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 (8) 연결, 연결, 그리고 또 연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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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빗 번 전 토킹헤즈(밴드그룹) 멤버
전세계로 확산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모든 걸 바꿔놓고 있습니다. 의료 시스템은 물론 정치 경제 예술 등을 가리지 않습니다. 우리 생활습관도 마찬가지입니다. 코로나가 지나간 뒤 세계는 어떻게 변해 있을까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코로나 이후’를 조망하는 명사 칼럼을 최근 게재했습니다.
WSJ와 독점 제휴를 맺고 있는 한국경제신문이 화제를 모았던 이 칼럼 17개를 소개합니다.
▶ 월스트리트저널 '포스트 코로나' 칼럼 전체 보기
https://www.hankyung.com/tag/포스트-코로나 며칠 전 나는 멀리 자전거 여행을 떠났다. 물론 '사회적 거리두기'를 준수했다. 밖으로 나가 머리를 식힐 필요가 있어서였다. 석양 아래 강변의 자전거도로를 따라 수선화가 피어나고 있었다. 어느 순간 내 마음속에는 ‘그래, 삶은 계속된다’는 생각이 떠올랐다.
많은 사람들이 현재 겪고 있는 어려움을 생각하면 내 행동은 그다지 적절하진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삶에서 기본적인 리듬을 유지해야 회복력도 생기는 게 아닐까.
나는 ‘이번 사태에서 무엇을 배울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져본다. 우리는 다음에 이런 위기가 발생했을 때 잘 헤쳐나갈 수 있도록 도울 무언가를 얻었을까? 우리는 좀 더 의연해질 수 있을까? 우리의 사고와 행동을 바꿀 기회인가? 우리는 결국 극복해낼 수 있을까?
내가 출연한 공연인 ‘아메리칸 유토피아’는 미국 브로드웨이의 모든 극장이 폐쇄되기 불과 몇 주 전에 초연을 마쳤다. 이 공연의 주요 소재는 내가 소속된 밴드가 하나로 뭉치는 모습이다. 공연을 통해 관객들이 매일 일상에서도 사람들 사이에서 일종의 유대감, ‘연결’이 가능하다는 점을 알길 바랐다. 공연에서 협력을 본 관객들이 이런 연결이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세상을 상상하길 희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끔찍한 방법으로 우리가 얼마나 복잡하게 연결돼 있는지 보여줬다.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우리의 삶이 다양하게 교차하고 있다는 점을 입증했다. 이번 사태는 우리가 연결을 거부하고 다른 사람과 거리를 둘 때 우리의 삶이 얼마나 보잘것없는지도 알려줬다. 의료, 주택, 인종, 불평등, 기후 등 여러 문제에 있어 우리는 누수되고 있는 보트에 다 같이 타고 있는 처지다.
그러나 코로나19가 온 세상에 퍼지게 된 원인이었던 '연결'은 다르게 생각하면 우리가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코로나19로 이탈리아 최초로 사망하게 된 사람의 사례는 다시 한번 생각해볼 만하다. 그와 같은 마을에 살던 3300명 중 89명은 코로나바이러스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후 9일 동안 마을이 격리된 다음에는 극소수 사람들만 양성 반응이 나왔고, 시간이 더 지난 후에는 더이상 감염자가 나오지 않았다. 싱가포르와 대만에서는 양성 반응이 나온 사람과 접촉한 모든 사람을 추적하고 격리해 왔다.
이런 정부의 개입은 효과적이긴 했지만 대가도 있었다. 감염 가능성이 있는 곳에서 자유는 제한됐다. 감시 카메라와 접촉 감시 팀이 등장했다. 사람들은 정부와 정보를 공유하고, 더 큰 사회적 이익을 위한 일을 하려는 의지를 보였다.
일부는 이런 조치들이 거슬릴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일련의 조치를 통해 우리는 역으로 자유에 가까워질 수 있다. 직장으로, 건강하고 안전한 삶으로 돌아갈 수 있으려면 국가의 안전망이 필요하다. 다른 사람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당신의 자유를 포기하는 방법으로 우리는 연결돼 있다는 점을 깨닫게 될 것이다. 우리는 공동체다.
대공황 시절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해 도입된 새로운 정책들은 사회를 안정시키고 삶을 원래대로 돌리는 데 필요했다. 지금 일어나는 일 또한 우리의 행동을 바꿔볼 기회다.
