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G 분양보증 안받은 최초 '후분양 아파트'
강남 버금가는 커뮤니티 시설 '눈길'
후분양가 보다도 5억~7억원 가량 시세 올라
▲영상을 클릭하면 한경닷컴이 직접 촬영한 '과천 푸르지오 써밋'의 커뮤니티와 드론영상을 볼 수 있습니다.
경기도 과천시에 강남에 버금가는 아파트가 입주를 시작했다. 대우건설이 과천주공 1단지 재건축를 후분양으로 공급한 '과천 푸르지오 써밋'(1571가구)이다. 규모는 물론 커뮤니티, 조경, 설비 등 강남에 견주어도 어느 하나 빠지지 않는다. 강남 아파트들이 한강이나 대모산을 조망할 수 있는 게 특징이라면 이 아파트는 관악산과 청계산을 사방으로 품은 '숲세권'이 자랑거리다.
강남과 비교되는 건 재건축이 진행되기까지의 과정도 있다. 과천 또한 투기과열지구다 보니 강남만큼이나 규제가 강하게 적용됐다. 특히나 이 아파트는 시공사 선정부터 분양과정에 이르기까지 어느하나 순탄히 진행된 게 없었다. 그럼에도 시공사와 조합의 시의적절한 선택으로 무난히 입주라는 결승점까지 도착하게 됐다. 그렇게 과천 푸르지오 써밋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보증을 받지 않은 최초의 후분양 아파트'라는 타이틀을 거머쥐게 됐다. 부동산 시장에서 과천시를 바라보는 관점은 갈리곤 한다. 유해환경이 없고 쾌적한 산으로 둘러쌓인 '살기좋은 도시'라거나 강남과 가깝다 보니 '강남4구'라는 칭송을 받는다. 다른 한편에서는 '미니도시'나 '공무원도시' 정도로 불리기도 한다. 그도 그럴것이 통계청에 따르면 과천시의 인구는 3월 현재 5만8280명으로 가평군의 인구(6만2262명) 보다도 적은 수준이다.
◆과천시, 인구 줄었지만 신도시·택지 개발로 확장 기대
과천은 경기도의 다른 도시와는 달리 인구가 꾸준히 줄었다. 10년 전만해도 7만명이 훌쩍 넘었지만, 정부청사 이전과 재건축 이주민 등으로 인해 인구가 빠져나갔다. 이제는 5만명대로 밀려 일반 도시의 동(洞) 정도에 불과하다. 이러한 과천이지만, 3기 신도시 개발을 비롯해 과천주암지구, 과천지식정보타운지구 등 개발소식이 전해지면서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일자리가 만들어지고 새로운 교통망(GTX-C노선)이 확충될 예정이어서다. 그만큼 아파트 세대수가 늘어나면, 인구도 그만큼 늘어날 전망이다.
과천이 커지게 되면 주공 아파트들이 재건축을 통해 새 옷을 갈아입고 있는 기존의 과천에 힘이 실릴 것이라는 게 현지에서의 전망이다. 기본적인 인프라가 있는데다 재건축으로 새 아파트들이 자리잡게 되기 때문이다. 새로 조성되는 택지들의 분양가는 낮겠지만, 중앙동이나 별양동 일대는 '과천의 강남' 역할을 톡톡히 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과천 푸르지오 써밋 역시 작년 7월 후분양 당시 분양가를 바라보는 엇갈리는 시선이 있었다. 후분양가는 3.3㎡당 3998만원이었다. 전용 59㎡의 경우 최고가 기준으로 10억7750만~11억1720만원이고, 84㎡는 12억6770만~13억8470만원이었다. 당시 HUG에서 제시했던 분양가 보다 1000만원 이상 높았지만, 결국 분양이 완료됐다. 시중에 나와 있는 매물은 분양가 대비 5억~7억원 이상 높게 분포되어 있다. 3.3㎡당 기준으로 6000만원이 넘는데, 이는 서초구(5134만원)나 강남구(5580만원)의 평균 아파트값을 웃도는 수준이다. 연초 지식정보타운(지정타)에서 첫 아파트 분양가가 3.3㎡당 2240만원이었다. 이와 비교하면 두 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주변 공인중개사들은 분양가에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어차피 '얼마의 차이냐'일 뿐 과천에는 '로또 분양'은 당연하다고 여겨서다. 별양동의 A공인중개사는 "지정타 아파트가 로또 분양이라고 인기가 많지 않았느냐"라며 "과천에서는 시세와 분양가 차이가 벌어진다는 건 누구나 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천 푸르지오 써밋은 후분양으로 조합원들은 추가분담금 없이 프리미엄을 실현했고, 집을 보러 오는 분들도 만족도가 높다"고 강조했다.
