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V자 반등 기대는 비합리적…'동학개미'들 안전불감증 걱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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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 인터뷰 - 이지혜 자산관리 핀테크 업체 AIM 대표
코로나 위기 재무재표에 반영 땐
엄청난 어닝 쇼크 몰려올 것
최저점서 다시 회복되기까지
300일~500일 가량 걸려
금·국고채 등 안전자산 비중
최소 70%까지 높여야 할 때
코로나 위기 재무재표에 반영 땐
엄청난 어닝 쇼크 몰려올 것
최저점서 다시 회복되기까지
300일~500일 가량 걸려
금·국고채 등 안전자산 비중
최소 70%까지 높여야 할 때
!["증시 V자 반등 기대는 비합리적…'동학개미'들 안전불감증 걱정된다"](https://img.hankyung.com/photo/202004/AA.22250651.1.jpg)
자산관리 핀테크업체인 AIM(에임)의 이지혜 대표(사진)는 5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동학개미운동’으로 불리는 국내 증시 개인투자자 매수세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미국의 퀀트(계량분석) 기반 자산운용사인 아카디안 출신으로 상장지수펀드(ETF) 기반 투자자문 서비스인 에임을 2017년 출시했다. 세계 각종 자산과 지수를 추종하는 ETF를 ‘잘 담는 것’만으로 리스크를 최소화하면서 연 7~8%의 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는 점을 내세웠다. 에임은 30~40대 중·고소득 직장인의 입소문을 타고 최근 회원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 관리 자산은 약 2000억원으로 최근 3개월 새 두 배로 불었다.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개인투자자들의 대량 매수 움직임에 우려를 나타냈다. 빚을 내 주식에 투자하고, 인버스(역방향) 베팅하는 사례가 늘었다. 외국계 자금의 매도세를 개인이 모조리 받아내며 증시를 끌어올리는 이례적인 상황이 벌어졌다. 이 대표는 “개인투자자 다수가 증시가 ‘V자’로 회복될 것이라는 비정상적 사고에 빠져 있다”고 진단했다.
개인투자자들이 예상하는 ‘저점’이 지금인지가 불분명하다는 게 이 대표의 지적이다. 그는 “코로나19로 인한 실물 위기가 아직 기업 재무제표에 반영되기도 전”이라며 “증시가 얼마나 떨어질지, ‘U자’ 회복을 할지 ‘L자’로 초장기 불황 국면으로 접어들지 아무도 알 수 없다”고 했다.
개인투자자의 매수 일변도를 ‘안전불감증’에도 비유했다. 이 대표는 “코로나19 확산세가 최고점을 찍은 뒤에도 다시 ‘세컨드 피크’가 올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전망이 나오는 것처럼, 엄청난 어닝 쇼크가 증시에 반영될 수 있다”고 했다. 이 대표는 “빚까지 내 투자한 일부 개인투자자는 마진콜(증거금 추가 납입 통지)에 응하기 힘들고, 눈물을 머금고 손절매하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 대표는 “현재 리스크프리미엄(무위험 자산 대비 초과 수익률)은 2008년 최악의 금융위기 시점의 절반가량”이라며 “아직 역사상 기록된 ‘최악의 상황’은 오지 않았다고 보는 게 옳다”고 했다. 물론 ‘버티면’ 승자가 될 가능성도 있다. 이 대표는 “우량주에 장기 투자하는 관점은 언제나 옳다”며 “그런데 왜 하필 지금인지, 개인투자자 대부분이 합리적이고 계량적인 이유를 갖고 있지 못하다”고 했다.
그는 ‘장기적 관점의 지키는 자산관리’를 강조했다. “금과 국고채 등 안전자산 비중을 최소 70%까지 높여야 할 때”라고 했다. 주식 등 위험자산 비중을 현저히 낮추고, 달러화 자산도 마련해두는 게 세계적인 ‘스마트 머니’의 코로나19 대응 방식이라는 설명이다. 자산 배분만으로도 위기를 버팀과 동시에, 경기 회복기에는 연 7~8%의 안정적 수익률을 거둘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대표는 투자자들에게 “증시가 조만간 회복할 것이라는 희망적 사고만큼 엄청난 실망이 올 것에 대비한 감정적, 물질적(재무상태) 준비가 돼있는지 되돌아보라”고 조언했다.
그는 “위험 자산 비중을 높이는 건 회복세가 시작된 뒤에도 늦지 않다”며 “자본시장의 과거를 돌이켜보면 최저점에서 다시 회복되기까지는 ‘최소 300일, 최대 500일’이 걸렸다”고 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