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美·러·사우디, 3각 감산 방정식은 풀릴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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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슬프고 힘든 한 주가 될 것이다."
미 백악관 코로나바이러스 태스크포스의 제롬 애덤스 공중보건서비스단(PHSCC) 단장이 5일 폭스뉴스에서 한 말입니다. 이번 주 사망자가 일본의 진주만 공격이나, 9·11 사태와 맞먹을 수 있다는 경고입니다.
코로나바이러스가 이처럼 정점의 신호없이 확산된다면 뉴욕 증시의 회복 희망도 점점 옅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혹시 오는 9일 열리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주요산유국의 감산 관련 회의가 투자자들에게 희망을 던져줄 수 있을까요?
미 증시가 휴장하는 10일 성금요일(Good Friday)를 앞두고 열리는 이 회의의 관건은 미국의 참여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과연 동참할까요. 어떤 방법으로 참여할 수 있을까요.
한경 TV와의 인터뷰 내용을 정리했습니다.
질문1>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30만명을 넘어서면서..최대 고비가 될 거란 전망이 나옵니다. 현재 상황은 어떤가요?
미국의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상황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5일 오후까지 확진자는 33만1000명, 사망자는 9458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지난 24시간 동안 확진자는 2만3000명, 사망자는 1300명 이상 늘어난 겁니다.
이런 놀랄만한 증가속도는 앞으로 2주 이상 지속될 수 있습니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은 "아마 이번 주와 다음 주가 가장 힘든 주가 될 것이고, 유감스럽게도 많은 사망자가 생길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사망자는 주 초 1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보이는 데요. 문제는 이게 전부가 아니라는 겁니다.
뉴욕타임스는 미국의 기초 지방자체단체인 카운티(군, 시)에서 코로나바이러스 증상으로 집에서 머물다 죽은 수많은 이들이 테스트를 받지 못하거나, 않은 채 그대로 묻히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한 사례로 버지니아주에서는 세 명의 코로나 증상자 장례식이 치뤄졌는데, 이중 한 명만이 확진자로 분류됐다고 합니다.
뉴욕타임스는 이런 이들이 수도 없다며, 현재 공식 사망자는 9000여명이지만실제는 두 배가 넘는 2만명 수준으로 추정했습니다.
하나 희망적 소식은 '24시간 기준' 뉴욕주의 신규 사망자 규모가 이날 처음 감소한 겁니다. 전날 하루 630명이 죽었는데, 이날은 594명으로 집계됐습니다. 다만 앤드루 쿠오모 주지사는 일시적 현상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아직 섣불리 희망을 가질 때가 아니란 얘기였습니다.
문제는 미국의 영토가 워낙 넓은 탓에 뉴욕에서 확산세가 잡힌다해도 다른 지역에서 들불처럼 번지는 곳이 나온다는 겁니다. 뉴욕 옆 뉴저지주에선 어제 하루 확진자가 3482명이 증가해 3만7505명이 됐습니다. 뉴올리언스가 있는 루이지애나주의 확진자도 순식간에 1만2000여명을 넘었습니다.
이런 현상은 이달 말로 예정된 봉쇄가 더 길어질 수 있다는 뜻입니다. 경제활동이 중단되면서 기업들과 자영업자들은 파산으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지난 주 금요일 화제가 됐던 뉴스가 있습니다. 워런 버핏의 버크셔해서웨이가 항공주를 대거 손절매한 겁니다. 델타, 유나이티드, 아메리칸, 사우스웨스트 등 미국 4대 항공사 주식을 모두 보유해온 버크셔는 지난 3일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낸 보고서에서 이달 1~2일 델타 주식 1300만주, 3억1400만달러 규모와 사우스웨스트 230만주, 7400만달러 규모를 매도했다고 신고했습니다. 기존에 델타 지분 11.1%, 사우스웨스트 10.4%를 갖고 있던 버크셔는 각각 지분율을 10% 미만으로 낮췄습니다.
이 뉴스가 주목받은 건 버핏이 3주 전 야후파이낸스와의 인터뷰에서 "항공주를 팔지 않겠다"고 말한 때문입니다. 사업이 안정적이고 배당이 좋다는 이유였습니다.
