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적한 이종필 전 라임 부사장
잠적한 이종필 전 라임 부사장
‘희대의 금융사기’로 드러난 라임 사태 관련 핵심 용의자를 검찰이 뒤늦게 줄줄이 소환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라임사단 사이에 분열이 생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종필 전 라임 부사장 등 주범들이 잠적하자 일부 공범은 검찰과 물밑 접촉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의 사기 행각이 적나라하게 드러나자 범행을 자백하고 형량을 조금이나마 낮춰보겠다는 의도다.

서울남부지방검찰청은 지난주 임모 전 신한금융투자 프라임브로커서비스(PBS)본부장을 구속했다. 임 전 본부장은 투자자 전액 손실이 우려되는 라임 무역금융펀드 사기 의혹에 연루된 핵심 인물이다. 검찰은 또 라임 플루토펀드와 테티스펀드 등의 불법 운용에 연루된 김모 KB증권 델타원솔루션팀장을 소환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이 전 부사장의 도피를 도운 조력자 2명도 구속했다.

라임 사기는 이 전 부사장을 주축으로 수많은 주범과 공범이 다중 피라미드 구조로 엮여 있다. 이 전 부사장뿐 아니라 김봉현 스타모빌리티 회장, 김모 메트로폴리탄 회장, 김모 리드 회장, 심모 전 신한금융투자 팀장 등 주범들은 모두 잠적한 상태다.

검찰이 라임 사태의 수사망을 좁혀가면서 라임 공범들은 ‘죄수의 딜레마’에 놓이게 됐다. 이들은 검찰 수사에 협조하는 방식으로 비공식적인 플리바게닝(범죄 인정 조건부 감형 협상)을 시도하고 있다는 게 라임 관련자들의 얘기다. 한 관계자는 “라임 사태 연루자들 사이에 불신이 싹 트고 조직이 와해되면서 텔레그램, 와츠앱 등을 활용하던 교신도 대부분 끊겼다”며 “4월에 주범 중 한 명이 자수한다는 소문도 있다”고 했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