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선거운동 위축, 투표율 하락 가능성…"대응 잘했다" vs "경제 어쩌나"
20% 넘는 부동층 향배 주목…수도권 접전지 초긴장, '대세론'도 흔들리나
통합 단일화 논의 활발, 무소속 우세지역 고심…민주, 동대문·의정부 주목


열흘 앞으로 다가온 4·15 총선의 최대 변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다.

우리나라를 넘어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는 여야의 선거 전략은 물론 투표율에까지 영향을 미치면서 총선 판세를 뒤흔들 것으로 전망된다.

후보자들을 애태우는 부동층의 마음이 투표 당일 어디로 향할지 이번에도 주목된다.

경우에 따라선 초박빙 지역뿐 아니라 이미 승패가 굳어진 듯한 후보들의 희비마저 뒤집을 수 있다.

탈당한 무소속 후보의 득표력, 이를 염두에 둔 후보 단일화 추진 역시 주요 변수다.

단일화 성사 여부가 당락으로 직결될 가능성이 작지 않다.

단일화 시한은 사실상 하루 이틀 남았다.
[총선 D-10] 코로나·부동층·단일화…총선판 흔든다
◇ 총선 집어삼킨 코로나 사태…여야 득실은
이번 총선은 코로나19 사태가 판도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 총선'으로 불릴 정도다.

총선을 열흘 앞둔 5일 현재도 코로나19가 총선 이슈를 모두 빨아들이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야는 사태에 대한 대응, 그리고 이로 인해 초래된 경제 위기를 총선 어젠다의 중심으로 끌어들였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코로나19가 빨리 종식될수록 총선의 '승률'이 높아진다고 보고 정부의 방역 대책과 경제피해 완화를 지원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

당정 협의를 통해 필요한 정책을 신속히 내놓을 수 있는 집권여당의 이점을 극대화해 야당의 '정권 심판론'이 설 자리를 최대한 좁히겠다는 전략이다.

민주당 선대위 회의와 후보들의 유세 발언에선 '정부·여당이 힘을 합쳐 코로나19를 극복하겠다'는 메시지가 빠지지 않는다.

한걸음 나아가 야당과의 협력도 강조하고 있다.

이낙연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은 전날 유세에서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와 생각이 다르더라도 미워하지 않겠다"며 "우리는 협력해서 나라를 구해야 할 처지"라고 밝혔다.

특히 최근 세계 각국이 한국의 방역 성과에 주목하는 가운데 각종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표 집결로 이어지기를 기대하고 있다.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은 코로나19 방역은 정부의 '기본 책무'를 하는 것일 뿐, 이를 '치적'으로 삼는 게 어불성설이라는 주장으로 맞서고 있다.

그러면서 사태 초기 정부가 우왕좌왕했던 모습, '파안대소'나 '대구봉쇄'처럼 민심과 거리가 멀었던 언행, 중국에 대한 '저자세 외교' 등의 주장으로 코로나19 대응을 깎아내리고 있다.

이와 함께 코로나19 이후 불어닥친 '경제 코로나'가 더 심각한 사안이며, 경제 정책에서 실패를 거듭한 현 정권에 이를 해결할 능력이 없다는 구호를 내세웠다.

김종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은 지난 3일 인천 선대위 회의에서 "(경기가) 거지 같을 뿐만 아니라 '깡통을 찰 지경'에 도달하고 있다"며 '경제 심판론'을 폈다.

코로나19는 여야의 선거 프레임뿐 아니라 투표율과 선거운동 전반에 영향을 미치게 됐다.

당장 해외 거주 유권자들의 재외투표가 큰 차질을 빚는 등 투표율이 저조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다만 코로노19 대응책의 쟁점화로 각당 지지층이 결집, 투표율이 낮아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대면 접촉이 극도로 자제되는 분위기에서 역대 어느 선거보다 '조용한 분위기'로 치러지게 됐다.

아무래도 인지도가 높은 현역이나 '거물급'에 유리하고, 신인들은 불리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총선 D-10] 코로나·부동층·단일화…총선판 흔든다
◇ 부동층 여전히 20% 넘어…'숨은표' 얼마나 될까
어느 후보, 어느 당을 지지할지 정하지 못한 부동층의 향배는 이번 총선에서도 역시 막판 판세를 가르는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총선은 지난달 하순 후보등록 시점을 전후한 일부 여론조사에서 '무당층'이 40%에 육박할 정도로 파악될 정도로 부동층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총선 직전까지 부동층은 20%를 넘을 가능성이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2일까지 정당 지지율을 조사(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한 결과 한 달 전(31%)보다는 줄었지만, 부동층은 22%에 달했다.

