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1~2학년 온라인개학 EBS로…담임도 뉴스 보고 알았어요"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졸속 교육행정에 현장 불만 폭주
"초등 1~2학년 온라인개학, EBS로 대체"
담임 교사 "저도 뉴스 보고 알았어요" 응대 곤혹
"초등 1~2학년 온라인개학, EBS로 대체"
담임 교사 "저도 뉴스 보고 알았어요" 응대 곤혹
"초등학교 1학년 담임입니다. 온라인 수업 어떻게 해야 하나 지난주부터 고민하고 학습방 만들었는데...초등 1~2학년은 EBS 로 한다네요. 전국의 저학년 선생님들은 방송을 보고서야 이 사실을 알았습니다.
EBS 시간표 보고 교육과정을 다시 바꿔야 하는데 벌써 4번째 수정입니다. 고학년 선생님들도 언제 또 발표가 바뀔지 모르니 이제 기다려야겠다고 합니다.
학부모 문의전화에 '어머니 저희도 어머니랑 똑같이 방송보고 알게되었다'고 답하는 현실이 한심합니다."
교육부가 5일 초등 1~2학년은 오는 20일 온라인개학을 하더라도 스마트기기 활용 없이 EBS 방송과 학습지로 원격교육을 시행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같은 날 개학하는 초등 3학년 이상은 스마트기기로 온라인 학습을 하게 된다.
교육부는 이날 "초등학교 1~2학년이 온라인 개학하는 오는 20일부터는 EBS 방송과 학습지 등 학습활동을 출석 확인과 평가, 기록에 활용하도록 오는 8일 각 교육청에 안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교육부는 우선 오는 6일부터 초등학교 1~2학년을 대상으로 한 EBS 방송을 지상파(EBS2TV) 채널에서 시청할 수 있도록 조정할 계획이다. 지금까지는 케이블 방송인 EBS 플러스2로 제공해 접근성이 떨어졌다.
EBS는 국어·수학 등 초등학교 1~2학년 대상 교과 관련 방송을 비롯해 ▲미술 ▲음악 ▲과학 ▲소프트웨어 등 통합교과와 창의적 체험활동 관련 프로그램까지 방송할 예정이다.
교육부는 광주·대구 등 일부 교육청처럼 다른 지역까지 확대해 초등 1~2학년 학생의 가정으로 학습지나 그림그리기 등 학습꾸러미를 우편 등으로 1주 단위로 제공하도록 할 방침이다. 학습지는 교사들이 정하게 된다.
가령 초1은 TV를 보고 한글 따라 쓰기, 숫자 쓰기, 그림 그리기 등을 방학숙제처럼 하게 된다. 담임교사는 보호자와 전화통화 등 상담을 통해 아이 학습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담임교사는 학부모 또는 보호자와 학급방 댓글과 문자 메시지 등으로 학습 지도상황을 확인하고, 평가와 기록은 EBS 방송 시청과 학습꾸러미 등을 활용하는 것으로, 등교수업 이후 담임교사가 학생부에 기록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맞벌이 부부 자녀 등을 위한 초등 1~2학년 긴급돌봄교실 역시 EBS 방송 시청이나 학습꾸러미를 활용한 학습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바뀔 것으로 보인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초등학교 1~2학년은 스마트기기 없이도 원격수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교육환경을 마련하는 것은 물론, 각 학생의 발달단계에 맞게 다양한 맞춤형 교육활동을 선택할 수 있도록 더욱 세심하게 챙겨나가겠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같은 오락 가락 교육행정에 교육 일선의 교사들은 물론 학부모들까지 혼란을 겪고 있다는 사실이다.
지난 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폭주하고 있는 유은혜 장관을 그냥 방치하는 이유가 궁금하다"는 글이 올라와 1만 여명의 동의를 얻었다.
