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배달의 민족 제공
사진=배달의 민족 제공
음식 배달 앱 '배달의 민족'이 지난 1일 새로운 요금체계를 선보이며 소규모 자영업자들의 부담이 줄어들 것이라고 발표했지만 일부 소상공인 의견은 엇갈리고 있다.

3일 소상공인연합회는 논평을 내고 "(배민의 새로운 요금체계는) 소상공인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사태로 가뜩이나 어려움에 처한 상황에서 '불난 집에 부채질한 격'"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앞서 배민은 앱을 통해 주문이 성사되는 건에 대해서만 5.8%의 수수료를 부과하는 요금 체계인 '오픈 서비스'를 선보였다. 이 체계는 기존 소상공인들이 많이 사용하던 수수료 체계인 '울트라콜(정액 월 8만 8000원)'보다 합리적이라는 것이 배달의 민족 측의 설명이다.

하지만 소상공인연합회 측은 해당 수수료 체계가 실질적으로 수수료를 올리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주장이다. 기존 울트라콜 제도에서는 매출 규모와 상관없이 일정 금액만 냈지만, 오픈 서비스로 정률제가 적용되면서 매출이 높은 가게일수록 수수료 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소상공인연합회 측은 월 매출 3000만원의 점포를 예로 들며 "기존 울트라콜 서비스를 3건 이용하면 약 26만원만 냈다"면서 "하지만 수수료 체계 개편으로 174만원을 내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사태의 본질은 유례를 찾기 힘든 일방적인 수수료 대폭 인상"이라고 비판했다.

배민 측도 정면 반박에 나섰다. 소상공인연합회가 예시로 든 울트라콜 서비스를 3건만 사용하는 점포 외에, 과도하게 많이 사용하는 업체가 있다고 반박했다. '깃발 꽂기'라 불리는 이러한 행위는 자금력 있는 업주가 1.5~3km 내 주문을 독점하던 문제로, 음식점주들이 자신의 상호가 있는 지역 인근에 여러 개의 울트라콜을 등록하면서 불거졌다는 설명이다. 배민에 따르면 일부 지역에서는 월 1700만원 이상 광고비를 내고 깃발을 200개 넘게 꽂는 업체도 있다. 이에 따라 자금력이 없는 업체는 앱에서 노출이 덜 돼 애를 먹게 된다는 설명이다.

수수료 인상이 배민의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 매각부터 이미 예견됐다는 주장도 있다. 매각 이전까지 국내 배달 시장은 배민이 점유율 55.7%로 1위였다. DH가 운영하는 요기요(33.5%), 배달통(10.8%)이 뒤를 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DH의 배민 인수로 국내 배달 앱 시장이 사실상 독점 체제로 바뀌고, 수수료도 인상될 것이란 우려였다.

이러한 지적에 대해 배민 관계자는 "이번 요금제 개편은 합병 이슈와는 무관하다"면서 "서비스 비용이라는 것은 쓴 만큼 내는 것이 맞다. 이번 체계 변경은 '깃발 꽂기'의 부작용을 완화하고 수수료 기반의 서비스를 구축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