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 환자 중심 의료혁명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기존 병원은 환자가 의사를 찾아가 치료받는 형태다. 감염병에 노출되지 않으려고 병원 방문을 줄이는 환자가 늘면 다양한 형태의 건강관리 서비스가 나올 수 있다고 의료계에서는 전망했다.

국내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된 지난달 의료기관 입원 환자는 26% 정도 줄었다. 건강보험 관련 국내 의료기관 매출이 한 해 78조원인 것을 고려하면 1조7000억원 시장이 사라졌다는 의미다.

개인 맞춤형 홈트레이닝, 건강컨설팅 등 병원 밖 건강관리서비스 시장은 더욱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질환 예방 서비스도 마찬가지다. 미세먼지 경보 등을 활용해 천식 등 알레르기 질환자에게 맞춤형 건강 팁을 제공하는 서비스 등이다. 그동안 병원과 제약회사가 중심에 섰던 질병 관련 시장은 보험, 식품, 헬스트레이닝업체 등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의료는 대표적인 노동집약 산업이다. 환자 치료는 물론 병원 내 청소 등 대부분 업무를 사람이 담당하기 때문이다. 의료계에서는 이런 업무 중 상당수가 비대면 방식으로 바뀔 것으로 내다봤다. 일부 병원은 매일 의사들이 모여 환자 사례를 공유하는 콘퍼런스를 온라인 화상회의로 바꾸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박경우 서울대병원 의료혁신실장은 “LG전자와 논의해 병원 청소로봇을 들여놓는 등 로봇처리자동화(RPA) 시스템 도입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