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들 빠졌나"…10억 넘었던 대전 집값, 상승세 '급제동'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둔산크로바, 한달 새 1억 빠져
"하락세 감지" 분석 나와
"하락세 감지" 분석 나와
지방 대도시 아파트값 상승을 주도해온 대전 집값의 상승세가 한풀 꺾었다. 서구 둔산동, 도안동 등 아파트 밀집 지역에서는 호가가 5000만~1억원씩 빠진 급매물이 나오기 시작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라 부동산 경기가 침체된 데다 몇년째 가격이 폭등한 탓에 피로감도 커진 탓이다.
◆둔산동·도안동 단지들 1억씩 빠져
1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대전 집값을 이끄는 ‘대장주’ 아파트로 꼽히는 둔산동 ‘둔산크로바’ 아파트 전용면적 102m²는 지난달 9억5000만원에 팔렸다. 2월 만해도 10억4000만원에 매매 거래가 된 단지다. 그 사이 가격이 1억원가량 떨어졌다. 이 아파트 전용 84m²도 지난해 12월 8억1000만원까지 뛰었던 가격이 올해 초 7억원까지 내렸다. 이 단지를 중개하는 K공인 중개사는 “최근 들어 매도가 원할히 이뤄지지 않자 마음이 조급해진 집주인들이 호가를 크게 낮춘 급매물을 내놓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몇년간 대전의 부동산시장 상승세를 주도해 온 도안신도시 아파트 값도 큰 폭으로 내렸다. 도안동의 ‘도안18단지 린풀하우스’ 전용 84m²는 지난 2월 6억2400만원에 실거래 신고가 됐지만 지난달 초엔 5억5000만원에 팔렸다. 한 달 새 7000만원 넘게 하락했다. 인근 ‘도안 베르디움’ 전용 84m²도 올 초 6억5000만원까지 오르며 신고가를 찍었지만 지난달 4억9000만원까지 내렸다.
한국감정원 조사에 따르면 지난주(3월23일 기준) 대전 아파트값 상승률은 전반적으로 전주에 비해 낮아졌다. 지난주 집값은 전주 대비 0.37% 오르는 데 그치면서 전주(0.46%)에 비해 상승폭이 줄었다. 2012년 통계가 작성된 이래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을 보였던 2월 마지막주(0.75%)와 비교하면 절반 수준으로 낮아졌다. 그간 상승폭이 높았던 서구가 지난주 0.33%를 기록하며 전주(0.47%)보다 오름폭을 낮췄다. 같은 기간 대덕구는 0.45%에서 0.31%로, 유성구도 0.43%에서 0.36%로 떨어졌다. 시장에서는 심리적 위축이 감지되고 있다. 중개업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KB국민은행 대전 매매가격 전망지수는 3월 116을 기록하며 전월(121)보다 크게 둔화했다. 대전의 경우 2월 121를 기록, 광역시 중 가장 높았지만 3월에는 116으로 떨어졌다. 매매가격 전망지수는 전국 4000여 중개업소를 대상으로 지역의 매매가격이 상승할 것인지 하락할 것인지를 전망 조사해 0~200 범위의 지수로 나타낸 것이다.
◆"외지인 투자자들 조금씩 빠지는 중"
대전 아파트 매매 가격 하락의 원인과 지속성을 놓고 전문가들의 평가는 엇갈린다. 하지만 최근 인기 지역인 둔산동이나 도안동에서 이른바 ‘대장주’로 불리는 아파트가 시세보다 수천만원에서 1억원씩 낮은 급매물이 나온 시점부터 매매가격 하락세가 감지되기 시작했다는 게 현장 중개업소들의 분석이다.
도안동의 Q공인 대표는 “올 초부터 매수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섰다”며 “시세보다 7000만~8000만원씩 내린 급매물이 1~2개 나오고 있지만 사겠다는 사람이 별로 없다”고 말했다. 인근 J중개업소 관계자도 “코로나19 여파로 집을 보기도 힘들거니와 자금조달계획서 제출 등 부동산 규제도 많다보니 호가가 점점 내려가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외지인 투자자들도 조금씩 빠져나가는 추세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대전에서는 지난 2월 거래 4354건 가운데 관할 시도 외 거래가 908건으로 지난해 12월(1134건)보다 20% 가량 감소했다. 이미 가격이 너무 올라 투자처를 찾는 수요가 줄어든 것이다. 도안동 D공인 관계자는 “대전이 그간 워낙 올랐다보니 상대적으로 싼 집을 찾는 수요자들이 세종이나 청주 등 인근 지역으로 옮겨가고 있다”며 “투자자들은 이미 고점을 찍었다고 판단해 천안이나 수도권으로 이동했다는 이야기도 들려온다”고 전했다.
