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 지수’로 불리는 각국의 증시 변동성지수가 크게 완화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한시름 놨다’고 안도하면서도 긴장을 놓지 않는 분위기다. 증시가 ‘U자형’으로 반등할지, L자형으로 횡보할지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견해가 엇갈린다.

'공포'는 일단 잦아들었지만…U자 반등이냐, L자 횡보냐
5일 증권가에 따르면 미국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지난 3일 46.80으로 마감했다. VIX는 평소 10~20 사이에서 움직이는 경우가 많다. 이날 종가는 평소보다 높지만 지난달 16일 82.69에 비해서는 43.40% 떨어진 수치다.

VIX는 미국 대표 주가지수 중 하나인 S&P500지수가 앞으로 30일 동안 얼마나 움직일지에 대해 주식시장 참가자가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나타내는 지수다. 증시가 급변동하면 수치가 올라가기 때문에 공포 지수로도 불린다.

다른 나라의 변동성지수도 마찬가지다. 평소 10~20 사이에 머무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지난 2월 중순께부터 급격히 상승해 3월 19일 69.24로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그러나 이후 우하향해 3일에는 고점 대비 34.52% 떨어진 45.34로 마감했다.

유로스톡스50 변동성지수(VSTOXX)도 2월 말께부터 급격히 상승해 3월 16일 85.62로 정점을 찍었다. 그러나 이후 진정 국면으로 접어들어 3일엔 고점 대비 43.89% 하락한 48.04로 장을 마쳤다.

변동성지수가 하락한 건 지난달 중순 ±10%씩 요동치던 증시가 하순부터는 비교적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최근 증시가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는 건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이 적극적으로 유동성을 공급한 결과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가 벌이는 원유 증산 ‘치킨 게임’이 수습될 가능성을 보이는 것도 긍정적이다.

상황을 긍정적으로 보기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오현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변동성이 완화된 건 코로나19 사태가 악화하면서 대규모로 쏟아진 프로그램 매매 덤핑이 끝났기 때문”이라며 “증시 폭락의 주요 원인이었던 코로나19 사태가 수습된 건 아니기 때문에 증시가 당분간 L자형으로 횡보하는 흐름이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