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 전 대표는 당시 출마선언식에서 '대구 코로나 뉴딜 20조원’을 제시했습니다. 전염병 방역, 피해자 구호 등 긴급 구호와 국민 재난 안전 지원, 기업과 상공인 피해 지원, 향후 대구 경제 재건과 산업구조 개편 등에 20조원을 투입하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재원 조달 방안으로는 추가경정예산을 통한 국비지원 10조원, 부가가치세 감면 등 조세감면 6조원, 코로나 공채 발행을 통한 대구시와 경북도 재난관리기금 출연 4조원 등을 제시했습니다. 김부겸·홍의락 의원 등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 소속의 출마자 12명도 지난달 30일 코로나 사태로 무너진 대구·경북 경제를 되살리고자 국가 재원 20조원을 마련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습니다. 20조원 가운데 3조5000억원은 민생 경제 지원에, 7조원은 코로나19 사태로 도산위기에 처한 자영업자, 소상공인, 중소기업 등 피해기업에, 6조원은 사회간접자본(SOC) 투자를 통한 일자리 창출과 경제기반 복구에, 3조5000억원은 정보통신기술(ICT), 로봇, 의료, 바이오 등 전략사업 육성에 사용하겠다고 했습니다.
재원 조달 방법은 더 모호했습니다. 홍의락 의원은 "코로나19 사태로 국가재정 자체가 제대로 집행되지 않고 그대로 있는 상황"이라며 "국가재정을 재구성할 때나 기획재정부에서 국채를 발행할 때 등 여러 가지 방법으로 재원 20조원을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와 함께 도시철도 3호선 엑스코선 및 혁신도시 연장선 신설, 도시철도 1호선 경산 진량 연장, 도시철도 2호선 성주 연장, 트램 방식인 도시철도 4호선의 도심 순환선 건설 등 철도망 확충 공약을 대거 내걸었습니다.
미래통합당은 지난달 30일에는 총 240조원 규모의 코로나 대책을 발표했습니다. 정부와 여당이 총 140조원 규모의 대책을 줄지어 내놓자 여기에 100조원을 더 얹은 겁니다. 신세돈 통합당 공동선대위원장은 “올해 예산을 재구성해 100조원을 확보하고, 채권을 발행해 40조원, 금융 지원 100조원 등 총 240조원 규모의 재원 동원을 제안한다”고 말했습니다.
수십조원, 많게는 백조원 규모의 공약이 각 당과 후보 사이에서 경쟁적으로 터져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과연 현재 재정 상황으로 실현 가능한 공약들일까요. 이 때문에 여당은 IMF 위기 때 도입했던 무기명 채권 발행까지 검토하고 있지만 당내에서는 편법 상속·증여에 악용될 것을 우려해 반대의 목소리가 크다고 합니다. 아무튼 유권자들이 총선을 앞두고 공약의 현실성을 냉정히 따져봐야할 때인 것 같습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