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코로나 시대, 조직문화 위기를 차단해야
설마 했는데, 진짜 위기가 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이 너무 커졌다. 집안이 어려울수록 가장의 역할이 중요하다. 기업에서는 리더의 역할이 더 중요해졌다. 리더는 회사에서 무엇을 해야 할까.

첫째, 구성원에게 심리적 안전감을 줘야 한다. “시간이 지나면 다 잘될 거야”라고 말하는 리더는 낙천적인 사람이다. 이런 리더가 많으면 기업은 망한다. 심리적 안전감이란 구성원들이 조직 내에서 정서적, 심리적으로 안전하다는 느낌을 갖는 것이다. 구글이 5년간 시행한 ‘아리스토텔레스 프로젝트’ 연구에서 밝혀낸 고성과 조직의 첫 번째 특징이기도 하다.

심리적 안전감을 주려면 무엇을 해야 할까. 일단 ‘밝혀야’ 한다. 회사 매출은 어떻고, 언제까지 버틸 수 있고, 얼마 이상의 손실이 발생하면 어떤 조치를 취할 것인지를 설명해야 한다. 사람은 깜깜할 때 불안해한다. 정보 공백은 구성원들의 몰입도·충성도·창의성을 잠식한다. 리더는 더 자주, 솔직하게 현상황을 공유해야 한다.

구성원들에게 ‘놀라움’을 주지 말자. 갑자기 무급휴가와 잡셰어링 같은, 직원들의 생계와 관련된 결정을 발표하면 최악이다. 나쁜 소식일수록 예측 가능해야 한다. 그래야 조직에 대한 신뢰도 유지된다.

둘째, 코로나19 이후에 무엇을 할지를 결정하는 것이다. 코로나19는 지금까지 많은 것을 바꿨고, 앞으로도 바꿀 것으로 예상된다. 대면 비즈니스 축소와 비대면 비즈니스 확대가 대표적이다. 이제 결정해야 한다. 기존 방식을 유지할 것인지, 새로운 사업모델을 추가하거나 아예 전환할 것인지를. 치킨집은 매장 내 탁자를 줄이고 배달에 집중할 것인지, 유통업체는 대형 매장을 줄이고 온라인 투자를 늘릴 것인지를 정해야 한다. 추이를 보고 결정하면 늦는다. 속도가 경쟁력이다. 경영학 원론은 ‘전략이란 선택’이라고 말한다. 선택의 다른 이름은 포기다. 조직이 가고자 하는 방향과 지향점을 밝히는 것이 비전이다.

셋째, 조직문화의 위기를 막아야 한다. 경영학에서 말하는 기업의 위기에는 세 종류가 있다. 하나는 성장의 위기다. 전략을 수정하거나 상품을 개발해야 한다. 가장 흔하고 해결하기 쉬운 위기라 할 수 있다. 다른 하나는 생존의 위기다. 몸집을 줄이든지, 벌어놓은 돈이 부족하면 빌려서라도 버텨야 한다. 생존의 위기를 견뎌내는 과정에서 생기는 게 조직문화의 위기다.

늪에 빠진 사람이 빠져나오려고 발버둥치면 더 깊이 빠져든다. 회사가 그렇다. 어려울 때일수록 기업은 무엇이라도 하려고 한다. 직원에게 비용 절감을 강요하고, 빠른 출근을 요구하며, 영업을 강화한다. 이 과정에서 조직 내 불만이 커지고 조직문화는 무너진다. 줄어든 매출은 언젠가 복구되겠지만 망가진 조직문화는 복구가 어렵다. 주식 투자에서 잃은 돈은 운이 좋으면 언젠가 회복되겠지만, 그 과정에서 망가진 건강은 잘 회복되지 않는 것과 같은 원리다.

어떤 학자는 코로나19가 끝난 이후인 올 하반기부터 ‘보복적 소비’가 일어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코로나19 때문에 쓰지 못하고 즐기지 못한 것을 한풀이하듯 하반기에 집중적으로 쏟아낼 것이란 분석이다. 겨우내 몸이 망가지고 나면 화창한 봄을 즐길 수 없는 것처럼 조직문화가 망가지면 호황의 파도를 만끽할 수 없다.

힘든 시기다. 니체의 말로 위안을 삼을 수밖에 없다. “우리를 없애지 못한 것은 우리를 더 강하게 만들 것이다.” 회사가 강해지기 위해서 리더는 지금 리더만이 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