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의 한 지방정부가 인근 해상에 있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발생한 독일계 크루즈선과 출항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고 있다.

1일(현지시간) dpa통신 등에 따르면 최근 서호주주(州) 인근 앞바다에 정박한 독일계 크루즈선 '아르타니아'호는 이곳을 떠나라는 지방정부 측의 요구를 거부했다.

호주, 코로나19 환자 탄 독일 크루즈선에 "즉시 떠나라" 압박
이 크루즈선은 지난주부터 항구 도시 프리맨틀에 정박 중인데, 승객과 승무원 840여명은 지난달 29일 호주국경수비대(ABF) 등의 지원을 얻어 항공편으로 독일로 돌아갔다.

또 다른 승객과 승무원 41명은 호주 병원에서 코로나19 치료를 받고 있다.

일부는 위중한 상황이다.

이와는 별도로 간병인을 포함해 크루즈선에 있던 16명 역시 호주에 머물고 있다.

마크 맥고완 서호주주 주총리는 지난 26일 기자들에게 "아르타니아호는 여행을 계속해야 한다"며 "즉시 떠나야 한다"고 말했다고 미국 CNN이 보도한 바 있다.

그러나 아르타니아호가 출항을 '거부'하자 맥고완 주총리는 이날 기자 회견에서 "매우 실망했다"며 가능한 한 빨리 크루즈선이 떠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프리맨틀에서 아르타니아호의 체류가 허용됐다는 점에서 다른 크루즈선이 해당 수역에 접근할 가능성에 경계를 나타내기도 했다.

앞서 현지 당국은 크루즈선에 이제 승객은 없고 승무원들만 남아있다고 dpa에 밝혔다.

맥고완 주총리는 그러나 이날 10여명의 승객이 여전히 승선 중이며 이들 중 일부는 몸 상태가 좋지 않아 귀국할 수 없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들이 크루즈선에 남은 채로 여행을 계속한다면 나는 괜찮을 것이며, 만약 그들이 격리 상태로 상륙해 항공편으로 귀국한다면 또 다른 해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 호주 정부가 상황 해결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프리맨틀 항구 측은 오는 3일 크루즈선의 출항을 예정했지만, 크루즈선 측은 ABF에 2주가량 더 현지에 머무르길 희망한다며 철저한 청소 활동을 요청했다.

크리스천 포터 호주 법무장관은 현지 라디오 방송에서 크루즈선이 이달 중순까지 머물겠다고 요청한 이유를 모른다면서도 승선 중인 사람들이 "매우 아플"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포터 장관은 "호주는 그들이 독일로 돌아가기 전 건강함을 보장해야 하는 인도주의적 의무를 갖고 있다"면서도 "크루즈선은 떠나야 한다"고 거론했다.

로저 쿡 호주 보건장관은 "우리는 승무원들을 크루즈선의 안전한 곳으로 격리하면서 크루즈선을 대청소할 필요가 있다"며 "그런 후에 출발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