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중동·아프리카 유권자들 코로나 우려에도 '한 표' 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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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소마다 마스크·손 소독제·위생장갑·열 감지기 비치
주재국 봉쇄령에 대사관 차량 지원하기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로 확산한 가운데 1일(현지시간) 유럽·중동·아프리카에 거주 중인 유권자들이 21대 국회의원 선출을 위한 재외투표에 참여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재외투표는 이날 오전 8시부터 6일 오후 5시까지 전 세계 66개국 96개 투표소에서 진행된다.
코로나19가 세계 곳곳에서 기승을 부린 탓에 51개국 86개 재외공관의 재외투표가 취소됐으며 유럽·중동·아프리카에서는 독일·프랑스·영국·이탈리아·스페인·사우디아라비아·남아프리카공화국 등에서 재외투표를 할 수 없게 됐다.
예정대로 재외투표를 진행한 투표소에서도 마스크 착용과 손 소독제 비치, 사회적 거리 준수 등 위생에 온 신경을 기울이는 모습이었다.
위험을 감수하고 투표장을 찾은 유권자들은 "어렵게 투표한 만큼 한 표의 가치가 더욱 소중하게 느껴졌다"고 입을 모았다. 상당수 국가서 재외투표 취소…한국보다 확진자 많은 스위스·터키선 진행
중국에서 코로나19가 최초 창궐한 이후 제2의 진원지가 된 유럽에서는 상당수 국가에서 재외투표가 취소됐다.
한국보다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많은 유럽 국가 중 재외투표를 진행한 곳은 스위스와 터키뿐이며, 이탈리아·스페인·독일·프랑스·영국·벨기에·네덜란드에서는 재외투표가 안전상의 이유로 중지됐다.
그나마 스위스는 6일까지 예정한 일정을 3일까지로 단축했고, 터키에서는 앙카라대사관 투표소를 폐지하고 이스탄불총영사관 투표소만 운영했다.
이스탄불총영사관 투표소에는 유권자 516명이 재외투표를 신청했으나 코로나19의 여파로 실제 투표장에 나올 유권자의 수는 이보다 적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전 8시 10분께 총영사관 관계자를 제외하고 가장 먼저 투표한 서양희 씨는 "물론 코로나도 걱정이지만 투표는 꼭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사람이 없을 때 투표하는 것이 안전할 것 같아서 일찍 왔다"고 말했다.
이스탄불총영사관과 선거관리위원회는 안전한 선거를 치르기 위해 모든 선거사무원은 물론 유권자도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하고 투표하도록 했다.
또 곳곳에 손 소독제를 비치하고 투표소 내 대기석을 2m 이상 간격을 두고 설치하는 등 사회적 거리 두기도 철저하게 준수했다.
주스위스한국대사관은 코로나19 감염 우려를 줄이기 위해 투표소를 대사관 앞마당에 설치했다.
선거 규정상 투표소는 실내에 마련해야 하지만, 밀폐된 공간에서는 감염 우려가 큰 만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허가를 받아 이번만 예외적으로 야외에 꾸린 것이다.
스위스 연방 정부가 코로나19 대응 조처로 지난달부터 5인 이상 모임을 금지함에 따라 참관인 2명, 책임 위원 1명, 투표 사무원 1명 등 4명으로 투표 관리 인원을 최소화했다.
오스트리아와 헝가리 등 중유럽 국가에서도 각 대사관에서 재외 투표가 일제히 시작했으며, 이들 대사관은 유권자에게 마스크를 한 장씩 무료로 제공했다.
덴마크와 스웨덴, 노르웨이, 핀란드 등 북유럽 국가의 공관 역시 재외투표에 착수했다.
주덴마크한국대사관은 유권자가 투표소에 입장하기 전 열 감지 카메라를 통해 체온을 확인하고, 고열이 있거나 의심 증상이 있을 경우에는 별도로 마련된 임시 기표소에서 투표할 수 있도록 했다.
노르웨이와 핀란드에서는 투표 기간이 단축됐다.
오슬로 주노르웨이대사관에 마련된 재외투표소에서는 2∼4일, 헬싱키 주핀란드대사관에 설치된 재외투표소에서는 3∼6일 투표가 실시된다. ◇ 전세기 안 탄 이란 유권자 20여명 '한 표'…아프리카서도 재외투표 시작
중동 내 코로나19 확산의 중심지인 이란에서는 상당수 교민과 주재원이 지난달 19일 전세기로 귀국한 가운데 이란에 남은 유권자 20여명이 참정권을 행사했다.
