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메디컬 이끄는 삼두마차…세계 최다 임상·혁신 별동부대·AI 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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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임팩트…새로운 질서가 온다
(1) K메디컬 날개 단다
美 메이오클리닉·유엔도 러브콜
美·英서도 의료기술 배우러 방문
(1) K메디컬 날개 단다
美 메이오클리닉·유엔도 러브콜
美·英서도 의료기술 배우러 방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응급센터 건물을 용도별로 나눈 것은 상당히 혁신적인 관리 시스템이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진단시스템을 개발한 것도 인상적이다.”
세계 1위 병원으로 꼽히는 미국 메이오클리닉의 마크 라슨 메디컬디렉터가 지난달 말 명지병원과의 웨비나(웹세미나)에 참여한 뒤 내린 평가다. 이왕준 명지병원 이사장은 전 세계에 있는 메이오클리닉 네트워크 병원 40곳이 참여한 웨비나에 첫 발표자로 나서 한국의 코로나19 대응 상황을 소개했다. 앞서 유엔도 이 병원에 긴급 요청해 세계 재난담당 전문가 등을 대상으로 한 웨비나를 열었다. 이 이사장은 “국내 코로나19 대응전략 등에 대한 각국의 관심이 지대하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다”고 했다.
국내 의료기관의 코로나19 대응에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미국 유럽 등 대다수 국가와 달리 국경을 닫지 않은 채로 2% 미만 치사율을 유지하고 있어서다. 전문가들은 “국내 의료기관의 감염병 대처 경험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감염병 대응 경험이 새 시장 연다”
서울대병원은 최근 포스트 코로나19 시대를 대비하기 위한 대응팀을 꾸렸다. 정승용 진료부원장을 주축으로 다양한 아이디어를 수집하고 있는데, 이 중에는 ‘감염병 대응역량 인증제도’를 마련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외국인 환자 유치 의료기관의 표준인증으로 자리잡은 국제의료기관인증(JCI)처럼 감염병 대응역량을 갖춘 의료기관을 인증하는 제도를 만들자는 것이다. 박경우 서울대병원 의료혁신실장은 “다양한 아이디어 중 하나”라며 “감염병 상황에서 병상을 어떻게 운용할지, 동선을 분리하는 지침이 있는지 등은 감염병 대응 준비가 잘 됐는지를 파악하는 지표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삼성서울병원은 국내 첫 환자가 나온 직후인 1월 24일 입원 환자 면회를 금지했다. 서울대병원은 2월 초 국내 대학병원 중 가장 먼저 출입구 통제를 시작했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를 겪은 뒤 마련한 병원 내부 감염병 대응 매뉴얼이 작동했기 때문이다. 권용진 서울대병원 중동지사장은 “한국보다 취약한 해외 국가에 인증 시스템을 구축하고 감염병 대응 응급실 설계 모델을 수출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했다.
병원이 구축한 비대면 서비스와 감염 관리 매뉴얼을 기업 및 공공기관 등에 전수하는 컨설팅산업이 커질 가능성도 작지 않다. 감염병 대응 역량이 기업들의 위기대응 능력을 가늠하는 지표가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韓 의료·진단기술 산업 뜬다
코로나19는 한국의 질병 진단 역량을 세계에 알린 계기가 됐다. 유럽 남미 아프리카 등 진단 역량이 부족한 나라는 정부가 나서 한국 기업에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 한국보다 먼저 코로나19가 시작된 중국의 진단기기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평가가 잇따르면서 한국의 진단기업들은 더 귀한 몸이 됐다.
국내 진단시장은 의료기관의 임상 경쟁력이 높아지면서 급성장했다는 평가다. 서울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임상시험이 이뤄지는 도시다. 대규모 임상시험을 할 수 있는 2000병상 규모 대형 대학병원이 한 도시에 밀집한 곳은 드물다. 국내 의료기관의 수준 높은 질 관리역량도 경쟁력을 높였다. 의약품 임상시험이 잘 이뤄지려면 환자 검체를 분석하고 약효를 평가하는 진단역량이 뒷받침돼야 한다.
