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는 극단적 선택하기도
경찰 "자수 관계없이 엄벌
특정 유료회원 수사 착수"
31일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안전과는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5)이 개설한 대화방 내 유료회원 중 현재까지 3명이 자수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조씨가 구속된 후 관련 수사가 이어지자 자수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는 경찰 조사까지 마쳤다.
경찰이 박사방을 비롯해 ‘n번방’ 사건 수사에 속도를 내면서 일부 유료회원은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하기도 했다. 지난 27일에는 박사방에 가담한 것으로 추정되는 40대 남성이 한강 영동대교에서 뛰어내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 남성이 숨진 현장에서는 “박사방에 돈을 입금했는데 일이 이렇게 커질 줄 몰랐다. 피해자와 가족, 친지들에게 미안하다”는 내용이 적힌 유서가 발견됐다.
25일 전남 여수 경찰서에서는 “n번방 동영상을 보관하고 있다”고 자수한 한 남성이 조사를 받던 중 독극물을 먹은 사실이 밝혀져 병원으로 긴급 이송되기도 했다.
자수를 할 경우 형법상 재판에서 형을 감경받을 수 있는 근거가 될 수 있다. 하지만 경찰은 자수 여부와 관계없이 참여자 전원에 대해 엄정하게 처벌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날 이용표 서울지방경찰청장은 “경찰수사와 별도로 가담자들이 스스로 자수해 사건의 실체를 밝히는 데 협조하고 상응한 처벌을 받는 것이 피해자와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라며 “자수 여부와 관계없이 가담자 전원을 엄정하게 사법처리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경찰은 박사방의 유료회원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경찰은 작년 9월부터 잠입수사를 통해 확보한 박사방 내 닉네임 정보 1만5000여 건을 조씨의 가상화폐 거래내역과 대조하는 등 유료회원 파악에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일부 유료회원은 이미 특정해 강제수사를 준비하는 등 수사에 진전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