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선도전 심상정 vs 정치신인 문명순·이경환 '3파전'
“강력한 집권 여당의 힘으로 지역을 발전시키겠다.”(문명순 더불어민주당 후보) “고양갑 선거는 ‘낡음’과 ‘새로움’의 싸움…경제 무능 바꿀 것.”(이경환 미래통합당 후보) “실력 있고 검증된 후보 심상정이 지역 개발을 이끌겠다.”(심상정 정의당 후보)

경기 고양갑은 진보진영 대표 대권주자 심상정 정의당 후보가 수성에 나서고 거대 양당 후보들이 도전하는 흔치 않은 구도의 수도권 격전지 중 하나다. 문명순 민주당 후보와 이경환 통합당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 심 후보를 누르고 국회 첫 입성을 노리고 있다.

지역 숙원사업 교통…누가 해결할까

고양갑 선거구는 인근 지역과의 상대적인 박탈감을 호소하는 주민이 많고 개발에 대한 갈증이 강하다. 고양시에서도 일산을 제외한 원도심 지역으로, 원당 그린벨트 지역 등이 이곳에 속해 있기 때문이다. 세 후보는 모두 지역의 시급한 해결 과제로 교통을 꼽았다.

문 후보는 “교통은 인권인데, 고양갑은 교통의 사각지대로 그동안 방치됐다”며 “교외선을 복원해 복선 전철화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심 후보를 겨냥해 “이번 선거는 말꾼 대 일꾼의 대결”이라며 “구슬이 서 말이어도 꿰어야 보배이듯 청와대와 고양시, 경기도를 엮을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 후보는 지역 숙원인 교외선 복원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론을 들고나왔다. 그는 “저는 교외선 복원 사업이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할 수 있도록 경기도를 남북으로 분리해 경기북부청을 우리 지역에 유치하는 공약을 냈다”고 설명했다. 그는 “도청이 들어서고 종합적인 개발이 시작되면 교외선 복원 사업이 예타를 통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4선에 도전하는 심 후보는 “심상정이 시작한 덕양의 변화를 반드시 마무리짓겠다”며 기존 사업들의 지속적인 추진을 약속했다. 심 후보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착공과 고양선 확정 등을 자신의 성과로 들며 오랜 기간이 소요되는 교통 개발 사업을 끝까지 마무리할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민·정 대결 구도…단일화 관심

선거운동이 중반으로 접어들면서 심 후보와 문 후보 간 ‘초박빙’ 경합이 펼쳐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고양갑 지역구는 앞선 다섯 번의 선거 중 한 번을 제외하곤 진보진영이 승리했다. 2003년 재선거와 2004년 17대 총선에서는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당선시키기도 했다.

최근 고양갑 지역에서 시행된 여론조사 추이를 보면 3월 초 진보진영 표가 나뉘면서 이 후보와 문 후보에게 뒤졌던 심 후보가 1위로 치고 올라왔다.

지난달 29~30일 KBS의 의뢰로 한국리서치가 시행한 여론조사(500명 대상,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4.4%)에서 심 후보가 34.5%로 1위에 올랐고 문 후보(33.5%)가 뒤를 바짝 쫓았다. 이 후보는 20.7%를 기록했다. 통합당에 지역구를 빼앗길 수 있다는 위기감에 진보진영의 세 결집이 시작된 것으로 풀이된다. 지역에서 만난 30대 김모씨는 “고양갑이 통합당에 넘어가는 것은 볼 수 없다”며 “조금이라도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후보에게 투표할 것”이라고 했다.

이 후보의 선전 여하에 따라선 민주당과 정의당 후보의 단일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이들 후보 간 단일화 논의는 오가지 않고 있다. 문 후보는 일찌감치 “후보 단일화는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집권여당 후보이기 때문에 지더라도 3파전으로 끝까지 완주하겠다”고 했다.

김소현/김우섭/한경닷컴=김명일 기자 alp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