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모 청와대 前 행정관은
'강일구' 가명 쓰고 드나들어
김 회장은 룸살롱에서 동향(광주) 친구인 김모 전 청와대 행정관과 이종필 전 라임 부사장, 증권회사 출신 김모 전 수원여객 전무, 사채업자 김모 회장 등과 어울렸다. 금융감독원 출신인 김 전 행정관은 강일구란 가명으로 룸살롱을 드나든 것으로 알려졌다.
김 회장은 룸살롱 단골 중에서도 ‘큰손’으로 통했다. 정 마담은 김 회장 지인에게 “김 회장은 항상 룸을 두세 개 잡고 현금으로 계산한다”며 “우리 가게에서만 하루 2000만원, 한 달에 2억원씩 10년을 팔아줬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횡령 자금 가운데 최소 수십억원을 유흥비로 탕진했다는 게 주변 관계자들 증언이다. 김 회장은 10년 전에도 대형 전시회와 유명 가수 공연 등에 투자한다는 명목으로 투자자 돈 60여억원을 가로챘다가 실형을 받기도 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김 회장은 회삿돈을 장외업체로 빼돌린 뒤 1000만원짜리 수표 뭉치를 들고다니면서 룸살롱을 통해 ‘세탁’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룸살롱에서 금융권 인사뿐 아니라 국회의원, 보좌관 등 정치권 인사도 접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현석 성접대 의혹뿐 아니라 라임 사건에서도 정 마담의 입이 주목되는 이유다. 정 마담은 지인들에게 “수많은 사람이 김 회장 룸에 오고갔지만 사실 얼굴만 알지 뭐 하는 사람인지 모른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양현석 성접대 의혹 사건 때는 “유흥업소 여성들이 같이 간 것은 모두 양현석의 요청 때문”이라며 “유럽 원정도 양현석이 요청했고 그의 최측근이 출장비 명목으로 현금다발을 들고 왔다”고 말했다. 한경은 정 마담에게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연결되지 않았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