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D-10] 비례정당 '2강 2중' 구도…'고공전' 표몰이 치열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시민당·열린민주 "文정부 성공 위해"…미래한국 "이번엔 둘째칸"
거대정당 쌍둥이 전략에 '꼼수' 지적…민생·정의·국민의당 "기득권 정치" 비판
열흘 앞으로 다가온 4·15 총선의 최대 관전 포인트 중 하나는 비례대표 정당들의 승부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으로 군소 정당들의 비례대표 의석 확보가 용이해지면서 무려 35개 정당이 비례대표 선거에 뛰어들었다.
4년 전 총선 당시 비례대표 선거에 참여한 정당은 21개였다.
특히 '지역구와 비례대표 의석 동시 확보'가 여의치 않다고 판단한 거대 정당들은 세간의 곱지 않은 시선을 뒤로 한 채 사상 처음으로 비례대표 전담 정당을 만들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더불어시민당,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의 미래한국당이 그것이다.
여기에 민생당과 정의당, 지역구 후보를 내지 않은 국민의당과 열린민주당 등이 가세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5일 현재 비례 정당의 경쟁구도는 '시민당과 미래한국당의 2강(强), 열린민주당과 정의당의 2중(中)'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2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천2명을 대상으로 비례대표 정당 투표 의향을 자체 조사(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한 결과, 미래한국당 23%, 시민당 21%, 정의당 11%, 열린민주당 10%, 국민의당 5%, 민생당 2% 등의 순이었다.
부동층은 25%였다.
한국갤럽은 민주당 지지층의 비례 정당 선택이 시민당(44%)과 함께 진보 성향인 열린민주당(19%), 정의당(12%)으로 분산됐다고 분석했다.
민주당으로선 비례대표 투표에서 시민당과 열린민주당의 표 분산을 우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열린민주당의 약진이 이어진다면 시민당을 통해 확보할 비례 의석은 줄 수밖에 없다.
일각에서는 열린민주당의 높은 득표율이 민주당에 결코 손해는 아니라는 시각도 있다.
'친문(친문재인) 적자 정당' 논쟁이 있지만, 뿌리를 같이하고 총선 후 합당 가능성도 점쳐지기 때문이다.
또한 민주당 지지층 일부가 정의당으로 이탈하는 흐름도 주목할 대목이다.
반면 통합당 지지층은 상대적으로 큰 변동 없이 미래한국당 지지로 이어지고 있는 모양새다.
거대 정당인 민주당과 통합당에 대한 '지역구 지지'가 고스란히 '비례대표 지지'로 이어질지, 민주당 지지층의 분산이 실제 이뤄질지, 20%가 넘는 부동층이 어디로 향할지 등에 따라 선거 결과는 달라질 전망이다. 일단 시민당과 미래한국당은 모(母)정당의 선거 구호, 상징색, 소품 등을 공유하며 표몰이에 나선 상태다.
시민당은 '문재인 정부와 함께 하는 더불어시민당', '코로나 극복! 문재인 정부 성공! 더불어시민당' 등 구호를 내세웠다.
구호에서부터 현 정부의 국정운영을 뒷받침할 여당과 '한 몸'임을 드러낸 것이다.
시민당의 당 로고도 서체부터 연두색과 파란색이 단계적으로 채색된 디자인까지 민주당과 똑같다.
시민당은 유세 버스 역시 디자인과 서체, 색상까지 민주당과 쌍둥이로 맞췄다.
'쌍둥이 유세 버스'에 새긴 '4월 15일' 글자 중 '1'(민주당 기호)과 '5'(시민당 기호)의 크기만 키워 기호 홍보라는 지적도 나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중지·시정 요구를 받기도 했다.
열린민주당은 창당 선언문에서 "문재인 정부의 성공, 민주 진영의 성공을 위해 누가 더 절실하고 필요한지 묻겠다"며 민주당 지지층을 겨냥했다.
