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 중인데 봄옷은 무슨…" 코로나가 바꾼 의식주 '언택트 혁명' [여기는 논설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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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은 배달시켜 먹고 야식도 앱으로"
"운동은 집에서 하고, 모델하우스까지
실물 대신 인터넷으로 봐요"
"운동은 집에서 하고, 모델하우스까지
실물 대신 인터넷으로 봐요"
코로나19 여파로 의식주 전반의 소비 트렌드가 바뀌고 있다.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새 옷과 화장품을 사려는 사람은 줄고, 집밥과 간편식을 찾는 사람은 늘고 있다. 주택 관련 시장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사람이 많이 몰리는 모델하우스(견본주택) 대신 인터넷을 활용한 사이버 견본주택이 등장했다. 집에서 운동하려는 사람들의 헬스용품 구매도 급증하고 있다.
이베이코리아는 G마켓과 옥션의 1분기 판매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소비 시장을 이끌었던 ‘욜로(YOLO)’ 대신에 ‘홀로(HOLO)’가 새로운 트렌드로 떠올랐다”고 밝혔다. 홀로(HOLO)는 건강용품(Health care), 대용량 제품(Oversize), 집콕 제품(Life at home), 온라인쇼핑(Online shopping)의 영어 앞 글자를 딴 키워드다. 욜로는 현재 자신의 행복을 가장 중시하고 소비하는 태도를 뜻한다.
① “집에만 있으니 새 옷·화장품 안 사요.”
주부들의 백화점 발길이 눈에 띄게 줄었다. 외출할 일이 많지 않으니 의류와 액세서리처럼 직접 입어보거나 확인해봐야 하는 물건을 사지 않는 사람이 크게 늘었다.
3월은 패션업계의 봄 대목이다. 신상의류와 아웃도어 용품이 인기를 끄는 계절이다. 하지만 백화점·아울렛 등 대형쇼핑몰의 오프라인 매장에는 손님이 확연히 줄었다. 백화점 업계에 따르면 대형 백화점의 2~3월 여성패션 매출은 평소보다 40%가량 감소했다. 남성패션도 30% 가까이 줄었다.
화장품과 액세서리 가게 역시 파리를 날리고 있다. 줄어든 오프라인 수요의 일부가 온라인으로 이동했지만 ‘풍선효과’는 미미하다. 삼성물산·LF·한섬 등 국내 주요 패션브랜드의 온라인 매출 비중이 10% 수준에 불과한 데다 수요 자체가 줄어든 탓이다.
② “외식 말고 배달” 간편·보양식까지
위메프에 따르면 지난 2월 가정간편식 매출은 전월대비 5배 급증했다. 티몬에서는 1월 28일부터 3월 10일까지 밀키트(손질한 식재료·양념·요리법 등을 담은 세트)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3배 이상 늘었다. 외출이 줄면서 즉석밥, 통조림 등 가공식품의 대용량 판매가 크게 늘었다. 김치, 건어물, 잡곡 등 신선식품은 13% 증가했다. 영양제, 홍삼 등 건강식품(18%)과 장어(65%), 장어(55%) 등 보양식도 잘 팔렸다. 식사뿐 아니라 커피와 디저트 등 후식 판매량도 ‘홈카페족’ 덕분에 늘어나고 있다.
CJ제일제당이 최근 전국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84.2%가 "코로나 여파로 직접 조리가 늘었다"고 답했다. 직접 조리와 간편식 등 내식(內食) 비중도 83%에 달했다. 40·50대의 내식 비중이 각각 83.6%, 84.6%를 기록했다.
가정간편식 중에서는 집밥을 대체하기 위한 즉석밥, 라면, 국물요리, 상품죽, 냉동만두 구입이 늘었다. 계란, 김, 두부·콩나물 등 반찬용 식자재 구매 역시 급증했다.
③ 사이버 견본주택에 거실에서 헬스
사이버 견본주택을 개관하는 분양 단지가 늘고 있다. 사회적 거리 두기 영향으로 실물 견본주택 개관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사이버 견본주택의 장점은 원하는 정보를 반복해서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건설업계는 사이버 견본주택만 개관할 경우 실물을 접하지 못하는 수요자들의 불편이 클 것으로 예상했지만 의외로 사이버 견본주택 개관 단지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실물을 보지 못하는데도 불구하고 청약 경쟁률까지 높다. 대우건설이 지난 2월 사이버 견본주택을 개관한 ‘수원 매교역 푸르지오 SK뷰’는 1074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15만6505명이 몰려 평균 145.7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GS건설은 건설업계 최초로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시작했다. 해당 콘텐츠의 조회수는 하루 기준 4만5000회를 넘었다.
거실에서 운동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덤벨 등 웨이트기구와 다이어트용품 판매량도 증가했다. 집에 있는 아이들을 위한 블록과 캐릭터·패션인형 등 장난감 매출까지 덩달아 늘었다.
극장 대신 집에서 영화를 보는 관객이 늘어 최신작들이 안방극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개봉이 연기되거나 안방극장으로 직행한 영화 신작은 50여 편에 이른다.