두 아이의 학부모라고 자신을 소개한 청원자는 "학부모의 입장에서 지금 교육부의 일처리를 보면 ‘폭주’라는 말 외에 적절한 표현이 떠오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청원자는 "처음엔 그냥 개학을 진행하려고 했다가 비난이 쏟아지자 개학 여부를 설문에 붙이는 황당한 짓을 벌인 다음, 온라인 개학으로 방향을 틀었다"면서 "일선 학교에게 온라인 개학 검토에 대한 공문이 전달된 게 3월27일이라고 들었다. 불과 며칠 전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온라인 개학이라 할지라도 이것이 엄연히 공적 활동인 이상 문제 없는 활동 진행을 위해 만반의 준비가 갖춰져야 할 텐데, 지금 교육부가 하는 짓을 보면 정신을 놓아버린 모습이다"라면서 "현장의 선생님들 마다 디지털 리터러시(디지털 시대에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정보 이해 및 표현 능력"이 다르다. 그러면 학교마다, 선생님 마다 수업이 천차만별이 될 것이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트래픽 증가에 따른 서버 단절과 지연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지, 수업중 그런 현상이 발생한 경우에 대한 대응 조치는 무엇인지, 초등학생이라면 수업에 제대로 집중하지도 못할 텐데 어떻게 할 작정인지, 디지털 디바이스 중독의 문제도 가정에 따라서는 심각한 이슈인데 이에 대한 교육부의 방침은 무엇인지... 단 하나도 일을 똑바로 하는 게 없어 보인다"면서 "저는 맞벌이 가정이라 낮시간에는 일흔 노모께서 아이들을 돌봐주시는데 어르신이 아이들이 디지털 장비로 수업에 온전히 참여하게끔 가정에서 지도해야 할 판국이 된 것이다. 이게 교육부가 저희 가정에게 원하는 결과인지 매우 참담하다"라고 개탄을 금치 못했다.
신보라 미래통합당 파주시갑 국회의원 후보는 6일 페이스북 글을 통해 "아이들의 교육이 위험하다"면서 "코로나-19로 인해 학교가 마비된 상황에서의 온라인 개학, 고3 수험생 학평 강행 실시 등 학생들을 위한 제대로 된 대책이 아닌 순간을 모면하고자 하는 대책이 전부인 문재인 정권에 과연 우리 아이들의 교육을 맡길 수 있을지 의문이다"라고 지적했다.
한 네티즌은 서울대 게시판인 스누라이프에 "코로나19 장기화에 대비를 철저히 하지 못한 정부에 화가 난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예전 메르스가 병원 위주로 퍼졌을때도 괜찮아진건 3개월 지나서였고 마지막 완치자 퇴원까지는 6개월 넘게 걸렸다"면서 "1월말 코로나로 난리가 났을때 4월말까지는 종식이 어렵다는 걸 정부에서 아무도 예상 못한건가. 설마 진짜 금방 종식될 거라고 자신만만했던 건가"라고 말했다.
이어 "2월 말 개학 졸업식 종업식 간소화니 생략이니 하면서도 준비하지 않아서 이런 졸속행정을 펼친다는 게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BS 시간표 보고 교육과정을 다시 바꿔야 하는데 벌써 4번째 수정입니다. 고학년 선생님들도 언제 또 발표가 바뀔지 모르니 이제 기다려야겠다고 합니다.
학부모 문의전화에 '어머니 저희도 어머니랑 똑같이 방송보고 알게되었다'고 답하는 현실이 한심합니다."
교육부가 5일 초등 1~2학년은 오는 20일 온라인개학을 하더라도 스마트기기 활용 없이 EBS 방송과 학습지로 원격교육을 시행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같은 날 개학하는 초등 3학년 이상은 스마트기기로 온라인 학습을 하게 된다.
교육부는 이날 "초등학교 1~2학년이 온라인 개학하는 오는 20일부터는 EBS 방송과 학습지 등 학습활동을 출석 확인과 평가, 기록에 활용하도록 오는 8일 각 교육청에 안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교육부는 우선 오는 6일부터 초등학교 1~2학년을 대상으로 한 EBS 방송을 지상파(EBS2TV) 채널에서 시청할 수 있도록 조정할 계획이다. 지금까지는 케이블 방송인 EBS 플러스2로 제공해 접근성이 떨어졌다.
EBS는 국어·수학 등 초등학교 1~2학년 대상 교과 관련 방송을 비롯해 ▲미술 ▲음악 ▲과학 ▲소프트웨어 등 통합교과와 창의적 체험활동 관련 프로그램까지 방송할 예정이다.
