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택근무를 도와주는 ‘홈오피스(home+office)’ 관련 제품의 매출이 급증하고 있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원격근무를 도입하는 기업이 늘어나면서다.

위메프는 지난달 12일부터 이달 1일까지 웹캠 판매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배 늘었다고 6일 밝혔다. 온라인 강의 촬영에 필요한 캠코더, 삼각대, 방송용 마이크 등의 판매 증가율은 각각 796%, 699%, 68% 등이었다. 이 기간 노트북 판매는 44%, 태블릿PC는 40%, 모니터는 53% 늘었다. 위메프는 “2월 말부터 기업들이 재택근무 인원을 늘리고 비대면 채용을 확대했다”며 “여기에 학원들이 온라인 강의를 시작하고 각급 학교도 온라인 개학을 예고하면서 관련 정보기술(IT) 기기 매출이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이베이코리아 집계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났다. 올 1분기 노트북 판매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1% 늘었다. 모니터는 12% 증가했으며, 웹캠은 53%, 마우스는 64% 늘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지난달 국내시장에서 노트북과 태블릿PC 등의 판매가 10% 정도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말했다.

홈오피스 관련 소프트웨어 시장도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됐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는 글로벌 협업 소프트웨어 시장 규모가 지난해 114억8400만달러(약 14조1609억원)에서 2023년 135억8200만달러(약 16조7506억원)까지 커질 것으로 분석했다. 이런 전망도 코로나19가 확산되기 전에 예측한 것이다. 관련 시장은 이전의 예상보다 몇 배는 더 커질 것이란 게 IT업계의 분석이다.

이에 따라 네이버, 카카오, NHN, 삼성SDS, 알서포트, 이스트소프트,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등 국내외 IT 기업들이 대부분 관련 제품을 내놓고 있다. 최근에는 관련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면서 고객사를 유인하고 있다. 재택근무의 확산을 예상하고 관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다.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홀로그램 등 첨단 IT도 재택근무에 활용될 전망이다. 김정민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연구원은 “VR 기기 등으로 멀리 있는 동료가 바로 옆에 있는 듯한 근무 환경을 갖추는 것도 조만간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올해 25억원을 투자해 AR, VR, 홀로그램 등을 활용한 가상회의·강의 시스템 기술 개발을 지원할 예정이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