이런 갑작스런 손절매는 예상치못한 코로나바이러스 여파로 항공산업이 몇 년 내 회복하기 힘든 타격을 입은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됩니다.
현재 미국의 항공기 승객은 작년동기의 5% 수준으로 감소했습니다. 델타항공의 에드 바스티안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금요일 "2분기 매출이 90% 감소할 것이다. 매일 현금 6000만달러를 태우고 있지만 아직도 바닥은 아니다"라고 밝혔습니다.
현금이 바닥난 미 항공사들은 지난주 일제히 정부의 구제금융을 신청했는데요. 미 행정부는 그 댓가로 주식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신주를 발행하면 지분 희석뿐 아니라 정부의 경영권 간섭도 본격화될 수 있습니다. 또 이번 구제금융은 다 상환하고 나서 1년 뒤까지 자사주매입과 배당이 금지됩니다. 앞으로 몇 년간 배당을 받기 어렵다는 뜻이지요. 이처럼 코로나 확산이 이어지고 미 경제의 봉쇄 기간이 길어지면, 경기 및 기업 실적 회복에도 예상보다 훨씬 긴 시간이 소요될 수 있습니다.
모건스탠리는 미 경제가 코로나 확산 이전으로 수준으로 회복되려면 2021년 말은 되어야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미국 기업들의 이익이 2023년은 되어야 코로나바이러스 이전 수준으로 회복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질문2> 이번 주 산유국들의 감산회의가 잡혔죠, 현지 전망들은 어떻게 나오고 있나요?
지난 2일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으로 시작된 감산 논의는 지난 주 러시아와 사우디의 또 한 차례의 다툼 등 우여곡절울 겪었습니다. 그 와중에서도 어쨌든 OPEC+와 캐나다 등이 참여하는 긴급회의가 오는 9일로 잡혔습니다.
유가전쟁을 시작한 러시아와 사우디도 감산을 원하는 건 맞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들이 원하는 전제 조건이 있습니다. 바로 미국의 동참입니다. 지난 10년간 세계 원유시장을 보면 산유량이 급증한 곳은 미국 뿐 입니다. 미국의 셰일오일 증산으로 폭락하는 유가를 사우디와 러시아가 감산을 해 겨우 유지해온 형국입니다. 이런 감산 과정에서 묻혀있던 갈등이 이번에 터졌던 것이고, 이에 따라 양국은 미국이 동참할 때만 감산할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오늘은 이라크의 사메르 알갑반 석유장관도 감산 합의가 새롭게 성사된다면 미국 캐나다 노르웨이 등도 동참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현재 캐나다 노르웨이 멕시코 등은 어떤 형태로든 참여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저유가가 자국의 석유산업을 궤멸시킬 만큼 떨어진 상황이니까요.
하지만 미국의 상황은 다릅니다. 주요 산유국은 대부분 석유산업을 국유화하고 있습니다. 국가 주도로 감산을 할 수 있는 것이죠.
미국은 다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금요일 밝혔듯 자유시장 경제입니다. 석유산업도 민영화되어 있습니다. 국유지에 있는 유정에만 제한적 영향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석유업계에서 민간 자율로 합의할 수 있지만, OPEC이 이를 믿지 않을뿐 아니라 미국 내에서는 반독점법(담합)으로 걸릴 수 있습니다.
또 셰브론, 엑슨모빌 등 메이저들은 감산과 국가개입을 반대하고 있습니다. 작은 셰일업체들이 어려워지면 싼 값에 M&A를 통해 몸집을 불리겠다는 속셈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일 당근 대신 채찍을 언급했습니다. “수입 원유에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말한 것이죠. 하지만 이는 효과적 방법이 아니라는 게 월가 분석입니다.
반덤핑 관세는 수출가가 원가보다 낮아야하는데, 사우디는 원가가 배럴당 3~8달러로 수출가보다 훨씬 낮습니다. 또 미국의 사우디, 러시아로부터의 원유 수입량은 작년 수입량의 각각 6%에 불과합니다. 대부분은 캐나다 등에서 왔습니다.
이는 협상 과정이 쉽지 않을 것이란 뜻입니다.
