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주가 떨어질 때마다 분할매수…'동학개미' 위한 맞춤형 랩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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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투·하나금융 등 상품 출시
최소 가입액 낮추고 수수료 내려
10년 만에 제2 전성기 맞을까
최소 가입액 낮추고 수수료 내려
10년 만에 제2 전성기 맞을까
주식투자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늘면서 증권사 랩어카운트(종합자산관리계좌)가 다시 시장에 나오고 있다. 랩은 고객 돈을 1 대 1 맞춤형으로 다양한 자산에 알아서 투자해주는 상품으로 10년 전 인기를 끌었다. 최근엔 특정 종목 편입비율 규제(10%룰)가 없다는 점을 활용해 삼성전자 등 개인투자자가 원하는 종목을 최대한 담는 상품도 등장했다.
한국투자증권은 3일 삼성전자 단일 종목을 시장 상황에 맞게 분할 매수하는 ‘한국투자국민기업랩(삼성전자) 타입 A/B’를 출시했다. 삼성전자 주식을 사고 싶지만 언제 어떻게 사야 할지 모르는 투자자를 겨냥했다. 타입A는 현재의 삼성전자 주가 수준에서 매수를 원하는 고객을 위한 상품이다. 가입 직후 투자액의 70%를 먼저 매수한 뒤 나머지 30%는 주가가 떨어질 때마다 분할 매수하는 방식으로 운용된다. 타입B는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는 고객을 위한 상품으로 주가가 하락할 때마다 분할 매수한다.
앞서 하나금융투자는 삼성전자 및 저평가 고배당 금융주에 투자하는 ‘하나 고배당금융테크랩’을 선보였다. 삼성전자와 주요 금융지주사 주식 또는 이를 포함하는 상장지수펀드(ETF)에 주로 투자한다. 주가순자산비율(PBR: 주가/주당순자산) 구간을 설정해 삼성전자와 유가증권시장 PBR이 특정 수준 이하일 때 분할 매수하도록 설계됐다.
랩은 2010년대 초반 서울 강남 고액자산가를 중심으로 유행했던 상품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식형펀드 인기가 시들해지자 주가연계증권(ELS), 스팩(기업인수목적회사), 공모주 등 틈새 상품을 함께 담을 수 있는 랩이 쏟아져 나왔다. 특히 투자자문사가 포트폴리오 선정·운용을 주도하는 자문형랩에 돈이 올렸다. 자문형랩은 2010년 ‘차화정(자동차·화학·정유) 열풍’을 이끌기도 했다. 차화정 투자 비중을 80%까지 높인 자문형랩도 나왔다.
2011년 중반 이후 차화정 주가가 하락하고 코스피지수가 박스권을 맴돌기 시작하면서 자문형랩 인기는 순식간에 꺼졌다. 2011년 5월 9조원이 넘었던 자문형랩 잔액은 2015년 1조원대로 쪼그라들었다. 자문형랩 시장을 주도했던 브레인투자자문(현 브레인자산운용) 등 투자자문사는 속속 자산운용사로 전환했다. 그 결과 증권사가 고객 돈을 직접 굴리는 일임형랩을 포함한 전체 랩 규모는 2016년 말 100조8169억원에서 작년 말 116조7967억원으로 늘어나는 데 그쳤다.
증권업계는 시장 상황에 맞게 기준을 정하고, 문턱을 낮춰 랩 활성화에 다시 나섰다. 과거 랩은 최소 가입금액이 3000만~5000만원에 이르렀지만 이번에 한투증권과 하나금투가 출시한 랩은 1000만원으로 문턱을 확 낮췄다. 투자일임 수수료도 0.5~0.7%(선취 기준)로 과거(2%대)보다 낮아졌다.
서재연 미래에셋대우 갤러리아WM 상무는 “아무리 우량주와 고배당주 위주로 구성된 랩이라도 기본적으로 위험자산 투자라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며 “자신의 투자 성향을 충분히 파악한 뒤 적절한 위험도를 지닌 상품을 골라야 한다”고 조언했다. 랩이 ‘제2의 전성기’를 맞을지 관심이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한국투자증권은 3일 삼성전자 단일 종목을 시장 상황에 맞게 분할 매수하는 ‘한국투자국민기업랩(삼성전자) 타입 A/B’를 출시했다. 삼성전자 주식을 사고 싶지만 언제 어떻게 사야 할지 모르는 투자자를 겨냥했다. 타입A는 현재의 삼성전자 주가 수준에서 매수를 원하는 고객을 위한 상품이다. 가입 직후 투자액의 70%를 먼저 매수한 뒤 나머지 30%는 주가가 떨어질 때마다 분할 매수하는 방식으로 운용된다. 타입B는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는 고객을 위한 상품으로 주가가 하락할 때마다 분할 매수한다.
앞서 하나금융투자는 삼성전자 및 저평가 고배당 금융주에 투자하는 ‘하나 고배당금융테크랩’을 선보였다. 삼성전자와 주요 금융지주사 주식 또는 이를 포함하는 상장지수펀드(ETF)에 주로 투자한다. 주가순자산비율(PBR: 주가/주당순자산) 구간을 설정해 삼성전자와 유가증권시장 PBR이 특정 수준 이하일 때 분할 매수하도록 설계됐다.
랩은 2010년대 초반 서울 강남 고액자산가를 중심으로 유행했던 상품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식형펀드 인기가 시들해지자 주가연계증권(ELS), 스팩(기업인수목적회사), 공모주 등 틈새 상품을 함께 담을 수 있는 랩이 쏟아져 나왔다. 특히 투자자문사가 포트폴리오 선정·운용을 주도하는 자문형랩에 돈이 올렸다. 자문형랩은 2010년 ‘차화정(자동차·화학·정유) 열풍’을 이끌기도 했다. 차화정 투자 비중을 80%까지 높인 자문형랩도 나왔다.
2011년 중반 이후 차화정 주가가 하락하고 코스피지수가 박스권을 맴돌기 시작하면서 자문형랩 인기는 순식간에 꺼졌다. 2011년 5월 9조원이 넘었던 자문형랩 잔액은 2015년 1조원대로 쪼그라들었다. 자문형랩 시장을 주도했던 브레인투자자문(현 브레인자산운용) 등 투자자문사는 속속 자산운용사로 전환했다. 그 결과 증권사가 고객 돈을 직접 굴리는 일임형랩을 포함한 전체 랩 규모는 2016년 말 100조8169억원에서 작년 말 116조7967억원으로 늘어나는 데 그쳤다.
증권업계는 시장 상황에 맞게 기준을 정하고, 문턱을 낮춰 랩 활성화에 다시 나섰다. 과거 랩은 최소 가입금액이 3000만~5000만원에 이르렀지만 이번에 한투증권과 하나금투가 출시한 랩은 1000만원으로 문턱을 확 낮췄다. 투자일임 수수료도 0.5~0.7%(선취 기준)로 과거(2%대)보다 낮아졌다.
서재연 미래에셋대우 갤러리아WM 상무는 “아무리 우량주와 고배당주 위주로 구성된 랩이라도 기본적으로 위험자산 투자라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며 “자신의 투자 성향을 충분히 파악한 뒤 적절한 위험도를 지닌 상품을 골라야 한다”고 조언했다. 랩이 ‘제2의 전성기’를 맞을지 관심이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