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개학하면 누가 애들 돕나요" 맞벌이 부모 눈앞이 깜깜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낯선 학습 환경에 적응 못 할까' 우려…부모 시간 부족에 스마트기기 마련도 고민
서울 동대문구에 사는 워킹맘 최모(38)씨는 31일 아침부터 들려온 '온라인 개학' 소식에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초등학교 3학년 아이의 개학이 한달가량 미뤄지는 동안 양쪽 할머니가 며칠씩 올라와 돌봐주기도 했지만, 컴퓨터로 학교 수업을 한다니 이제 최씨가 직접 옆에 붙어있는 수밖에 없게 됐다.
마음을 놓으려면 못해도 1, 2주는 오전 반차를 내야 할 것 같은데 회사는 마침 바쁜 시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수차례 개학이 연기된 학교가 4월 9일부터 단계적으로 온라인 개학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학부모들의 걱정이 커졌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오전 "온라인 형태 개학을 유력하게 고려하고 있다"며 "4월 9일부터 순차적으로 개학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밝혔다.
학부모들은 개학 추가 연기와 온라인 개학 가능성이 최근 언론 등을 통해 나온 터라 예상은 했지만 당장 뾰족한 수가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서울 노원구에 사는 이모(42)씨는 "하도 개학이 연기될 수 있다고들 해서 어느 정도는 포기 상태였다"며 체념하는 모습이었다.
이씨의 딸은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한다.
이씨는 "어떻게 또 비상계획을 세워야 할지 눈앞이 깜깜하다"며 "지금까지는 모든 수를 동원해 가족이 돌봤지만, 앞으로는 긴급돌봄 서비스나 회사의 가족 돌봄 제도도 진지하게 검토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일단 아이들이 '집에서 학교 수업'이라는 낯선 환경에 적응할 수 있을지가 걱정이다.
교실에 앉아서도 수업에 집중을 못 하는 경우가 있는데 집에서 학습이 제대로 될까 하는 우려다.
광주에 사는 간호사 오모(37)씨는 맞벌이를 하느라 초등학교 4학년이 되는 아들(11)과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딸(8)이 수업을 들을 시간에 곁에 있기는 어렵다며 고개를 저었다.
오씨는 "지금까지는 직장이 가까운 남편이 수시로 집에 들러 아이들을 돌봐 왔지만, 온라인 수업 시간 내내 아이들이 집중하는지 지켜보고 있기는 어렵지 않으냐"며 "처음 며칠은 돌봄 휴가를 내고 아이들이 수업을 잘 듣도록 도울 생각이지만, 이런 상황이 길어지면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라고 털어놨다.
경기 부천에서 초등학교 6학년 아들을 키우는 안모(47)씨는 "중학생 누나가 있기는 하지만 수업이 겹치면 누나가 봐줄 수도 없다"면서 "중학생들도 온라인 플랫폼에 접속해 수업을 듣는 게 복잡하다고 하는데 초등학생이 혼자서 제대로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1학년 자녀를 둔 맞벌이 강모(41)씨 부부는 "온라인 개학을 납득할 수가 없다"며 "차라리 개학을 미루고 여름방학을 없애는 게 맞는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개학이 계속 미뤄지니 강씨는 아이를 친정에 보낸 상태다.
할머니, 할아버지로선 이미 체력적으로 무리인데 스마트기기를 갖고 온라인 학습까지 지도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강씨는 초등학교 저학년에게 온라인 개학이 부적절하다는 입장이다.
"1, 2학년은 공부를 한다기보다는 집단생활이나 정서적 안정 같은 걸 배우러 학교에 다니는 건데 온라인 개학이 무슨 소용이 있나 싶다"고 불만을 털어놓았다.
저소득층이나 자녀가 여러 명인 경우에는 수업용 컴퓨터와 스마트기기 등을 갖추는 것도 고민이다.
이날 서울의 한 맘카페에서는 어느 회원이 "애들은 온라인 개학을 한다는데 우리 집은 컴퓨터가 없다"고 하자 "컴퓨터는 대여해준다더라" 등의 위로 댓글이 달렸다.