우리 대부분에게 공익의 가치에 대한 믿음은 최근 수십년 동안 훼손돼왔다. 하지만 비상상황에서는 굳건했던 생각도 바뀔 수 있다. 시민들은 협조하고 협력하고 있다. 우리 모두가 연결돼 있고, 우리의 행동도 그에 맞출 수 있는 기회다.
원제=Connect and Connect and Connect
정리=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
WSJ와 독점 제휴를 맺고 있는 한국경제신문이 화제를 모았던 이 칼럼 17개를 소개합니다.
▶ 월스트리트저널 '포스트 코로나' 칼럼 전체 보기
https://www.hankyung.com/tag/포스트-코로나 며칠 전 나는 멀리 자전거 여행을 떠났다. 물론 '사회적 거리두기'를 준수했다. 밖으로 나가 머리를 식힐 필요가 있어서였다. 석양 아래 강변의 자전거도로를 따라 수선화가 피어나고 있었다. 어느 순간 내 마음속에는 ‘그래, 삶은 계속된다’는 생각이 떠올랐다.
많은 사람들이 현재 겪고 있는 어려움을 생각하면 내 행동은 그다지 적절하진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삶에서 기본적인 리듬을 유지해야 회복력도 생기는 게 아닐까.
나는 ‘이번 사태에서 무엇을 배울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져본다. 우리는 다음에 이런 위기가 발생했을 때 잘 헤쳐나갈 수 있도록 도울 무언가를 얻었을까? 우리는 좀 더 의연해질 수 있을까? 우리의 사고와 행동을 바꿀 기회인가? 우리는 결국 극복해낼 수 있을까?
내가 출연한 공연인 ‘아메리칸 유토피아’는 미국 브로드웨이의 모든 극장이 폐쇄되기 불과 몇 주 전에 초연을 마쳤다. 이 공연의 주요 소재는 내가 소속된 밴드가 하나로 뭉치는 모습이다. 공연을 통해 관객들이 매일 일상에서도 사람들 사이에서 일종의 유대감, ‘연결’이 가능하다는 점을 알길 바랐다. 공연에서 협력을 본 관객들이 이런 연결이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세상을 상상하길 희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끔찍한 방법으로 우리가 얼마나 복잡하게 연결돼 있는지 보여줬다.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우리의 삶이 다양하게 교차하고 있다는 점을 입증했다. 이번 사태는 우리가 연결을 거부하고 다른 사람과 거리를 둘 때 우리의 삶이 얼마나 보잘것없는지도 알려줬다. 의료, 주택, 인종, 불평등, 기후 등 여러 문제에 있어 우리는 누수되고 있는 보트에 다 같이 타고 있는 처지다.
그러나 코로나19가 온 세상에 퍼지게 된 원인이었던 '연결'은 다르게 생각하면 우리가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코로나19로 이탈리아 최초로 사망하게 된 사람의 사례는 다시 한번 생각해볼 만하다. 그와 같은 마을에 살던 3300명 중 89명은 코로나바이러스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후 9일 동안 마을이 격리된 다음에는 극소수 사람들만 양성 반응이 나왔고, 시간이 더 지난 후에는 더이상 감염자가 나오지 않았다. 싱가포르와 대만에서는 양성 반응이 나온 사람과 접촉한 모든 사람을 추적하고 격리해 왔다.
이런 정부의 개입은 효과적이긴 했지만 대가도 있었다. 감염 가능성이 있는 곳에서 자유는 제한됐다. 감시 카메라와 접촉 감시 팀이 등장했다. 사람들은 정부와 정보를 공유하고, 더 큰 사회적 이익을 위한 일을 하려는 의지를 보였다.
일부는 이런 조치들이 거슬릴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일련의 조치를 통해 우리는 역으로 자유에 가까워질 수 있다. 직장으로, 건강하고 안전한 삶으로 돌아갈 수 있으려면 국가의 안전망이 필요하다. 다른 사람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당신의 자유를 포기하는 방법으로 우리는 연결돼 있다는 점을 깨닫게 될 것이다. 우리는 공동체다.
대공황 시절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해 도입된 새로운 정책들은 사회를 안정시키고 삶을 원래대로 돌리는 데 필요했다. 지금 일어나는 일 또한 우리의 행동을 바꿔볼 기회다.
우리 대부분에게 공익의 가치에 대한 믿음은 최근 수십년 동안 훼손돼왔다. 하지만 비상상황에서는 굳건했던 생각도 바뀔 수 있다. 시민들은 협조하고 협력하고 있다. 우리 모두가 연결돼 있고, 우리의 행동도 그에 맞출 수 있는 기회다.
원제=Connect and Connect and Connect
정리=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