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A31/사진제공=삼성전자
갤럭시A31/사진제공=삼성전자
최근 출시한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20 판매량이 예상외 부진을 겪는 삼성전자가 보급형 갤럭시A 시리즈 강화로 승부수를 던진다. 이를 통해 올해도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점유율 1위를 수성하겠다는 복안이다.

30일 삼성전자와 정보통신(IT)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LTE(롱텀에볼루션) 전용 A51과 A71, 올 1월 A01을 출시한 삼성전자는 이달에만 갤럭시A 시리즈 3종(A11·A41·A31)을 공개했다. 다음달에도 A21 출시가 예정돼 있다. 또 상반기에 '보급형 5세대 이동통신(5G) 폰' A51 5G를 국내 출시하고 A71 5G도 새로 선보일 예정이다.

아울러 삼성전자는 최근 M21과 M31을 출시하는 등 또다른 보급형 라인업인 갤럭시M 시리즈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생산 차질 및 판매 부진을 겪는 상황에서 이같이 보급형 신제품을 잇따라 공개하는 건 이례적이란 평가다. 중국 비중이 낮은 덕분에 피해가 적은 삼성전자가 상반기 중저가 폰을 앞세워 애플, 화웨이 등과의 격차를 벌려놓으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에 따르면 지난달 전세계 스마트폰 판매량이 전년 동월 대비 14% 줄어든 가운데 삼성전자는 점유율 1위(21.9%)를 굳건히 지켰다. 2위는 애플(14.4%), 3위는 화웨이(13.2%)였다. 카운터포인트 리서치는 "중국 내 공급과 수요 비중이 큰 애플과 화웨이가 판매 부진을 겪은 반면 삼성전자는 중국의 공급·수요 영향권에 포함되지 않아 시장 선두를 유지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갤럭시A01 등 제조업자개발생산(ODM) 제품을 제조하는 중국 내 협력사 윙텍 등에서 생산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전사적 노력을 기울인 것으로 전해졌다.
갤럭시S20/사진제공=삼성전자
갤럭시S20/사진제공=삼성전자
보급형 라인업 확대는 갤럭시S20이 다소 부진한 삼성전자에 큰 힘이 될 전망이다.

이달 초까지 진행된 갤럭시S20 국내 사전예약 판매량은 자급제 모델까지 포함해 전작 갤럭시S10의 60~70% 수준에 그쳤다. 삼성전자는 최근 증권사 애널리스트 상대로 비공개 컨퍼런스콜을 열어 이같이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정식 출시 이후에도 국내외를 막론하고 판매 추이는 크게 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새 플래그십의 경우 직접 만져보며 새 기능을 시연해보는 등 오프라인 구매 비율이 높은 편인데 코로나19로 외출 활동이 줄고,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국면으로 접어들어 소비심리가 위축되는 등 악재가 겹친 탓이다.

반대급부로 갤럭시A 시리즈 존재감이 커지는 상황. 시장조사업체 옴니아에 따르면 작년 삼성전자 스마트폰 중 가장 많이 팔린 모델은 갤럭시A10이었다. 갤럭시A50과 갤럭시A20도 글로벌 판매량 상위 10위 안에 들었다.

가격이 플래그십에 비해 저렴하면서도 탑재된 성능은 여타 최신폰 못지 않은 삼성전자 보급형 폰의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경쟁력을 발휘한 결과다. 고동진 삼성전자 사장은 이달 열린 주주총회에서 "플래그십 모델부터 A시리즈까지 5G 라인업을 확대하고 글로벌 파트너사와의 협력도 강화해 확장된 서비스 생태계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가장 최근 공개된 갤럭시A31은 후면에 4800만 화소 메인카메라를 비롯해 쿼드(4개) 카메라를 탑재했다. 인도에 출시된 갤럭시M31은 6000mAh(밀리암페어시) 초대용량 배터리를 장착했다. 조만간 국내 출시가 예상되는 '갤럭시 A71'은 업계 최초로 5G를 지원하는 보급형 폰이다. 국내에 출시하는 대다수 기종은 '삼성페이'도 탑재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갤럭시A등 보급형 라인업은 출시 국가별로 전략을 달리하고 있다"며 "갤럭시A 출시 및 공개와 별개로 갤럭시S20도 여러 프로모션을 통해 힘을 싣고 있다"고 말했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