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재길의 경제산책] 아쉬움이 남는 정부의 '대면 브리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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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수출 -0.2%로 비교적 선방했다며
범정부 차원 고강도 거리두기에 역행
일평균 실적으로 따져보면 오히려 급감
범정부 차원 고강도 거리두기에 역행
일평균 실적으로 따져보면 오히려 급감
범정부 차원에서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는 가운데, 산업통상자원부가 오늘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었습니다. 새로 선임된 무역투자실장이 직접 나서 ‘3월 수출입동향’을 발표했고 수십분 간 기자들과의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습니다.
정부 차원에서 ‘대면 기자브리핑’을 연 것은 매우 이례적입니다. 각 부처마다 직접적인 접촉을 차단하고 있기 때문이죠.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역시 지난달 3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화상 방식의 e브리핑을 열었습니다.
산업부가 지난달 수출 실적에 대해 대면 브리핑 방식을 고수한 것은 ‘실적 홍보’가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코로나19로 인해 3월 실적이 추락할 것으로 예상됐는데, 의외로 선방했다는 겁니다.
지난달 수출 실적이 작년 동기 대비 0.2% 감소한 469억1000만달러로, 외견상 나쁘지 않은 것은 사실입니다. 무역수지도 50억4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지요. 이날 브리핑에 나선 나승식 무역투자실장은 “수출이 급격히 위축될 것으로 우려했는데 의외로 전년 수준까지 근접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수출이 종전 예상보다 나은 건, 작년 대비 늘어난 조업일수(1.5일 증가), 작년 동기 나빴던 데 따른 기저효과(작년 3월 -8.4%),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 단가 상승 등 영향에 따른 겁니다. 더구나 일평균 기준으로 보면 지난달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6.4% 급감했지요. 산업부 움직임과 달리, 청와대와 타 부처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도 높게 시행 중입니다. 오는 5일까지 1차 진행한 뒤 더 연장할 지, 아니면 ‘생활 방역’ 단계로 넘어갈 지 결정하기로 했습니다. 여전히 하루 100명 안팎의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죠. 정부가 초·중·고교의 개학을 네 차례나 연기한 것도 같은 이유에서입니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차관)은 어제 “사회적 거리두기가 느슨해질 경우 재확산 우려가 높다”며 극도의 경계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지요.
산업부도 할 말은 있습니다. 이 부처 관계자는 “3월 수출 실적에 대한 기자들 문의가 워낙 많았기 때문에 원활한 질의응답을 위해 대면 브리핑을 실시했던 것”이라며 “브리핑을 열기 전 전체 참석자를 대상으로 발열 체크 등 매뉴얼을 따랐다”고 해명했습니다.
코로나19엔 치료약이 없습니다. 범정부 차원에서 ‘거리두기’를 강조하는 배경이죠. 산업부의 엇박자에 아쉬움이 남습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
정부 차원에서 ‘대면 기자브리핑’을 연 것은 매우 이례적입니다. 각 부처마다 직접적인 접촉을 차단하고 있기 때문이죠.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역시 지난달 3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화상 방식의 e브리핑을 열었습니다.
산업부가 지난달 수출 실적에 대해 대면 브리핑 방식을 고수한 것은 ‘실적 홍보’가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코로나19로 인해 3월 실적이 추락할 것으로 예상됐는데, 의외로 선방했다는 겁니다.
지난달 수출 실적이 작년 동기 대비 0.2% 감소한 469억1000만달러로, 외견상 나쁘지 않은 것은 사실입니다. 무역수지도 50억4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지요. 이날 브리핑에 나선 나승식 무역투자실장은 “수출이 급격히 위축될 것으로 우려했는데 의외로 전년 수준까지 근접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수출이 종전 예상보다 나은 건, 작년 대비 늘어난 조업일수(1.5일 증가), 작년 동기 나빴던 데 따른 기저효과(작년 3월 -8.4%),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 단가 상승 등 영향에 따른 겁니다. 더구나 일평균 기준으로 보면 지난달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6.4% 급감했지요. 산업부 움직임과 달리, 청와대와 타 부처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도 높게 시행 중입니다. 오는 5일까지 1차 진행한 뒤 더 연장할 지, 아니면 ‘생활 방역’ 단계로 넘어갈 지 결정하기로 했습니다. 여전히 하루 100명 안팎의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죠. 정부가 초·중·고교의 개학을 네 차례나 연기한 것도 같은 이유에서입니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차관)은 어제 “사회적 거리두기가 느슨해질 경우 재확산 우려가 높다”며 극도의 경계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지요.
산업부도 할 말은 있습니다. 이 부처 관계자는 “3월 수출 실적에 대한 기자들 문의가 워낙 많았기 때문에 원활한 질의응답을 위해 대면 브리핑을 실시했던 것”이라며 “브리핑을 열기 전 전체 참석자를 대상으로 발열 체크 등 매뉴얼을 따랐다”고 해명했습니다.
코로나19엔 치료약이 없습니다. 범정부 차원에서 ‘거리두기’를 강조하는 배경이죠. 산업부의 엇박자에 아쉬움이 남습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