게다가 큰 틀에서 감산에 합의한다해도 사우디 등 각국이 4월부터 대폭 증산한 상황에서 감산의 기준을 어디에 둘 것인지, 또 이미 지난 달부터 폐쇄된 유정은 포함할 것인지, 감산 기간은 얼마나 할 것인지 등 기술적 문제도 산적해 있습니다. 물론 각국의 상황이 급박한 만큼 극적으로 합의할 가능성도 얼마든 있습니다. 하지만 9일 협상이 깨진다면(혹은 합의해도 감산량이 코로나로 인한 수요 감소량에 턱없이 못미치는 하루 1000만배럴 이하라면) 유가가 몇 주내로 배럴당 10달러 아래로 떨어질 수 있다는 우울한 전망도 있습니다.
질문3> 이번 주 미국 증시는 어떤 움직임을 보일지요. 이번 주 눈여겨봐야할 이벤트를 종합해서 말씀해주시죠.
뉴욕 증시는 역시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상황에 휘둘릴 수 밖에 없습니다. 확산이 지속된다면 변동성은 클 것입니다. 만약 확산세에 정점 신호가 잡히거나, 백신이나 치료제에 획기적 성과가 나타난다면 급반등할 수도 있습니다. 이번 주에도 가장 주목되는 건 9일 발표될 주간 실업급여 청구건수입니다. 지난주 청구자 수는 역대 최다인 664만8000명으로 전주(330만명) 기록을 두 배 이상 웃돌았습니다.
이번 주에도 400~700만명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8일에는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이 공개됩니다. 지난달 15일 제로 금리와 양적완화 재개를 결정했던 회의입니다.
9일엔 3월 생산자물가지수, 10일 소비자물가지수가 발표됩니다.
워낙 소비가 급격히 감소하는 상황이어서 이들 물가가 대폭 낮게 나온다면 디플레이션 우려가 불거질 수 있습니다. 현재 시장에서는 생산자물가는 -0.6%, 소비자물가는 -0.3%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번 주 1분기 실적발표가 시작됩니다. 시장정보업체 리피니티브에 따르면 전년동기보다 5.5% 감소한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만 투자자들은 실적보다 향후 전망, 배당 정책 등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여파가 일부만 반영된 1분기 실적은 별 의미는 없다는 분석입니다.
10일은 부활절 전의 성금요일(Good Friday)로 미 증시가 휴장합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미 백악관 코로나바이러스 태스크포스의 제롬 애덤스 공중보건서비스단(PHSCC) 단장이 5일 폭스뉴스에서 한 말입니다. 이번 주 사망자가 일본의 진주만 공격이나, 9·11 사태와 맞먹을 수 있다는 경고입니다.
코로나바이러스가 이처럼 정점의 신호없이 확산된다면 뉴욕 증시의 회복 희망도 점점 옅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혹시 오는 9일 열리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주요산유국의 감산 관련 회의가 투자자들에게 희망을 던져줄 수 있을까요?
미 증시가 휴장하는 10일 성금요일(Good Friday)를 앞두고 열리는 이 회의의 관건은 미국의 참여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과연 동참할까요. 어떤 방법으로 참여할 수 있을까요.
한경 TV와의 인터뷰 내용을 정리했습니다.
질문1>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30만명을 넘어서면서..최대 고비가 될 거란 전망이 나옵니다. 현재 상황은 어떤가요?
미국의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상황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5일 오후까지 확진자는 33만1000명, 사망자는 9458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지난 24시간 동안 확진자는 2만3000명, 사망자는 1300명 이상 늘어난 겁니다.
이런 놀랄만한 증가속도는 앞으로 2주 이상 지속될 수 있습니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은 "아마 이번 주와 다음 주가 가장 힘든 주가 될 것이고, 유감스럽게도 많은 사망자가 생길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사망자는 주 초 1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보이는 데요. 문제는 이게 전부가 아니라는 겁니다.
뉴욕타임스는 미국의 기초 지방자체단체인 카운티(군, 시)에서 코로나바이러스 증상으로 집에서 머물다 죽은 수많은 이들이 테스트를 받지 못하거나, 않은 채 그대로 묻히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한 사례로 버지니아주에서는 세 명의 코로나 증상자 장례식이 치뤄졌는데, 이중 한 명만이 확진자로 분류됐다고 합니다.
뉴욕타임스는 이런 이들이 수도 없다며, 현재 공식 사망자는 9000여명이지만실제는 두 배가 넘는 2만명 수준으로 추정했습니다.