국내 의료진의 수술 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개발도상국은 물론 미국 영국 등 선진국에선 매년 1000여 명의 의료진이 서울아산병원, 서울대병원 등에서 기술을 배우기 위해 한국을 찾는다. 코로나19 사태로 주목받은 감염병 관리 시스템과 한국 의료기술 연수 프로그램을 결합하면 병원 수출 모델이 늘어날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제약산업도 재편, 틈새시장 공략해야
코로나19는 제약·바이오 분야에서 다양한 틈새시장을 조성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제약업계는 제네릭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세계 최대 제네릭 의약품 생산국인 인도에서도 코로나19 유행이 시작됐다는 이유에서다. 국제제네릭·바이오시밀러의약품협회(IGBA)에 따르면 세계 백신·항레트로바이러스 의약품 시장의 60% 이상을 인도산 제품이 차지한다. 유니세프 연간 공급량의 30%, 유엔 의약품 구매의 60~80%를 인도에서 공급한다. 권 지사장은 “인도에서 코로나19가 본격화되면 제네릭 품질관리부문에서 세계적 수준인 한국으로 관심이 집중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정부가 하루빨리 코로나 관련 산업 육성법을 마련해 대응력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세계 1위 병원으로 꼽히는 미국 메이오클리닉의 마크 라슨 메디컬디렉터가 지난달 말 명지병원과의 웨비나(웹세미나)에 참여한 뒤 내린 평가다. 이왕준 명지병원 이사장은 전 세계에 있는 메이오클리닉 네트워크 병원 40곳이 참여한 웨비나에 첫 발표자로 나서 한국의 코로나19 대응 상황을 소개했다. 앞서 유엔도 이 병원에 긴급 요청해 세계 재난담당 전문가 등을 대상으로 한 웨비나를 열었다. 이 이사장은 “국내 코로나19 대응전략 등에 대한 각국의 관심이 지대하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다”고 했다.
국내 의료기관의 코로나19 대응에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미국 유럽 등 대다수 국가와 달리 국경을 닫지 않은 채로 2% 미만 치사율을 유지하고 있어서다. 전문가들은 “국내 의료기관의 감염병 대처 경험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감염병 대응 경험이 새 시장 연다”
서울대병원은 최근 포스트 코로나19 시대를 대비하기 위한 대응팀을 꾸렸다. 정승용 진료부원장을 주축으로 다양한 아이디어를 수집하고 있는데, 이 중에는 ‘감염병 대응역량 인증제도’를 마련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외국인 환자 유치 의료기관의 표준인증으로 자리잡은 국제의료기관인증(JCI)처럼 감염병 대응역량을 갖춘 의료기관을 인증하는 제도를 만들자는 것이다. 박경우 서울대병원 의료혁신실장은 “다양한 아이디어 중 하나”라며 “감염병 상황에서 병상을 어떻게 운용할지, 동선을 분리하는 지침이 있는지 등은 감염병 대응 준비가 잘 됐는지를 파악하는 지표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삼성서울병원은 국내 첫 환자가 나온 직후인 1월 24일 입원 환자 면회를 금지했다. 서울대병원은 2월 초 국내 대학병원 중 가장 먼저 출입구 통제를 시작했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를 겪은 뒤 마련한 병원 내부 감염병 대응 매뉴얼이 작동했기 때문이다. 권용진 서울대병원 중동지사장은 “한국보다 취약한 해외 국가에 인증 시스템을 구축하고 감염병 대응 응급실 설계 모델을 수출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했다.
병원이 구축한 비대면 서비스와 감염 관리 매뉴얼을 기업 및 공공기관 등에 전수하는 컨설팅산업이 커질 가능성도 작지 않다. 감염병 대응 역량이 기업들의 위기대응 능력을 가늠하는 지표가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韓 의료·진단기술 산업 뜬다
코로나19는 한국의 질병 진단 역량을 세계에 알린 계기가 됐다. 유럽 남미 아프리카 등 진단 역량이 부족한 나라는 정부가 나서 한국 기업에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 한국보다 먼저 코로나19가 시작된 중국의 진단기기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평가가 잇따르면서 한국의 진단기업들은 더 귀한 몸이 됐다.
국내 진단시장은 의료기관의 임상 경쟁력이 높아지면서 급성장했다는 평가다. 서울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임상시험이 이뤄지는 도시다. 대규모 임상시험을 할 수 있는 2000병상 규모 대형 대학병원이 한 도시에 밀집한 곳은 드물다. 국내 의료기관의 수준 높은 질 관리역량도 경쟁력을 높였다. 의약품 임상시험이 잘 이뤄지려면 환자 검체를 분석하고 약효를 평가하는 진단역량이 뒷받침돼야 한다.
국내 의료진의 수술 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개발도상국은 물론 미국 영국 등 선진국에선 매년 1000여 명의 의료진이 서울아산병원, 서울대병원 등에서 기술을 배우기 위해 한국을 찾는다. 코로나19 사태로 주목받은 감염병 관리 시스템과 한국 의료기술 연수 프로그램을 결합하면 병원 수출 모델이 늘어날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제약산업도 재편, 틈새시장 공략해야
코로나19는 제약·바이오 분야에서 다양한 틈새시장을 조성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제약업계는 제네릭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세계 최대 제네릭 의약품 생산국인 인도에서도 코로나19 유행이 시작됐다는 이유에서다. 국제제네릭·바이오시밀러의약품협회(IGBA)에 따르면 세계 백신·항레트로바이러스 의약품 시장의 60% 이상을 인도산 제품이 차지한다. 유니세프 연간 공급량의 30%, 유엔 의약품 구매의 60~80%를 인도에서 공급한다. 권 지사장은 “인도에서 코로나19가 본격화되면 제네릭 품질관리부문에서 세계적 수준인 한국으로 관심이 집중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정부가 하루빨리 코로나 관련 산업 육성법을 마련해 대응력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