특히 "김대중·노무현·문재인 정부의 숙원인 검찰개혁을 외쳤던 '조국 수호 검찰 개혁 촛불시민'과 함께 나서겠다"며 여권 내 강성 지지층을 염두에 둔 '친조국 프레임'도 들고 나섰다. 미래한국당 역시 사정은 다르지 않다.
미래한국당은 '비례는 무조건 두 번째 칸', '미래는 한국, 미래는 통합' 등 구호로 통합당의 형제정당임을 강조했다.
'기호 2번'인 통합당이 지역구 투표용지의 둘째 칸을 차지하고 '미래'라는 명칭이 겹치는 점을 어필한 것이다.
미래한국당 원유철 대표는 핑크 점퍼의 왼쪽 가슴에 '이번엔 둘째 칸입니다'라는 문구를 써넣기도 했다.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후보들은 통합당의 상징색인 핑크 점퍼를 입고 통합당의 선대위 회의에 함께 자리하고 있다.
미래한국당의 선거유세 원칙은 '(통합당과의) 따로 또 같이'다.
집권여당과 제1야당의 비례정당들이 이 같은 유세에 나선 것을 놓고 현행 선거법을 요리조리 피한 꼼수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
대표성과 비례성을 강화해 다양성을 꾀하려던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취지에 거대 양당이 정면으로 반하고 있기 때문이다. 민생당, 정의당, 국민의당은 이를 '기득권 양당 정치'라고 싸잡아 비판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정의당은 '원칙을 지킵니다.
당신을 지킵니다'라는 구호하에 "정의당은 정의당의 이름으로 승리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정의당은 논평에서 "미래통합당-미래한국당과 더불어민주당-더불어시민당은 노골적인 한 몸 선거운동을 이어가고 있다"며 "비정상이 정상인 것처럼 판치는 요즘 선거의 정상화를 촉구한다"고 비판했다.
국토 종주로 선거 유세 중인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지난 3일 화개장터에서 달리기를 시작하며 "이제는 유권자 여러분들이 속으시면 안 된다"며 기득권 정치 청산을 강조했다. /연합뉴스
거대정당 쌍둥이 전략에 '꼼수' 지적…민생·정의·국민의당 "기득권 정치" 비판
열흘 앞으로 다가온 4·15 총선의 최대 관전 포인트 중 하나는 비례대표 정당들의 승부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으로 군소 정당들의 비례대표 의석 확보가 용이해지면서 무려 35개 정당이 비례대표 선거에 뛰어들었다.
4년 전 총선 당시 비례대표 선거에 참여한 정당은 21개였다.
특히 '지역구와 비례대표 의석 동시 확보'가 여의치 않다고 판단한 거대 정당들은 세간의 곱지 않은 시선을 뒤로 한 채 사상 처음으로 비례대표 전담 정당을 만들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더불어시민당,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의 미래한국당이 그것이다.
여기에 민생당과 정의당, 지역구 후보를 내지 않은 국민의당과 열린민주당 등이 가세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5일 현재 비례 정당의 경쟁구도는 '시민당과 미래한국당의 2강(强), 열린민주당과 정의당의 2중(中)'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2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천2명을 대상으로 비례대표 정당 투표 의향을 자체 조사(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한 결과, 미래한국당 23%, 시민당 21%, 정의당 11%, 열린민주당 10%, 국민의당 5%, 민생당 2% 등의 순이었다.
부동층은 25%였다.
한국갤럽은 민주당 지지층의 비례 정당 선택이 시민당(44%)과 함께 진보 성향인 열린민주당(19%), 정의당(12%)으로 분산됐다고 분석했다.
민주당으로선 비례대표 투표에서 시민당과 열린민주당의 표 분산을 우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열린민주당의 약진이 이어진다면 시민당을 통해 확보할 비례 의석은 줄 수밖에 없다.
일각에서는 열린민주당의 높은 득표율이 민주당에 결코 손해는 아니라는 시각도 있다.