전세기를 타지 않고 테헤란에 남은 전모(50) 씨는 "코로나19 탓에 재외국민 투표가 취소된 나라도 많은데 이란에서는 투표할 수 있어 기쁘다"라며 "특수한 상황 속에서 어렵게 행사한 만큼 한 표가 더 소중하게 느껴졌다"라고 말했다.
주이란한국대사관은 투표에 참여한 유권자에게 손 소독제, 마스크, 위생 장갑을 배부했다.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이란 역시 코로나19 감염 우려가 크지만 통행금지령이 내려지지 않았고 민주주의의 핵심 권리인 참정권을 최대한 보장하기 위해 재외국민 투표를 하기로 결정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집트에서도 이날 수도 카이로의 주이집트한국대사관에서 재외투표가 시작됐다.
재외선거인으로 등록한 이집트 거주 유권자는 모두 224명이다.
한국대사관은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열 감지 카메라를 동원해 유권자들의 발열 여부를 점검하고 손 소독제를 투표소 곳곳에 비치했다.
아프리카 최대 인구 대국 나이지리아에서는 수도 아부자에서 3일까지, 경제 중심 라고스에서 3일부터 5일까지 재외투표를 진행한다.
주나이지리아한국대사관은 나이지리아 정부가 지난달 30일부터 이들 두 도시에 봉쇄령을 내린 점을 고려해 유권자에게 대사관 차량을 지원하기로 했다.
카메룬에서는 3∼4일 이틀간 재외투표를 진행하며, 남아프리카공화국과 가나에서는 정부의 봉쇄령으로 재외국민 투표가 취소됐다.
가봉·우간다·앙골라·콩고민주공화국 등의 공관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선거 중지를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마다가스카르는 상황이 유동적이다.
임상우 주마다가스카르한국대사는 "일단 3일까지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 같지만 대사관 내 투표소를 마련하기 위해 열심히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터키 김승욱 제네바 임은진 브뤼셀 김정은 테헤란 강훈상 카이로 노재현 요하네스버그 김성진 특파원)
/연합뉴스
주재국 봉쇄령에 대사관 차량 지원하기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로 확산한 가운데 1일(현지시간) 유럽·중동·아프리카에 거주 중인 유권자들이 21대 국회의원 선출을 위한 재외투표에 참여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재외투표는 이날 오전 8시부터 6일 오후 5시까지 전 세계 66개국 96개 투표소에서 진행된다.
코로나19가 세계 곳곳에서 기승을 부린 탓에 51개국 86개 재외공관의 재외투표가 취소됐으며 유럽·중동·아프리카에서는 독일·프랑스·영국·이탈리아·스페인·사우디아라비아·남아프리카공화국 등에서 재외투표를 할 수 없게 됐다.
예정대로 재외투표를 진행한 투표소에서도 마스크 착용과 손 소독제 비치, 사회적 거리 준수 등 위생에 온 신경을 기울이는 모습이었다.
위험을 감수하고 투표장을 찾은 유권자들은 "어렵게 투표한 만큼 한 표의 가치가 더욱 소중하게 느껴졌다"고 입을 모았다. 상당수 국가서 재외투표 취소…한국보다 확진자 많은 스위스·터키선 진행
중국에서 코로나19가 최초 창궐한 이후 제2의 진원지가 된 유럽에서는 상당수 국가에서 재외투표가 취소됐다.
한국보다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많은 유럽 국가 중 재외투표를 진행한 곳은 스위스와 터키뿐이며, 이탈리아·스페인·독일·프랑스·영국·벨기에·네덜란드에서는 재외투표가 안전상의 이유로 중지됐다.
그나마 스위스는 6일까지 예정한 일정을 3일까지로 단축했고, 터키에서는 앙카라대사관 투표소를 폐지하고 이스탄불총영사관 투표소만 운영했다.
이스탄불총영사관 투표소에는 유권자 516명이 재외투표를 신청했으나 코로나19의 여파로 실제 투표장에 나올 유권자의 수는 이보다 적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전 8시 10분께 총영사관 관계자를 제외하고 가장 먼저 투표한 서양희 씨는 "물론 코로나도 걱정이지만 투표는 꼭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사람이 없을 때 투표하는 것이 안전할 것 같아서 일찍 왔다"고 말했다.