교육부는 최근 온라인 수업 기기와 관련해 "교육청·학교에 12만여대가 비축돼있고, 1차 조사에서 3천여대가 추가로 필요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힌 바 있다.
/연합뉴스
초등학교 3학년 아이의 개학이 한달가량 미뤄지는 동안 양쪽 할머니가 며칠씩 올라와 돌봐주기도 했지만, 컴퓨터로 학교 수업을 한다니 이제 최씨가 직접 옆에 붙어있는 수밖에 없게 됐다.
마음을 놓으려면 못해도 1, 2주는 오전 반차를 내야 할 것 같은데 회사는 마침 바쁜 시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수차례 개학이 연기된 학교가 4월 9일부터 단계적으로 온라인 개학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학부모들의 걱정이 커졌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오전 "온라인 형태 개학을 유력하게 고려하고 있다"며 "4월 9일부터 순차적으로 개학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밝혔다.
학부모들은 개학 추가 연기와 온라인 개학 가능성이 최근 언론 등을 통해 나온 터라 예상은 했지만 당장 뾰족한 수가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서울 노원구에 사는 이모(42)씨는 "하도 개학이 연기될 수 있다고들 해서 어느 정도는 포기 상태였다"며 체념하는 모습이었다.
이씨의 딸은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한다.
이씨는 "어떻게 또 비상계획을 세워야 할지 눈앞이 깜깜하다"며 "지금까지는 모든 수를 동원해 가족이 돌봤지만, 앞으로는 긴급돌봄 서비스나 회사의 가족 돌봄 제도도 진지하게 검토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일단 아이들이 '집에서 학교 수업'이라는 낯선 환경에 적응할 수 있을지가 걱정이다.
교실에 앉아서도 수업에 집중을 못 하는 경우가 있는데 집에서 학습이 제대로 될까 하는 우려다.
광주에 사는 간호사 오모(37)씨는 맞벌이를 하느라 초등학교 4학년이 되는 아들(11)과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딸(8)이 수업을 들을 시간에 곁에 있기는 어렵다며 고개를 저었다.
오씨는 "지금까지는 직장이 가까운 남편이 수시로 집에 들러 아이들을 돌봐 왔지만, 온라인 수업 시간 내내 아이들이 집중하는지 지켜보고 있기는 어렵지 않으냐"며 "처음 며칠은 돌봄 휴가를 내고 아이들이 수업을 잘 듣도록 도울 생각이지만, 이런 상황이 길어지면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라고 털어놨다.
경기 부천에서 초등학교 6학년 아들을 키우는 안모(47)씨는 "중학생 누나가 있기는 하지만 수업이 겹치면 누나가 봐줄 수도 없다"면서 "중학생들도 온라인 플랫폼에 접속해 수업을 듣는 게 복잡하다고 하는데 초등학생이 혼자서 제대로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1학년 자녀를 둔 맞벌이 강모(41)씨 부부는 "온라인 개학을 납득할 수가 없다"며 "차라리 개학을 미루고 여름방학을 없애는 게 맞는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개학이 계속 미뤄지니 강씨는 아이를 친정에 보낸 상태다.
할머니, 할아버지로선 이미 체력적으로 무리인데 스마트기기를 갖고 온라인 학습까지 지도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강씨는 초등학교 저학년에게 온라인 개학이 부적절하다는 입장이다.
"1, 2학년은 공부를 한다기보다는 집단생활이나 정서적 안정 같은 걸 배우러 학교에 다니는 건데 온라인 개학이 무슨 소용이 있나 싶다"고 불만을 털어놓았다.
저소득층이나 자녀가 여러 명인 경우에는 수업용 컴퓨터와 스마트기기 등을 갖추는 것도 고민이다.
이날 서울의 한 맘카페에서는 어느 회원이 "애들은 온라인 개학을 한다는데 우리 집은 컴퓨터가 없다"고 하자 "컴퓨터는 대여해준다더라" 등의 위로 댓글이 달렸다.
교육부는 최근 온라인 수업 기기와 관련해 "교육청·학교에 12만여대가 비축돼있고, 1차 조사에서 3천여대가 추가로 필요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힌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