 등이다. 반면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사업만 한다. 이 때문에 모바일·가전·디스플레이 부문 매출이 전체의 74%에 달하는 삼성전자와 비교해 SK하이닉스가 세트 수요 둔화에 따른 실적 감소 영향을 적게 받는다는 평가다.
지난 25일 실적을 발표한 미국 반도체 업체 마이크론의 사례는 이런 전망을 뒷받침한다. 마이크론은 작년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매출 48억달러, 영업이익 5억4200만달러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7.8%, 8.8% 감소했지만 시장 기대치를 웃돌며 코로나19에도 양호한 실적을 거뒀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수빈 대신증권 연구원은 “재택근무, 온라인 교육 등으로 노트북용 수요가 늘었고, 트래픽 과부하로 데이터센터 투자가 이뤄지며 서버용 반도체 매출도 급증했다”며 “데이터센터에 쓰이는 서버용 메모리는 공급 부족 상태여서 모바일 생산 여력을 서버로 전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마트폰 수요 위축의 영향은
‘잘나가는’ 데이터센터 수요와 달리 올해 스마트폰 출하량 추정치는 하향 조정되고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올해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이 전년 대비 11% 줄어든 13억1000만 대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김록호 하나금투 연구원은 “올 2월까지 스마트폰 출하량은 6%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삼성전자의 올해 출하량을 3억 대에서 2억8500만 대로 내려 잡고 있다”고 밝혔다.
키움증권, 신한금융투자, 한국투자증권 등은 올해 삼성전자 영업이익 추정치도 2~15% 낮췄다. 하나금투는 이날 “코로나19 사태 이후 삼성전자의 실적 전망을 다시 한번 하향 조정한다”고 보고서를 냈다. 이 증권사는 올해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추정치를 ‘39조원→35조원(3월 16일)→33조원(3월 30일)’으로 이달 들어서만 두 차례 내렸다.
주요 증권사들은 SK하이닉스 역시 올 하반기까지의 불확실성 때문에 영업이익 추정치를 종전 6조~7조원대에서 5조~6조원대로 낮췄다. 다만 반도체 업황이 예상보다 괜찮다는 이유로 올 1분기 전망은 2000억~4000억원에서 5000억원 이상으로 오히려 상향 조정했다.
사태 장기화 땐 삼성전자가 안전
하지만 개인투자자들이 삼성전자 주식을 사는 이유를 반도체 업황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다. 많은 투자자들이 ‘삼성전자가 망하면 나라가 망한다’고 생각할 만큼 삼성전자의 비즈니스 능력에 대한 신뢰는 절대적이다. 증권가에서도 장기적으로는 삼성전자를 사야 한다는 의견이 많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약세장이 장기화하면 삼성전자를 보유하고 있는 게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사태가 길어지면 기술력이 우위에 있고 재무구조가 좋은 회사가 유리해진다”고 말했다. 정성한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알파운용센터장도 “1년 이상을 내다보면 현금 여력이 풍부하고 반도체에서 D램과 낸드 모두 사이클을 주도하는 기술력을 갖고 있는 삼성전자가 매력적”이라고 봤다.
이를 종합하면 변동성이 큰 장에선 SK하이닉스의 반등이 빠를 수 있지만 안정성 측면에서 삼성전자가 낫다고 할 수 있다. 전경대 맥쿼리투자신탁운용 본부장은 “V자 반등이면 하이닉스가 유리하고 천천히 오른다면 삼성전자가 나을 것”이라며 “하락장에서는 삼성전자가 덜 빠지고 모바일·가전 수요 위축 영향이 삼성전자 전체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생각보다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설지연/강영연/전범진 기자 sjy@hankyung.com
그 덕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이달 들어 30%를 넘어섰다. 두 회사가 전체 시총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년 전보다 9%포인트 이상 높아졌다.