전문가들은 “코로나로 인한 변화가 일시적 현상에 그치지 않고 언택트(비접촉) 소비 확산의 터닝 포인트가 될 공산이 크다”며 “중장기적으로 온라인 중심 소비 트렌트가 강화되고 콘텐츠 소비 문화 등에도 전방위적인 변화가 일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바이러스가 바꾼 거대 트렌드의 변화는 과연 어디까지 이어질까.
고두현 논설위원 kdh@hankyung.com
이베이코리아는 G마켓과 옥션의 1분기 판매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소비 시장을 이끌었던 ‘욜로(YOLO)’ 대신에 ‘홀로(HOLO)’가 새로운 트렌드로 떠올랐다”고 밝혔다. 홀로(HOLO)는 건강용품(Health care), 대용량 제품(Oversize), 집콕 제품(Life at home), 온라인쇼핑(Online shopping)의 영어 앞 글자를 딴 키워드다. 욜로는 현재 자신의 행복을 가장 중시하고 소비하는 태도를 뜻한다.
① “집에만 있으니 새 옷·화장품 안 사요.”
주부들의 백화점 발길이 눈에 띄게 줄었다. 외출할 일이 많지 않으니 의류와 액세서리처럼 직접 입어보거나 확인해봐야 하는 물건을 사지 않는 사람이 크게 늘었다.
3월은 패션업계의 봄 대목이다. 신상의류와 아웃도어 용품이 인기를 끄는 계절이다. 하지만 백화점·아울렛 등 대형쇼핑몰의 오프라인 매장에는 손님이 확연히 줄었다. 백화점 업계에 따르면 대형 백화점의 2~3월 여성패션 매출은 평소보다 40%가량 감소했다. 남성패션도 30% 가까이 줄었다.
화장품과 액세서리 가게 역시 파리를 날리고 있다. 줄어든 오프라인 수요의 일부가 온라인으로 이동했지만 ‘풍선효과’는 미미하다. 삼성물산·LF·한섬 등 국내 주요 패션브랜드의 온라인 매출 비중이 10% 수준에 불과한 데다 수요 자체가 줄어든 탓이다.
② “외식 말고 배달” 간편·보양식까지
위메프에 따르면 지난 2월 가정간편식 매출은 전월대비 5배 급증했다. 티몬에서는 1월 28일부터 3월 10일까지 밀키트(손질한 식재료·양념·요리법 등을 담은 세트)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3배 이상 늘었다. 외출이 줄면서 즉석밥, 통조림 등 가공식품의 대용량 판매가 크게 늘었다. 김치, 건어물, 잡곡 등 신선식품은 13% 증가했다. 영양제, 홍삼 등 건강식품(18%)과 장어(65%), 장어(55%) 등 보양식도 잘 팔렸다. 식사뿐 아니라 커피와 디저트 등 후식 판매량도 ‘홈카페족’ 덕분에 늘어나고 있다.
CJ제일제당이 최근 전국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84.2%가 "코로나 여파로 직접 조리가 늘었다"고 답했다. 직접 조리와 간편식 등 내식(內食) 비중도 83%에 달했다. 40·50대의 내식 비중이 각각 83.6%, 84.6%를 기록했다.
가정간편식 중에서는 집밥을 대체하기 위한 즉석밥, 라면, 국물요리, 상품죽, 냉동만두 구입이 늘었다. 계란, 김, 두부·콩나물 등 반찬용 식자재 구매 역시 급증했다.
③ 사이버 견본주택에 거실에서 헬스
사이버 견본주택을 개관하는 분양 단지가 늘고 있다. 사회적 거리 두기 영향으로 실물 견본주택 개관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사이버 견본주택의 장점은 원하는 정보를 반복해서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건설업계는 사이버 견본주택만 개관할 경우 실물을 접하지 못하는 수요자들의 불편이 클 것으로 예상했지만 의외로 사이버 견본주택 개관 단지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실물을 보지 못하는데도 불구하고 청약 경쟁률까지 높다. 대우건설이 지난 2월 사이버 견본주택을 개관한 ‘수원 매교역 푸르지오 SK뷰’는 1074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15만6505명이 몰려 평균 145.7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GS건설은 건설업계 최초로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시작했다. 해당 콘텐츠의 조회수는 하루 기준 4만5000회를 넘었다.
거실에서 운동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덤벨 등 웨이트기구와 다이어트용품 판매량도 증가했다. 집에 있는 아이들을 위한 블록과 캐릭터·패션인형 등 장난감 매출까지 덩달아 늘었다.
극장 대신 집에서 영화를 보는 관객이 늘어 최신작들이 안방극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개봉이 연기되거나 안방극장으로 직행한 영화 신작은 50여 편에 이른다.
전문가들은 “코로나로 인한 변화가 일시적 현상에 그치지 않고 언택트(비접촉) 소비 확산의 터닝 포인트가 될 공산이 크다”며 “중장기적으로 온라인 중심 소비 트렌트가 강화되고 콘텐츠 소비 문화 등에도 전방위적인 변화가 일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바이러스가 바꾼 거대 트렌드의 변화는 과연 어디까지 이어질까.
고두현 논설위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