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도 올해 1분기(1∼3월) 수도권의 아파트 매매량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서울 강북과 인천·경기 등 비규제지역에서 6억원 이하 아파트 거래가 크게 늘어난 영향이다.

2일 부동산114가 국토교통부 아파트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수도권 아파트 매매 건수는 총 9만8047건으로 집계됐다.

집계가 시작된 2006년 이래 1분기 기준으로 가장 많은 규모다. 1분기 수도권 아파트 매매량이 9만 건 이상을 기록한 것은 주택시장이 대세 상승기에 진입했던 2015년(9만3348건)뿐이다. 다만 지난해 4분기(10만4796건)보다는 건수가 감소했다. 정부의 12·16 부동산 대책에 따른 대출 규제와 거래 소명 강화, 보유세 부담으로 고가 아파트 매수가 급감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거래 금액별로 보면 6억원 이하 거래가 전분기보다 9.1%(6966건) 늘었다. 6억원 초과는 거래가 감소했다. 특히 대출이 막힌 15억원 초과 아파트 거래량은 직전 분기 대비 5분의 1로 줄었다.

인천(1만6713건)은 직전 분기 대비 아파트 거래가 35.7% 증가했다. 경기 지역(6만3977건)도 ‘수용성’(수원·용인·화성) 등에 수요가 몰리면서 아파트 거래가 6.8% 늘었다. 정부의 2·20 대책 ‘풍선효과’로 수요가 몰린 군포(2838건)와 오산(1924건)은 매매량이 두 배 이상으로 급증했다.

서울에서는 노원(2362건), 구로(1231건), 도봉(1119건), 성북(1108건) 등 중저가 아파트가 많은 지역에서 1000건 이상의 거래가 이뤄졌다. 반면 고가 아파트 비중이 큰 강남 3구의 거래량은 70% 이상 감소했다.

부동산114 관계자는 “보유세와 양도세 부담으로 2분기에 다주택자의 급매물이 늘어나면 수도권 아파트 가격 조정 국면이 빨라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