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사기에 연루된 라임 ‘무역금융펀드’(플루토-TF 1호)가 환매 중단된 지 반년 만에 실체를 드러내고 있다. 펀드 자산이 복잡하고 불투명한 재구조화(P-note) 계약을 통해 해외 페이퍼컴퍼니로 넘어가 있어 회수까지 난항이 예상된다.

삼일회계법인은 3일 라임 무역금융펀드 중간 실사 결과를 라임과 각 판매사 담당자들에게 설명했다. 삼일은 지난 2월 라임 테티스2호와 ‘플루토 FI D-1호’ 실사를 마무리한 뒤 무역금융펀드 실사에 전념했지만 최종 실사 결과는 내놓지 못했다.

라임 무역금융펀드는 개인투자자 약 2억달러, 신한금융투자 약 3억달러 등 총 5억달러로 운용됐다. 이 자금을 해외 무역금융 펀드 5개에 투자했는데, 2개 펀드(전체의 40%)를 운용하는 미국 IIG의 ‘폰지(다단계 금융) 사기’에 휘말리면서 후순위인 개인투자자들은 전액 손실이 우려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2월 프라임브로커(PBS)인 신한금투와 운용사인 라임이 이를 알고도 은폐한 사기 혐의로 검찰에 넘겼다. 검찰은 지난달 임모 신한금투 전 PBS본부장을 구속하고 본격 수사에 나서고 있다.

신한금투·라임이 싱가포르 무역금융업체 로디움과 맺은 재구조화 계약의 실체는 베일에 가려져 있다. 삼일은 이날 이 계약의 실효성과 대응 방안 등을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판매사 관계자는 “이제서야 로디움 및 그 지주회사인 트리테라스 측과 맺은 재구조화 계약을 파악하는 단계”라며 “협상 과정에 따라 자칫 지루한 법정 공방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라임 환매 중단 펀드 가운데 가장 심각한 투자 피해가 우려되지만 금감원은 검찰의 무역금융펀드 수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뒷짐을 지고 있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조진형/오형주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