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자 폭락 vs V자 반등…코로나시대 엇갈리는 경제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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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비니 "대공황보다 더 큰 공황 온다"
버냉키 "대형 눈폭풍 같은 자연재해
양적완화·글로벌 공조로 빠르게 반등"
버냉키 "대형 눈폭풍 같은 자연재해
양적완화·글로벌 공조로 빠르게 반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글로벌 경제가 휘청거리는 가운데 경기 반등의 형태와 시점을 놓고 경제학계에서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닥터 둠’으로 불리는 대표적 비관론자인 누리엘 루비니 미국 뉴욕대 교수는 대공황을 웃도는 충격을 받아 경제가 ‘I’자로 수직 낙하할 것이라고 내다봤지만 2008년 금융위기 때 ‘소방수’로 나섰던 벤 버냉키 전 미 중앙은행(Fed) 의장은 ‘V’자의 가파른 경기 반등을 예상했다.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경제가 단기간 큰 충격을 받으리라는 것은 전문가들의 공통된 전망이다. 재닛 옐런 전 Fed 의장은 “올해 미국의 2분기 경제활동은 작년 2분기 대비 20% 감소할 수 있다”고 관측했다. 미 세인트루이스연방은행은 최근 보고서에서 현재 3%인 미국의 실업률이 32%까지 치솟고 4700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으로 내다봤다. 엇갈리는 것은 3분기 이후 전망이다. 루비니 교수는 “대공황 때보다 훨씬 심각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지난달 24일 야후파이낸스와의 인터뷰에서 “경제가 V자도, U자도, L자도 아니라 I자형으로 수직 낙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루비니 교수가 언급한 것은 경기순환 곡선의 형태다. V자는 즉각적인 반등, U자는 침체가 어느 정도 이어지다가 회복하는 경우, L자는 급격히 이뤄진 침체가 계속 이어지는 상황을 의미한다. 그는 “대공황(great depression)보다 더 큰 공황(greater depression)이 올 수 있다”며 “1~2개월에 걸친 완전봉쇄가 없다면 이번 사태가 폭발하고 말 것”이라고 말했다.
케네스 로고프 미 하버드대 교수도 루비니 교수와 비슷한 의견이다. 그는 금융전문지 배런스와의 인터뷰에서 “V자 반등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항공·호텔·금융 부문에 이르기까지 기업이 볼 지속적인 피해가 너무 크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마크 잔디 무디스애널리틱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경기 회복이 V나 U가 아닌, ‘나이키 로고 모양’을 닮았을 것으로 전망했다. 경기가 회복되는 데 시간이 꽤 필요하다는 뜻이다. 그는 “미국 경제는 올해 4분기에도 여전히 절룩거리는 상태일 것”이라고 말했다.
버냉키 전 의장은 완전히 다른 의견을 내놨다. 코로나19가 경제에 미치는 충격이 큰 것은 사실이지만 근본적으로 경제구조를 위협하는 요인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그는 지난달 25일 CNBC와의 인터뷰에서 “지금은 1930년대의 전형적인 경제 불황보다는 대형 눈폭풍 같은 자연재해에 가깝다”고 말했다. 경기 침체의 원인이 되는 코로나19 발병이 소강상태로 접어들면 Fed의 무제한 양적완화, 글로벌 공조 강화 등에 힘입어 경기가 빠르게 반등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전망이다.
제롬 파월 현 Fed 의장도 하반기에는 경제활동이 재개될 것으로 예상했다. 파월 의장은 “바이러스 확산을 통제하면 경제활동은 재개될 것”이라며 “반등은 가능한 한 강력하게 이뤄지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경제가 단기간 큰 충격을 받으리라는 것은 전문가들의 공통된 전망이다. 재닛 옐런 전 Fed 의장은 “올해 미국의 2분기 경제활동은 작년 2분기 대비 20% 감소할 수 있다”고 관측했다. 미 세인트루이스연방은행은 최근 보고서에서 현재 3%인 미국의 실업률이 32%까지 치솟고 4700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으로 내다봤다. 엇갈리는 것은 3분기 이후 전망이다. 루비니 교수는 “대공황 때보다 훨씬 심각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지난달 24일 야후파이낸스와의 인터뷰에서 “경제가 V자도, U자도, L자도 아니라 I자형으로 수직 낙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루비니 교수가 언급한 것은 경기순환 곡선의 형태다. V자는 즉각적인 반등, U자는 침체가 어느 정도 이어지다가 회복하는 경우, L자는 급격히 이뤄진 침체가 계속 이어지는 상황을 의미한다. 그는 “대공황(great depression)보다 더 큰 공황(greater depression)이 올 수 있다”며 “1~2개월에 걸친 완전봉쇄가 없다면 이번 사태가 폭발하고 말 것”이라고 말했다.
케네스 로고프 미 하버드대 교수도 루비니 교수와 비슷한 의견이다. 그는 금융전문지 배런스와의 인터뷰에서 “V자 반등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항공·호텔·금융 부문에 이르기까지 기업이 볼 지속적인 피해가 너무 크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마크 잔디 무디스애널리틱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경기 회복이 V나 U가 아닌, ‘나이키 로고 모양’을 닮았을 것으로 전망했다. 경기가 회복되는 데 시간이 꽤 필요하다는 뜻이다. 그는 “미국 경제는 올해 4분기에도 여전히 절룩거리는 상태일 것”이라고 말했다.
버냉키 전 의장은 완전히 다른 의견을 내놨다. 코로나19가 경제에 미치는 충격이 큰 것은 사실이지만 근본적으로 경제구조를 위협하는 요인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그는 지난달 25일 CNBC와의 인터뷰에서 “지금은 1930년대의 전형적인 경제 불황보다는 대형 눈폭풍 같은 자연재해에 가깝다”고 말했다. 경기 침체의 원인이 되는 코로나19 발병이 소강상태로 접어들면 Fed의 무제한 양적완화, 글로벌 공조 강화 등에 힘입어 경기가 빠르게 반등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전망이다.
제롬 파월 현 Fed 의장도 하반기에는 경제활동이 재개될 것으로 예상했다. 파월 의장은 “바이러스 확산을 통제하면 경제활동은 재개될 것”이라며 “반등은 가능한 한 강력하게 이뤄지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