하나 희망적 소식은 '24시간 기준' 뉴욕주의 신규 사망자 규모가 이날 처음 감소한 겁니다. 전날 하루 630명이 죽었는데, 이날은 594명으로 집계됐습니다. 다만 앤드루 쿠오모 주지사는 일시적 현상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아직 섣불리 희망을 가질 때가 아니란 얘기였습니다.
문제는 미국의 영토가 워낙 넓은 탓에 뉴욕에서 확산세가 잡힌다해도 다른 지역에서 들불처럼 번지는 곳이 나온다는 겁니다. 뉴욕 옆 뉴저지주에선 어제 하루 확진자가 3482명이 증가해 3만7505명이 됐습니다. 뉴올리언스가 있는 루이지애나주의 확진자도 순식간에 1만2000여명을 넘었습니다.
이런 현상은 이달 말로 예정된 봉쇄가 더 길어질 수 있다는 뜻입니다. 경제활동이 중단되면서 기업들과 자영업자들은 파산으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지난 주 금요일 화제가 됐던 뉴스가 있습니다. 워런 버핏의 버크셔해서웨이가 항공주를 대거 손절매한 겁니다. 델타, 유나이티드, 아메리칸, 사우스웨스트 등 미국 4대 항공사 주식을 모두 보유해온 버크셔는 지난 3일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낸 보고서에서 이달 1~2일 델타 주식 1300만주, 3억1400만달러 규모와 사우스웨스트 230만주, 7400만달러 규모를 매도했다고 신고했습니다. 기존에 델타 지분 11.1%, 사우스웨스트 10.4%를 갖고 있던 버크셔는 각각 지분율을 10% 미만으로 낮췄습니다.
이 뉴스가 주목받은 건 버핏이 3주 전 야후파이낸스와의 인터뷰에서 "항공주를 팔지 않겠다"고 말한 때문입니다. 사업이 안정적이고 배당이 좋다는 이유였습니다.
이런 갑작스런 손절매는 예상치못한 코로나바이러스 여파로 항공산업이 몇 년 내 회복하기 힘든 타격을 입은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됩니다.
현재 미국의 항공기 승객은 작년동기의 5% 수준으로 감소했습니다. 델타항공의 에드 바스티안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금요일 "2분기 매출이 90% 감소할 것이다. 매일 현금 6000만달러를 태우고 있지만 아직도 바닥은 아니다"라고 밝혔습니다.
현금이 바닥난 미 항공사들은 지난주 일제히 정부의 구제금융을 신청했는데요. 미 행정부는 그 댓가로 주식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신주를 발행하면 지분 희석뿐 아니라 정부의 경영권 간섭도 본격화될 수 있습니다. 또 이번 구제금융은 다 상환하고 나서 1년 뒤까지 자사주매입과 배당이 금지됩니다. 앞으로 몇 년간 배당을 받기 어렵다는 뜻이지요. 이처럼 코로나 확산이 이어지고 미 경제의 봉쇄 기간이 길어지면, 경기 및 기업 실적 회복에도 예상보다 훨씬 긴 시간이 소요될 수 있습니다.
모건스탠리는 미 경제가 코로나 확산 이전으로 수준으로 회복되려면 2021년 말은 되어야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미국 기업들의 이익이 2023년은 되어야 코로나바이러스 이전 수준으로 회복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질문2> 이번 주 산유국들의 감산회의가 잡혔죠, 현지 전망들은 어떻게 나오고 있나요?
지난 2일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으로 시작된 감산 논의는 지난 주 러시아와 사우디의 또 한 차례의 다툼 등 우여곡절울 겪었습니다. 그 와중에서도 어쨌든 OPEC+와 캐나다 등이 참여하는 긴급회의가 오는 9일로 잡혔습니다.
