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스토브리그는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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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환 < 포스텍 총장 mhkim8@postech.ac.kr >
![[한경에세이] 스토브리그는 끝났다](https://img.hankyung.com/photo/202004/07.21947619.1.jpg)
모든 스포츠가 팀워크가 중요하지만 특히 야구는 팀에 뛰어난 스타선수 몇 명이 있다고 해서 이길 수 있는 종목이 아니다. 다른 구기 종목과 달리 공을 점유할 수 있는 기회, 즉 점수를 낼 기회가 공평하게 주어지기 때문이다.
단장이 스토브리그 동안 팀을 꾸려놓으면 감독이 용병술과 지략으로 지휘하고, 선수들은 팀워크를 우선하며 재능을 발휘한다. 모두가 하나가 돼 움직이기 때문에 팀의 성적도 리더십과 조직력에 크게 좌우될 수밖에 없다. 야구가 새로운 드라마를 만들어낼 수 있는 까닭이자 야구팬들이 열광하며 빠져드는 이유다.
‘드림즈’도 파벌 문제, 스카우트 비리 및 예산 삭감, 부정적인 여론 형성 등 수많은 사고와 마주한다. “해왔던 것을 하면서, 안 했던 것을 한다”는 단장의 리더십은 여기에서 빛난다. 어려움 속에서도 단장은 선수와 코칭스태프, 직원 등 모든 구성원의 숨겨진 강점을 찾아내고, 이를 독려한다. 모래알 같던 구성원은 우승이라는 공통의 목표를 향해 더 좋은 팀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함께’ 이어나간다. 때론 갈등 속에서도 공동의 목적을 생각하며 손을 잡는다. 이 과정에서 스카우트 비리를 투명하게 처리하면서 오히려 팀에 활기를 불어넣는 모습도 무척 인상적이다.
아쉽게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프로야구 개막은 뒤로 연기됐다. 하지만 2020년 새 시즌, 어떤 팀의 팀워크가 새로운 드라마를 쓰게 될지, 어떤 감독의 리더십이 그라운드를 빛낼지, 그리고 우리에게 어떤 감동을 선사할지 기대하지 않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