◆커뮤니티, 세대당 2평 이상…후분양으로 세대간 편차 적어
전세나 매매로 아파트를 찾는 수요자들이 만족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라고 한다. 강남 못지 않는 커뮤니티 시설과 집마다 크게 다르지 않은 내부설비들이다. 강남 아파트들은 분양가 통제를 많이 받다보니 수분양자에 따라 옵션이나 구성의 차이가 다소 있다. 옵션 가격이 부담스럽다고 봐서 선택을 안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과천 푸르지오 써밋은 공조가 3분의 2이상 진행된 상태에서 공급됐다. 발코니 확장은 물론 대부분의 주택형에 옵션 차이가 크지 않게 시공됐다는 얘기다. 주방가구는 이탈리아 페발 까사와 독일 라이트 제품이 도입됐다. 수전은 독일 그로헤가, 욕실은 아메리칸스탠다드가 각각 설치됐다. 주택형이 많은 게 특징이다. 전용면적을 59㎡부터 151㎡까지 면적이 다양한데다 주택형은 약 20개에 달한다. 매물이나 전세를 살펴보는 수요자라면, 가족의 구성원이나 취향에 맞게 선택할 수 있다.
커뮤니티 시설은 말할 것도 없다. 강남이 아니라 국내 어디에 내놔도 빠지지 않는 시설들이 포함됐다. 커뮤니티 연면적이 1만㎡에 달한다. 세대당 커뮤니티 시설 면적은 2.7평(약 8.9㎡)으로 일반 신축 아파트 두 배 이상이다. 작은 도시 과천에서 아쉬웠던 시설들을 아파트 내에서 모두 누릴 수 있다. 주차장에서 엘리베이터로 오는 공간에는 세대별 창고도 있다. 계절별로 안쓰는 물건이나 대형물품을 넣을 수 있다.
과천시 최초로 아파트 최상층에 들어선 스카이 커뮤니티가 이 단지의 대표 시설이다. 스카이 커뮤니티에는 카페를 비롯해 라운지, 손님들이 묵고 갈 수 있도록 마련된 스카이 게스트하우스 등이 있다. 게스트하우스는 호텔에 버금가는 시설로 준비됐다. 테라스가 달려 있다. 손님들이 단순히 묵고가는 것 뿐만 아니라 입주민들이 손님과 함께 여유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공간을 마련했다. 입주민이라면 전용 엘리베이터를 통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스카이라운지, 게스트룸, 수영장, 다목적 체육관 등 갖춰
동마다 내외부 마감재는 천연석, 대형타일금속 간접조명 등으로 통일감 있게 꾸민 점도 눈에 띈다. 로비나 복도에는 아트월이 있는데, 과천 푸르지오 써밋의 공사과정을 팝아트 형식으로 뽑아내 걸어뒀다. 소파나 의자, 테이블 등도 이탈리아산 고급가구들이 포함됐다.
커뮤니티 시설의 입구라고 할 수 있는 써밋라운지는 호텔 로비를 방불케한다. 3레인 수영장과 골프연습장, 피트니스센터, 냉온탕과 건식·습식을 동시에 갖춘 사우나 시설도 있다. 피트니스센터의 운동기구는 이탈리아 테크노짐이 설치됐다. GX룸에는 필라테스 기구가 갖춰졌다. 골프연습장의 락카숫자나 연습장에서 스윙을 체크할 수 있는 기계숫자는 강남에 버금갈 정도다.
날씨에 관계없이 운동을 즐길 수 있는 다목적체육관도 있다. 여기에는 암벽등반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시설이 있다. 체육관의 바닥도 특수 바닥재를 시공했다. 자녀들을 위해서는 남녀독서실, 키즈·맘스카페, 작은도서관, 스터디룸이 설치됐다. 입주가 완료되는대로 대우건설은 도서들을 기증할 예정이다. 이처럼 입주 준비를 마쳤지만, 일부 수분양자들은 과천시에 준공승인을 늦춰달라는 민원을 제기하기도 했다. 입주지정기간은 오는 5월31일까지다. 하지만 시세가 오른만큼 부동산 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 부담이 커지면서, 과세 기준일인 6월 1일을 넘겨보려는 의도가 일부 있다는 게 아파트 관계자의 설명이다.
경기도 과천시 중앙동에 자리한 과천 푸르지오 써밋은 지하 3층~지상 28층, 아파트 32개동, 총 1571가구 규모다. 지하철 4호선 과천역이 바로 앞이다. 단지 인근으로는 과천시청, 경찰서 등 공공기관들이 있다. 과천중, 과천고, 과천여고 등이 가깝고 단지 바로 맞은 편에 과천중앙공원이 있다.
과천=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