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사장이 지난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계단에서 열린 열린민주당 비례대표 후보 경선 참가자 공개 기자회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사장이 지난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계단에서 열린 열린민주당 비례대표 후보 경선 참가자 공개 기자회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지난 2016년 총선 당시 더불어민주당에서 김종인 미래통합당(통합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과 함께 '의기투합'했던 주진형 열린민주당(열린당) 비례대표 후보가 김 위원장을 향해 "사람이 자기가 물러날 때를 알기란 이렇게 어려운가 보다"라며 비판을 쏟아냈다.

주 후보는 30일 자신의 페이스북(SNS)을 통해 "(봉하마을에 갔다기) 돌아오는 버스에서 김종인 박사가 경제대책인가를 발표했다는 소식을 버스 앞면에 걸린 TV에서 보았다"면서 "왜 우리는 늘 이 모양인지 복잡한 마음이 들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화투자증권 대표이사 출신인 주 후보는 20대 총선 당시 김 위원장의 제안으로 민주당에 합류, 총선정책공약단에서 부단장을 맡아 공약의 밑그림을 그린 바 있다. 이번 총선에서 김 위원장은 통합당으로, 주 후보는 열린당으로 향하면서 4년 만에 서로 정반대의 입장에 처하게 됐다.

주 후보는 "미래통합당은 자기들 대통령이 탄핵받은 당"이라며 "그런 과거에 대한 반성 하나 없이 새로 들어선 정부의 국정에 사사건건 딴지만 걸면서 세월을 보냈다"고 주장했다. 이어 "선거철이 다가오자 자기들끼리 공천을 갖고 한바탕 활극을 펴더니 선거 2주를 앞두고 밖에서 사람을 모셔와 그를 선거대책위원장으로 삼겠단다"면서 "왜 수구세력은 저 짓을 4년마다 반복하는 것일까"라고 덧붙였다.

그는 "4년 전에도 똑같이 그랬다"면서 "지금 미래통합당의 전신인 새누리당은 공천 과정에서 옥새를 나르샤 쇼를 벌인 후 선거를 3주 앞두고 70대 후반 전직 장관인 강봉균 씨를 모셔와 선대위원장을 맡겼다"고 회상했다.

주 후보는 "그게 3월 23일이었다"면서 "명색이 다수당이자 여당인 사람들이 자기들이 만든 정책을 내걸 생각은 하지 않고 그 대신 암 치료를 거쳐 언제 돌아가실지 모를 그를 데려오는 걸 보면서 너무도 어처구니가 없기도 했지만 다른 한편으론 딱하기도 했다"고 했다.

주 후보는 "그 강봉균 씨는 나흘이 지나 지금으로부터 딱 4년 전인 2016년 3월 29일 7대 경제공약을 발표했다"면서 "수구 언론에선 뭐 대단한 현자나 나선 것처럼 추켜세우면서 대대적으로 보도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 7대 경제공약은 지나간 시절 타령을 모아 놓은 것에 불과했다"면서 "선거가 지나자마자 아무도 다시는 거론하는 이도 없이 잊혀졌다"고 지적했다.

주 후보는 마지막으로 "4년이 지났다"면서 "하지만 이 지겨운 수구 정당의 푸닥거리는 어김없이 다시 찾아왔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4년 전 이쪽에서 역할을 맡았던 사람이 4년이 지나 저쪽으로 옮긴 것만 다르다"면서 4년 전의 강봉균이 이번엔 김종인으로 돌아왔다. 이번의 김종인은 4년 전 강봉균이 될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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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