지금도 각종 증권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사야 하냐”는 질문이 끊이지 않는다. 이 두 종목에 대한 증권가의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서버 노트북용 반도체 수요 증가
증권가에서는 최근 삼성전자보다 SK하이닉스를 추천하는 분위기가 우세하다. 단기적으로 봤을 때 코로나19발 폭락장이 끝나면 SK하이닉스가 더 빨리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반도체 애널리스트들은 코로나19가 가져온 근무 형태 변화와 이에 따른 반도체 수요 증가를 근거로 들고 있다. 물론 세계적인 소비둔화로 스마트폰, 가전, 자동차 등에 쓰이는 반도체 수요 감소는 불가피하다. 하지만 재택근무 확산과 온라인 교육 및 사회활동, 게임·영화 등 비대면 콘텐츠 소비가 늘면서 서버용 D램은 가격이 오르며 오히려 업황이 눈에 띄게 개선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외에 다른 사업에서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게 약점이다. 스마트폰, 노트북PC, 가전 등이다. 반면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사업만 한다. 이 때문에 모바일·가전·디스플레이 부문 매출이 전체의 74%에 달하는 삼성전자와 비교해 SK하이닉스가 세트 수요 둔화에 따른 실적 감소 영향을 적게 받는다는 평가다.
지난 25일 실적을 발표한 미국 반도체 업체 마이크론의 사례는 이런 전망을 뒷받침한다. 마이크론은 작년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매출 48억달러, 영업이익 5억4200만달러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7.8%, 8.8% 감소했지만 시장 기대치를 웃돌며 코로나19에도 양호한 실적을 거뒀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수빈 대신증권 연구원은 “재택근무, 온라인 교육 등으로 노트북용 수요가 늘었고, 트래픽 과부하로 데이터센터 투자가 이뤄지며 서버용 반도체 매출도 급증했다”며 “데이터센터에 쓰이는 서버용 메모리는 공급 부족 상태여서 모바일 생산 여력을 서버로 전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마트폰 수요 위축의 영향은
‘잘나가는’ 데이터센터 수요와 달리 올해 스마트폰 출하량 추정치는 하향 조정되고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올해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이 전년 대비 11% 줄어든 13억1000만 대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김록호 하나금투 연구원은 “올 2월까지 스마트폰 출하량은 6%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삼성전자의 올해 출하량을 3억 대에서 2억8500만 대로 내려 잡고 있다”고 밝혔다.
키움증권, 신한금융투자, 한국투자증권 등은 올해 삼성전자 영업이익 추정치도 2~15% 낮췄다. 하나금투는 이날 “코로나19 사태 이후 삼성전자의 실적 전망을 다시 한번 하향 조정한다”고 보고서를 냈다. 이 증권사는 올해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추정치를 ‘39조원→35조원(3월 16일)→33조원(3월 30일)’으로 이달 들어서만 두 차례 내렸다.
주요 증권사들은 SK하이닉스 역시 올 하반기까지의 불확실성 때문에 영업이익 추정치를 종전 6조~7조원대에서 5조~6조원대로 낮췄다. 다만 반도체 업황이 예상보다 괜찮다는 이유로 올 1분기 전망은 2000억~4000억원에서 5000억원 이상으로 오히려 상향 조정했다.
사태 장기화 땐 삼성전자가 안전
하지만 개인투자자들이 삼성전자 주식을 사는 이유를 반도체 업황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다. 많은 투자자들이 ‘삼성전자가 망하면 나라가 망한다’고 생각할 만큼 삼성전자의 비즈니스 능력에 대한 신뢰는 절대적이다. 증권가에서도 장기적으로는 삼성전자를 사야 한다는 의견이 많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약세장이 장기화하면 삼성전자를 보유하고 있는 게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사태가 길어지면 기술력이 우위에 있고 재무구조가 좋은 회사가 유리해진다”고 말했다. 정성한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알파운용센터장도 “1년 이상을 내다보면 현금 여력이 풍부하고 반도체에서 D램과 낸드 모두 사이클을 주도하는 기술력을 갖고 있는 삼성전자가 매력적”이라고 봤다.
이를 종합하면 변동성이 큰 장에선 SK하이닉스의 반등이 빠를 수 있지만 안정성 측면에서 삼성전자가 낫다고 할 수 있다. 전경대 맥쿼리투자신탁운용 본부장은 “V자 반등이면 하이닉스가 유리하고 천천히 오른다면 삼성전자가 나을 것”이라며 “하락장에서는 삼성전자가 덜 빠지고 모바일·가전 수요 위축 영향이 삼성전자 전체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생각보다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설지연/강영연/전범진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