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기 신도시 마스터플랜…"걸어서 10분이면 지하철·급행버스 탄다"
3기 신도시 가운데 남양주 왕숙, 하남 교산, 인천 계양지구 등 세 곳에 대한 구체적인 개발 밑그림이 나왔다.

지하철, S(슈퍼)-간선급행버스(BRT) 등의 주요 정류장을 집에서 10분만 걸으면 닿을 수 있게 배치한다. 다양한 특화구역을 지정해 교통과 자족, 주거, 공원 등이 어우러지는 특화 설계를 적용할 예정이다. 빈 상가가 없도록 하는 방안도 세운다.

정부는 이번 신도시 기본구상을 바탕으로 연내 지구계획을 마련키로 했다. 이르면 내년 말부터 입주자 모집을 시작할 방침이다.

걸어서 10분이면 대중교통 이용

3기 신도시 마스터플랜…"걸어서 10분이면 지하철·급행버스 탄다"
국토교통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3기 ‘신도시 기본구상 및 입체적 도시공간 계획 공모 선정’ 결과를 30일 발표했다. 남양주 왕숙과 하남 교산, 인천 계양지구의 도시계획과 건축계획에 반영될 주요 건축물, 시설물 등을 담은 입체적(3D) 마스터플랜이다.

남양주 왕숙지구는 디에이그룹엔지니어링 종합건축사사무소 컨소시엄이 낸 ‘공생도시’가 최우수 당선작으로 선정됐다. 친환경문화복합·사회경제복합·비즈니스복합 등 3개 중심 생활권을 조성하고, 주거지 반경 500m 안에 공원과 학교 등 공공시설이 포함된 9개 근린생활권을 설정했다. 모든 생활권은 공원과 녹지로 연결된다.

특히 집에서 도보로 10분 안에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B노선과 ‘도로 위의 지하철’로 불리는 S-BRT, 퍼스널모빌리티(PM) 등과 연계해 지구 내 첨단 산업단지나 벤처타운 등으로의 출퇴근 시간을 최소화한다는 계획이다. 신도시의 관문인 GTX-B·경춘선·S-BRT 통합 플랫폼은 랜드마크로 조성한다.

하남 교산지구는 경간도시디자인 건축사사무소 컨소시엄의 ‘공존과 상생의 공생도시, 코리빙 플랫폼’이 선정됐다. 지하철 신설역을 중심으로 세 곳을 상업·문화·생활 사회간접자본(SOC)이 집적된 역세권 복합용지로 계획했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 관계자는 “교산지구도 도시 어디서든 걸어서 10분이면 지하철역에 도착하도록 설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중부고속도로로 단절된 자족중심 생활권과 남북을 연결하기 위해 ‘인공 도시공원’을 설치한다. 도로 위에 인공데크공원을 조성해 사람들이 쉽게 이동할 수 있다. 공원 주변으로 상업·업무·주거·문화가 어우러지는 미래형 복합용지로 꾸민다.

인천 계양지구 당선작은 싸이트플래닝 건축사사무소 컨소시엄이 낸 ‘2030 계양, 마음을 연결하는 초시대의 신도시 하이퍼 테라시티’다. 계양지구에서 김포공항역과 부천종합운동장역을 이어주는 S-BRT가 교차로에서 막힘 없이 운행되도록 입체노선을 제안했다. 주거단지 등에서 걸어서 8분 안에 S-BRT를 이용할 수 있도록 역사 계획도 마련했다.

지구 서측 계양산에서 동측 굴포천 동서 방향을 사선으로 연결하는 녹지축이 들어선다. 공원과 녹지가 모든 생활권에서 200m 이내다. S-BRT 노선과 굴포천 녹지축 교차점은 특화구역으로 정했다. 복합환승센터와 기업 및 상업용지, 스타트업 캠퍼스 등이 어우러지는 첨단산업 클러스터로 조성된다.

‘텅 빈 상가’ 없도록 용도 탄력 조정

기업용지 인근 등 중심지에 상가가 과잉 공급되면서 상권이 무너지는 현상을 방지하기 위한 대책도 내놨다. 추후 용도를 탄력적으로 정할 수 있게 백지 상태로 해놓는 ‘복합용지’(화이트존)를 지정하는 방안이다.

앵커기업 유치 등 미래의 다양한 수요에 대응하도록 용도를 고정하지 않고 토지용도, 건축계획 등을 탄력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땅이다. 주로 기업용지나 자족용지 인근에 적용된 복합용지는 실제 도시 조성 단계에서 필요에 따라 구체적인 용도가 지정된다.

지구별 최우수 당선작은 다음달 1일부터 공모전 수상작 온라인 전시관에서 볼 수 있다. 당선된 업체엔 입체적 도시공간계획 용역 수행권과 도시설계 분야 총괄계획 지위가 부여된다. 교통과 환경 등 분야 총괄계획과 함께 3기 신도시 지구계획을 연내 수립한다.

국토부에 따르면 ‘수도권 30만 가구 공급계획’ 중 20만 가구를 공급할 수 있는 18곳의 공공주택지구에 대한 지구지정이 완료됐다. 이달 초 지구지정된 고양 창릉 신도시는 상반기 중 도시 기본구상을 마련하기 위한 국제 설계공모를 진행할 계획이다.

김규철 국토부 공공주택추진단장은 “부천 대장, 안산 장상 등 5만 가구를 공급하는 다른 지구는 올해 상반기 지구지정을 끝내겠다”며 “지구지정이 완료된 곳 가운데 사업 속도가 빠르고 입지가 뛰어난 곳은 내년부터 입주자 모집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