선거가 가까워질수록 양당 구도가 견고해지는 전례에 비춰볼 때 이번 총선에서 부동층이 어느 쪽으로 쏠리는지, 두 당이 아닌 '제3지대'로 흐를지 각 당은 내부 판세분석을 통해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

명지대학교 신율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중도층의 향방이 이번 총선 승부에 굉장히 중요하다"며 "과거에는 중도층이 여당보다 야당에 기우는 경향을 보였는데, 이번에도 그런 현상이 나타날지 지켜볼 일"이라고 말했다.

비슷한 맥락에서 주목되는 게 이른바 '샤이 보수'다.

자신의 정치적 성향을 잘 드러내지 않는 보수 유권자들의 표심이 덜 반영되면서 각종 여론조사에서 민주당이 통합당에 앞서는 것으로 나타난다는 게 통합당의 주장이다.

통합당 이진복 총괄선대본부장은 샤이 보수층을 전체 유권자의 4∼8%로 추정하면서 "이들이 투표장에 나올 경우 오차범위 내 경합 지역은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 말하기도 했다.

샤이 보수의 규모가 실제로는 미미하다는 반론도 있다.

2018년 6·13 지방선거에서 자유한국당(통합당의 전신)은 민주당이 우세한 것으로 나오는 여론조사를 '샤이 보수론'으로 반박했고, 민주당에서도 샤이 보수가 10% 안팎에 이를 것으로 봤지만, 실제 투표함을 열자 결과는 민주당의 압승이었다는 것이다.

이근형 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은 지난달 30일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샤이 보수의) 크기 자체가 큰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총선 D-10] 코로나·부동층·단일화…총선판 흔든다
[총선 D-10] 코로나·부동층·단일화…총선판 흔든다
◇ 무소속 돌풍 불까…'단일화 시계'는 째깍째깍
무소속 후보들이 돌풍을 일으킬지, 열세에 놓인 후보들이 단일화로 뒤집기에 성공할지도 관심사다.

이번 총선은 2016년 국민의당처럼 강력한 제3당이 나타나지 않은 가운데 치러지면서 지역구 선거에서 팽팽한 양당 구도가 예상된다.

여기에 지각 변동을 일으킬 만한 요소가 무소속 후보들이다.

유력 정치인에 대한 '물갈이'가 대규모로 이뤄졌던 통합당에 상대적으로 크게 작용할 변수다.

'거물급 험지 차출'에 반발, 무소속 출마한 홍준표(대구 수성을)·김태호(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 후보와 컷오프에 불복해 탈당한 권성동(강원 강릉)·윤상현(인천 미추홀을) 후보가 대표적인 사례다.

이들은 탄탄한 인지도와 지역 기반을 토대로 통합당 공천을 받은 후보들을 위협하고 있다.

일례로 G1이 입소스에 의뢰해 지난달 28∼29일 강릉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501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민주당 김경수 후보가 30.7%이고, 통합당을 탈당한 무소속 권성동 후보와 최명희 후보가 26.1%와 19.6%, 통합당 홍윤식 후보가 13.3%다.

민주당은 서울 동대문을이 변수다.

이 지역에서 컷오프된 민병두 후보가 무소속 출마하면서 민주당 장경태 후보, 통합당 이혜훈 후보와의 3파전이 예상된다.

입소스가 SBS 의뢰로 지난달 28∼30일 동대문을 선거구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각 후보 지지도는 장경태 31.3%, 이혜훈 28.3%, 민병두 24.8%였다.

문희상 국회의장의 아들 문석균 후보도 민주당을 탈당, 경기 의정부갑에 무소속 출마하면서 민주당 오영환 후보에게 갈 표 일부를 가져갈 것으로 보인다.

통합당에선 열세인 지역구 후보자들이 무소속 후보자들과 단일화로 뒤집기를 시도하는 움직임이다.

서울 구로을(통합당 김용태, 무소속 강요식), 인천 서구을(통합당 박종진, 무소속 이행숙) 등이 대표적이다.

단일화는 투표용지 인쇄가 시작되는 오는 6일까지 이뤄지지 않으면 효과가 반감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