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에 남는다면 '이런 좋은 기회가 있었는데'라고, 다른 팀에 가면 '우리은행 프랜차이즈였는데 내가 그걸 왜 포기했지' 하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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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여자프로농구 최고 스타 박혜진(30)의 '행복하지만 힘든 고민'이 시작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완주하지 못한 채 조기 종료된 2019-2020시즌 최우수선수(MVP)에 오른 박혜진은 1일 막을 올린 자유계약선수(FA) 시장의 최대어로 꼽힌다.
특히 이번 시즌부터는 프로 데뷔 후 두 번째 FA가 되는 선수들은 FA 시장 첫날부터 원소속구단이 아닌 다른 팀과도 협상이 가능하도록 규정이 바뀌었는데, 박혜진이 바로 그 대상이다.
최근 7년 사이 5번이나 MVP 타이틀을 가져간 그를 두고 원소속팀 아산 우리은행과 다른 5개 구단의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어 "선수로서 행복한 상황인 건 맞지만, 힘든 결정이 될 것 같다.
언론 기사 등에서 너무 제가 좋게 포장되는 것 같아 부담스럽기도 하고 생각이 많다"면서 "신중하게 여러 가지를 고려해보려고 한다"고 밝혔다.
"변화와 함께 새로운 도전을 할지, 우리은행에서 끝까지 팀을 이끌지, 지금은 뭐라 말씀드리기가 어렵고 정말 '반반'이다.
어떤 결정을 해도 후회가 남을 것 같다"고 털어놓은 그는 "그런 것도 결국 제가 책임질 일이다.
얼마나 후회를 덜 하느냐의 선택일 것 같다"고 말했다.
전날 팀 숙소에서 직접 만나 고마움을 전했다고 한다.
박혜진은 "감독님도 저도 '오글거리는' 것을 싫어해서, 단둘이 얼굴을 보며 말하려니 쉽지 않았으나 용기를 냈다"면서 "감독님은 '네가 잘해서 그런 것'이라고 해주셨지만, MVP를 받은 건 감독님 역할이 가장 크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팀이 1위로 시즌을 마치고 개인으로서도 최고의 성과를 챙겼지만, 아쉬운 부분이 없을 수는 없었다.
시즌 막바지 김정은의 부상 공백에 홀로 팀을 이끌게 된 상황이 버거웠다고 떠올린 박혜진은 "팀을 이끄는 리더십 쪽에선 발전해야겠다고 느꼈다"고 설명했다.
매 시즌을 끝낸 뒤 휴식기 꿀맛 같은 여행의 즐거움을 올해는 누릴 수 없게 됐지만, 그는 "그만큼 다음 시즌을 위한 준비 기간이 길어진 것"이라며 "차근차근 욕심내지 않고 몸을 잘 만들며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