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현지시간) 중남미 각국 발표와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날까지 중남미 30여 개국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1만6100명 수준으로 집계됐다. 국가별로는 브라질(4630명), 칠레(2449명), 에콰도르(1966명), 멕시코(1094명), 파나마(1075명), 페루(950명) 등의 순이다. 사망자는 브라질(163명), 에콰도르(62명), 도미니카공화국(42명), 멕시코(28명) 등에서 많았다.
브라질에서는 코로나19 사태 대응을 둘러싼 정치권 싸움이 커지고 있다.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사진)은 지난 29일 일부 주지사와 시장이 부과하고 있는 격리 조치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일상으로 돌아가자”는 내용을 담은 동영상을 트위터에 올렸다. 그는 “만약 이런 상황이 계속된다면 우리가 겪게 될 실업 문제가 매우 심각할 것”이라며 “바이러스를 현실로 맞서자, 언젠가 우리 모두는 죽어야 한다”고 했다.
브라질 야당 지도자 등은 곧바로 성명을 내고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지나치게 안이하고 무책임하게 대응한다며 사임을 촉구했다. 전·현직 주지사와 현역 의원들도 서명에 참여하면서 보우소나루 대통령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였다. 이들은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코로나19 확산을 억제하고 국민의 생명과 가족을 보호하기 위한 긴급한 결정을 내리는 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멕시코 정부는 이날 코로나19 확진자가 1000명을 넘어서자 ‘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기존보다 더욱 강화한 조치를 발표했다. 멕시코는 이날부터 오는 4월 30일까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필수적이지 않은 모든 활동을 중단하기로 했다. 모임 인원도 기존 최대 100명에서 50명으로 제한했다. 멕시코 정부는 또 국민 모두에게 가능한 한 집에 머무르라고 권고했다. 60세 이상 고령자와 고혈압, 당뇨, 심장·폐질환 등이 있는 사람은 더욱 엄격하게 격리 조치를 준수하라고 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