다만 일각에선 오름폭이 줄 순 있지만 상승 흐름이 멈추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공급이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서다. 올해 대전 입주물량은 6200가구 정도로 많지 않은데다 2021년에는 5630가구로 줄게 된다. 올해 입주물량은 부산(2만5432가구), 인천(1만8357가구) 등 다른 광역시에 비해서도 적은 편이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대전 부동산은 최근 몇 년 새 값이 많이 올랐음에도 정부가 총선을 의식한 탓에 규제가 들어오지 않았다”며 “여전히 비규제지역의 이점을 누릴 수 있는 데다가 공급도 부족해 상승 여력은 남아있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둔산동·도안동 단지들 1억씩 빠져
1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대전 집값을 이끄는 ‘대장주’ 아파트로 꼽히는 둔산동 ‘둔산크로바’ 아파트 전용면적 102m²는 지난달 9억5000만원에 팔렸다. 2월 만해도 10억4000만원에 매매 거래가 된 단지다. 그 사이 가격이 1억원가량 떨어졌다. 이 아파트 전용 84m²도 지난해 12월 8억1000만원까지 뛰었던 가격이 올해 초 7억원까지 내렸다. 이 단지를 중개하는 K공인 중개사는 “최근 들어 매도가 원할히 이뤄지지 않자 마음이 조급해진 집주인들이 호가를 크게 낮춘 급매물을 내놓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몇년간 대전의 부동산시장 상승세를 주도해 온 도안신도시 아파트 값도 큰 폭으로 내렸다. 도안동의 ‘도안18단지 린풀하우스’ 전용 84m²는 지난 2월 6억2400만원에 실거래 신고가 됐지만 지난달 초엔 5억5000만원에 팔렸다. 한 달 새 7000만원 넘게 하락했다. 인근 ‘도안 베르디움’ 전용 84m²도 올 초 6억5000만원까지 오르며 신고가를 찍었지만 지난달 4억9000만원까지 내렸다.
한국감정원 조사에 따르면 지난주(3월23일 기준) 대전 아파트값 상승률은 전반적으로 전주에 비해 낮아졌다. 지난주 집값은 전주 대비 0.37% 오르는 데 그치면서 전주(0.46%)에 비해 상승폭이 줄었다. 2012년 통계가 작성된 이래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을 보였던 2월 마지막주(0.75%)와 비교하면 절반 수준으로 낮아졌다. 그간 상승폭이 높았던 서구가 지난주 0.33%를 기록하며 전주(0.47%)보다 오름폭을 낮췄다. 같은 기간 대덕구는 0.45%에서 0.31%로, 유성구도 0.43%에서 0.36%로 떨어졌다. 시장에서는 심리적 위축이 감지되고 있다. 중개업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KB국민은행 대전 매매가격 전망지수는 3월 116을 기록하며 전월(121)보다 크게 둔화했다. 대전의 경우 2월 121를 기록, 광역시 중 가장 높았지만 3월에는 116으로 떨어졌다. 매매가격 전망지수는 전국 4000여 중개업소를 대상으로 지역의 매매가격이 상승할 것인지 하락할 것인지를 전망 조사해 0~200 범위의 지수로 나타낸 것이다.
◆"외지인 투자자들 조금씩 빠지는 중"
대전 아파트 매매 가격 하락의 원인과 지속성을 놓고 전문가들의 평가는 엇갈린다. 하지만 최근 인기 지역인 둔산동이나 도안동에서 이른바 ‘대장주’로 불리는 아파트가 시세보다 수천만원에서 1억원씩 낮은 급매물이 나온 시점부터 매매가격 하락세가 감지되기 시작했다는 게 현장 중개업소들의 분석이다.
도안동의 Q공인 대표는 “올 초부터 매수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섰다”며 “시세보다 7000만~8000만원씩 내린 급매물이 1~2개 나오고 있지만 사겠다는 사람이 별로 없다”고 말했다. 인근 J중개업소 관계자도 “코로나19 여파로 집을 보기도 힘들거니와 자금조달계획서 제출 등 부동산 규제도 많다보니 호가가 점점 내려가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외지인 투자자들도 조금씩 빠져나가는 추세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대전에서는 지난 2월 거래 4354건 가운데 관할 시도 외 거래가 908건으로 지난해 12월(1134건)보다 20% 가량 감소했다. 이미 가격이 너무 올라 투자처를 찾는 수요가 줄어든 것이다. 도안동 D공인 관계자는 “대전이 그간 워낙 올랐다보니 상대적으로 싼 집을 찾는 수요자들이 세종이나 청주 등 인근 지역으로 옮겨가고 있다”며 “투자자들은 이미 고점을 찍었다고 판단해 천안이나 수도권으로 이동했다는 이야기도 들려온다”고 전했다.
다만 일각에선 오름폭이 줄 순 있지만 상승 흐름이 멈추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공급이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서다. 올해 대전 입주물량은 6200가구 정도로 많지 않은데다 2021년에는 5630가구로 줄게 된다. 올해 입주물량은 부산(2만5432가구), 인천(1만8357가구) 등 다른 광역시에 비해서도 적은 편이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대전 부동산은 최근 몇 년 새 값이 많이 올랐음에도 정부가 총선을 의식한 탓에 규제가 들어오지 않았다”며 “여전히 비규제지역의 이점을 누릴 수 있는 데다가 공급도 부족해 상승 여력은 남아있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