유가전쟁을 시작한 러시아와 사우디도 감산을 원하는 건 맞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들이 원하는 전제 조건이 있습니다. 바로 미국의 동참입니다. 지난 10년간 세계 원유시장을 보면 산유량이 급증한 곳은 미국 뿐 입니다. 미국의 셰일오일 증산으로 폭락하는 유가를 사우디와 러시아가 감산을 해 겨우 유지해온 형국입니다. 이런 감산 과정에서 묻혀있던 갈등이 이번에 터졌던 것이고, 이에 따라 양국은 미국이 동참할 때만 감산할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오늘은 이라크의 사메르 알갑반 석유장관도 감산 합의가 새롭게 성사된다면 미국 캐나다 노르웨이 등도 동참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현재 캐나다 노르웨이 멕시코 등은 어떤 형태로든 참여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저유가가 자국의 석유산업을 궤멸시킬 만큼 떨어진 상황이니까요.
하지만 미국의 상황은 다릅니다. 주요 산유국은 대부분 석유산업을 국유화하고 있습니다. 국가 주도로 감산을 할 수 있는 것이죠.
미국은 다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금요일 밝혔듯 자유시장 경제입니다. 석유산업도 민영화되어 있습니다. 국유지에 있는 유정에만 제한적 영향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석유업계에서 민간 자율로 합의할 수 있지만, OPEC이 이를 믿지 않을뿐 아니라 미국 내에서는 반독점법(담합)으로 걸릴 수 있습니다.
또 셰브론, 엑슨모빌 등 메이저들은 감산과 국가개입을 반대하고 있습니다. 작은 셰일업체들이 어려워지면 싼 값에 M&A를 통해 몸집을 불리겠다는 속셈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일 당근 대신 채찍을 언급했습니다. “수입 원유에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말한 것이죠. 하지만 이는 효과적 방법이 아니라는 게 월가 분석입니다.
반덤핑 관세는 수출가가 원가보다 낮아야하는데, 사우디는 원가가 배럴당 3~8달러로 수출가보다 훨씬 낮습니다. 또 미국의 사우디, 러시아로부터의 원유 수입량은 작년 수입량의 각각 6%에 불과합니다. 대부분은 캐나다 등에서 왔습니다.
이는 협상 과정이 쉽지 않을 것이란 뜻입니다.
게다가 큰 틀에서 감산에 합의한다해도 사우디 등 각국이 4월부터 대폭 증산한 상황에서 감산의 기준을 어디에 둘 것인지, 또 이미 지난 달부터 폐쇄된 유정은 포함할 것인지, 감산 기간은 얼마나 할 것인지 등 기술적 문제도 산적해 있습니다. 물론 각국의 상황이 급박한 만큼 극적으로 합의할 가능성도 얼마든 있습니다. 하지만 9일 협상이 깨진다면(혹은 합의해도 감산량이 코로나로 인한 수요 감소량에 턱없이 못미치는 하루 1000만배럴 이하라면) 유가가 몇 주내로 배럴당 10달러 아래로 떨어질 수 있다는 우울한 전망도 있습니다.
질문3> 이번 주 미국 증시는 어떤 움직임을 보일지요. 이번 주 눈여겨봐야할 이벤트를 종합해서 말씀해주시죠.
뉴욕 증시는 역시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상황에 휘둘릴 수 밖에 없습니다. 확산이 지속된다면 변동성은 클 것입니다. 만약 확산세에 정점 신호가 잡히거나, 백신이나 치료제에 획기적 성과가 나타난다면 급반등할 수도 있습니다. 이번 주에도 가장 주목되는 건 9일 발표될 주간 실업급여 청구건수입니다. 지난주 청구자 수는 역대 최다인 664만8000명으로 전주(330만명) 기록을 두 배 이상 웃돌았습니다.
이번 주에도 400~700만명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8일에는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이 공개됩니다. 지난달 15일 제로 금리와 양적완화 재개를 결정했던 회의입니다.
9일엔 3월 생산자물가지수, 10일 소비자물가지수가 발표됩니다.
워낙 소비가 급격히 감소하는 상황이어서 이들 물가가 대폭 낮게 나온다면 디플레이션 우려가 불거질 수 있습니다. 현재 시장에서는 생산자물가는 -0.6%, 소비자물가는 -0.3%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번 주 1분기 실적발표가 시작됩니다. 시장정보업체 리피니티브에 따르면 전년동기보다 5.5% 감소한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만 투자자들은 실적보다 향후 전망, 배당 정책 등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여파가 일부만 반영된 1분기 실적은 별 의미는 없다는 분석입니다.
10일은 부활절 전의 성금요일(Good Friday)로 미 증시가 휴장합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