이스탄불총영사관과 선거관리위원회는 안전한 선거를 치르기 위해 모든 선거사무원은 물론 유권자도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하고 투표하도록 했다.
또 곳곳에 손 소독제를 비치하고 투표소 내 대기석을 2m 이상 간격을 두고 설치하는 등 사회적 거리 두기도 철저하게 준수했다.
주스위스한국대사관은 코로나19 감염 우려를 줄이기 위해 투표소를 대사관 앞마당에 설치했다.
선거 규정상 투표소는 실내에 마련해야 하지만, 밀폐된 공간에서는 감염 우려가 큰 만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허가를 받아 이번만 예외적으로 야외에 꾸린 것이다.
스위스 연방 정부가 코로나19 대응 조처로 지난달부터 5인 이상 모임을 금지함에 따라 참관인 2명, 책임 위원 1명, 투표 사무원 1명 등 4명으로 투표 관리 인원을 최소화했다.
오스트리아와 헝가리 등 중유럽 국가에서도 각 대사관에서 재외 투표가 일제히 시작했으며, 이들 대사관은 유권자에게 마스크를 한 장씩 무료로 제공했다.
덴마크와 스웨덴, 노르웨이, 핀란드 등 북유럽 국가의 공관 역시 재외투표에 착수했다.
주덴마크한국대사관은 유권자가 투표소에 입장하기 전 열 감지 카메라를 통해 체온을 확인하고, 고열이 있거나 의심 증상이 있을 경우에는 별도로 마련된 임시 기표소에서 투표할 수 있도록 했다.
노르웨이와 핀란드에서는 투표 기간이 단축됐다.
오슬로 주노르웨이대사관에 마련된 재외투표소에서는 2∼4일, 헬싱키 주핀란드대사관에 설치된 재외투표소에서는 3∼6일 투표가 실시된다. ◇ 전세기 안 탄 이란 유권자 20여명 '한 표'…아프리카서도 재외투표 시작
중동 내 코로나19 확산의 중심지인 이란에서는 상당수 교민과 주재원이 지난달 19일 전세기로 귀국한 가운데 이란에 남은 유권자 20여명이 참정권을 행사했다.
전세기를 타지 않고 테헤란에 남은 전모(50) 씨는 "코로나19 탓에 재외국민 투표가 취소된 나라도 많은데 이란에서는 투표할 수 있어 기쁘다"라며 "특수한 상황 속에서 어렵게 행사한 만큼 한 표가 더 소중하게 느껴졌다"라고 말했다.
주이란한국대사관은 투표에 참여한 유권자에게 손 소독제, 마스크, 위생 장갑을 배부했다.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이란 역시 코로나19 감염 우려가 크지만 통행금지령이 내려지지 않았고 민주주의의 핵심 권리인 참정권을 최대한 보장하기 위해 재외국민 투표를 하기로 결정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집트에서도 이날 수도 카이로의 주이집트한국대사관에서 재외투표가 시작됐다.
재외선거인으로 등록한 이집트 거주 유권자는 모두 224명이다.
한국대사관은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열 감지 카메라를 동원해 유권자들의 발열 여부를 점검하고 손 소독제를 투표소 곳곳에 비치했다.
아프리카 최대 인구 대국 나이지리아에서는 수도 아부자에서 3일까지, 경제 중심 라고스에서 3일부터 5일까지 재외투표를 진행한다.
주나이지리아한국대사관은 나이지리아 정부가 지난달 30일부터 이들 두 도시에 봉쇄령을 내린 점을 고려해 유권자에게 대사관 차량을 지원하기로 했다.
카메룬에서는 3∼4일 이틀간 재외투표를 진행하며, 남아프리카공화국과 가나에서는 정부의 봉쇄령으로 재외국민 투표가 취소됐다.
가봉·우간다·앙골라·콩고민주공화국 등의 공관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선거 중지를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마다가스카르는 상황이 유동적이다.
임상우 주마다가스카르한국대사는 "일단 3일까지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 같지만 대사관 내 투표소를 마련하기 위해 열심히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터키 김승욱 제네바 임은진 브뤼셀 김정은 테헤란 강훈상 카이로 노재현 요하네스버그 김성진 특파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