'친문(친문재인) 적자 정당' 논쟁이 있지만, 뿌리를 같이하고 총선 후 합당 가능성도 점쳐지기 때문이다.
또한 민주당 지지층 일부가 정의당으로 이탈하는 흐름도 주목할 대목이다.
반면 통합당 지지층은 상대적으로 큰 변동 없이 미래한국당 지지로 이어지고 있는 모양새다.
거대 정당인 민주당과 통합당에 대한 '지역구 지지'가 고스란히 '비례대표 지지'로 이어질지, 민주당 지지층의 분산이 실제 이뤄질지, 20%가 넘는 부동층이 어디로 향할지 등에 따라 선거 결과는 달라질 전망이다. 일단 시민당과 미래한국당은 모(母)정당의 선거 구호, 상징색, 소품 등을 공유하며 표몰이에 나선 상태다.
시민당은 '문재인 정부와 함께 하는 더불어시민당', '코로나 극복! 문재인 정부 성공! 더불어시민당' 등 구호를 내세웠다.
구호에서부터 현 정부의 국정운영을 뒷받침할 여당과 '한 몸'임을 드러낸 것이다.
시민당의 당 로고도 서체부터 연두색과 파란색이 단계적으로 채색된 디자인까지 민주당과 똑같다.
시민당은 유세 버스 역시 디자인과 서체, 색상까지 민주당과 쌍둥이로 맞췄다.
'쌍둥이 유세 버스'에 새긴 '4월 15일' 글자 중 '1'(민주당 기호)과 '5'(시민당 기호)의 크기만 키워 기호 홍보라는 지적도 나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중지·시정 요구를 받기도 했다.
열린민주당은 창당 선언문에서 "문재인 정부의 성공, 민주 진영의 성공을 위해 누가 더 절실하고 필요한지 묻겠다"며 민주당 지지층을 겨냥했다.
특히 "김대중·노무현·문재인 정부의 숙원인 검찰개혁을 외쳤던 '조국 수호 검찰 개혁 촛불시민'과 함께 나서겠다"며 여권 내 강성 지지층을 염두에 둔 '친조국 프레임'도 들고 나섰다. 미래한국당 역시 사정은 다르지 않다.
미래한국당은 '비례는 무조건 두 번째 칸', '미래는 한국, 미래는 통합' 등 구호로 통합당의 형제정당임을 강조했다.
'기호 2번'인 통합당이 지역구 투표용지의 둘째 칸을 차지하고 '미래'라는 명칭이 겹치는 점을 어필한 것이다.
미래한국당 원유철 대표는 핑크 점퍼의 왼쪽 가슴에 '이번엔 둘째 칸입니다'라는 문구를 써넣기도 했다.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후보들은 통합당의 상징색인 핑크 점퍼를 입고 통합당의 선대위 회의에 함께 자리하고 있다.
미래한국당의 선거유세 원칙은 '(통합당과의) 따로 또 같이'다.
집권여당과 제1야당의 비례정당들이 이 같은 유세에 나선 것을 놓고 현행 선거법을 요리조리 피한 꼼수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
대표성과 비례성을 강화해 다양성을 꾀하려던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취지에 거대 양당이 정면으로 반하고 있기 때문이다. 민생당, 정의당, 국민의당은 이를 '기득권 양당 정치'라고 싸잡아 비판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정의당은 '원칙을 지킵니다.
당신을 지킵니다'라는 구호하에 "정의당은 정의당의 이름으로 승리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정의당은 논평에서 "미래통합당-미래한국당과 더불어민주당-더불어시민당은 노골적인 한 몸 선거운동을 이어가고 있다"며 "비정상이 정상인 것처럼 판치는 요즘 선거의 정상화를 촉구한다"고 비판했다.
국토 종주로 선거 유세 중인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지난 3일 화개장터에서 달리기를 시작하며 "이제는 유권자 여러분들이 속으시면 안 된다"며 기득권 정치 청산을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