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도 일부 골프 마니아들의 열정은 꺾지 못하는 듯하다. 필드에 마음껏 나서지 못한 미국 골퍼들의 ‘골프 향수’가 온라인 검색 키워드에 고스란히 묻어났다. 골프 관련 검색이 코로나를 추월한 것이다.

美 골프 마니아 "밖에 못나가도 마음은 오로지 필드"
미국골프재단(NGF)은 지난 3월 중순까지 구글 검색량을 분석한 결과 캘리포니아주의 팜스프링스, 사우스캐롤라이나주의 머틀비치와 플로렌스, 플로리다주의 네이플스와 포트마이어스에서 코로나19보다 골프 관련 검색이 더 많았다고 2일 밝혔다. 미국의 ‘골프 8학군’으로 불리는 사우스캐롤라니아주 머틀 비치의 경우 골프 검색이 57%인 반면 코로나19 검색은 43%였다. 연중 라운드가 가능해 유명 골프리조트가 몰려있는 캘리포니아주 팜 스프링스에서는 골프 검색이 55%, 코로나19 검색이 45%를 차지했다.

NGF는 코로나19가 골프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기 위해 미 전역의 1006개 골프장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다. 조사에 따르면 시즌에 돌입한 골프장 가운데 74%만이 영업을 하고 있었다. 형태별로 보면 회원제 77%가 개장을 했고, 퍼블릭과 시립 골프장은 각각 78%, 54%가 문을 열고 내장객을 받았다.

지난 2월 한 달간 미국에서의 골프라운드 수는 지난해 동월보다 15.2% 늘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맹위를 떨친 3월 이후엔 내장객이 줄었다는 응답자 비중이 42%에 달했다. NGF는 “미국 전체 50개 주 가운데 골프장 폐쇄 조치를 내린 주는 일리노이주 등 12개에 달한다”며 “주 정부보다 시 정부나 보건당국의 제재가 더 강력한 캘리포니아 등의 사례를 감안하면 골프장을 폐쇄하는 주는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을 연 골프장들도 시설 이용에는 대거 제한을 두고 있다. 개장 골프장의 87%는 식당을 폐쇄했고, 34%는 음식료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았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