교육부는 광주·대구 등 일부 교육청처럼 다른 지역까지 확대해 초등 1~2학년 학생의 가정으로 학습지나 그림그리기 등 학습꾸러미를 우편 등으로 1주 단위로 제공하도록 할 방침이다. 학습지는 교사들이 정하게 된다.
가령 초1은 TV를 보고 한글 따라 쓰기, 숫자 쓰기, 그림 그리기 등을 방학숙제처럼 하게 된다. 담임교사는 보호자와 전화통화 등 상담을 통해 아이 학습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담임교사는 학부모 또는 보호자와 학급방 댓글과 문자 메시지 등으로 학습 지도상황을 확인하고, 평가와 기록은 EBS 방송 시청과 학습꾸러미 등을 활용하는 것으로, 등교수업 이후 담임교사가 학생부에 기록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맞벌이 부부 자녀 등을 위한 초등 1~2학년 긴급돌봄교실 역시 EBS 방송 시청이나 학습꾸러미를 활용한 학습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바뀔 것으로 보인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초등학교 1~2학년은 스마트기기 없이도 원격수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교육환경을 마련하는 것은 물론, 각 학생의 발달단계에 맞게 다양한 맞춤형 교육활동을 선택할 수 있도록 더욱 세심하게 챙겨나가겠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같은 오락 가락 교육행정에 교육 일선의 교사들은 물론 학부모들까지 혼란을 겪고 있다는 사실이다.
지난 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폭주하고 있는 유은혜 장관을 그냥 방치하는 이유가 궁금하다"는 글이 올라와 1만 여명의 동의를 얻었다.
두 아이의 학부모라고 자신을 소개한 청원자는 "학부모의 입장에서 지금 교육부의 일처리를 보면 ‘폭주’라는 말 외에 적절한 표현이 떠오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청원자는 "처음엔 그냥 개학을 진행하려고 했다가 비난이 쏟아지자 개학 여부를 설문에 붙이는 황당한 짓을 벌인 다음, 온라인 개학으로 방향을 틀었다"면서 "일선 학교에게 온라인 개학 검토에 대한 공문이 전달된 게 3월27일이라고 들었다. 불과 며칠 전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온라인 개학이라 할지라도 이것이 엄연히 공적 활동인 이상 문제 없는 활동 진행을 위해 만반의 준비가 갖춰져야 할 텐데, 지금 교육부가 하는 짓을 보면 정신을 놓아버린 모습이다"라면서 "현장의 선생님들 마다 디지털 리터러시(디지털 시대에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정보 이해 및 표현 능력"이 다르다. 그러면 학교마다, 선생님 마다 수업이 천차만별이 될 것이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트래픽 증가에 따른 서버 단절과 지연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지, 수업중 그런 현상이 발생한 경우에 대한 대응 조치는 무엇인지, 초등학생이라면 수업에 제대로 집중하지도 못할 텐데 어떻게 할 작정인지, 디지털 디바이스 중독의 문제도 가정에 따라서는 심각한 이슈인데 이에 대한 교육부의 방침은 무엇인지... 단 하나도 일을 똑바로 하는 게 없어 보인다"면서 "저는 맞벌이 가정이라 낮시간에는 일흔 노모께서 아이들을 돌봐주시는데 어르신이 아이들이 디지털 장비로 수업에 온전히 참여하게끔 가정에서 지도해야 할 판국이 된 것이다. 이게 교육부가 저희 가정에게 원하는 결과인지 매우 참담하다"라고 개탄을 금치 못했다.
신보라 미래통합당 파주시갑 국회의원 후보는 6일 페이스북 글을 통해 "아이들의 교육이 위험하다"면서 "코로나-19로 인해 학교가 마비된 상황에서의 온라인 개학, 고3 수험생 학평 강행 실시 등 학생들을 위한 제대로 된 대책이 아닌 순간을 모면하고자 하는 대책이 전부인 문재인 정권에 과연 우리 아이들의 교육을 맡길 수 있을지 의문이다"라고 지적했다.
한 네티즌은 서울대 게시판인 스누라이프에 "코로나19 장기화에 대비를 철저히 하지 못한 정부에 화가 난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예전 메르스가 병원 위주로 퍼졌을때도 괜찮아진건 3개월 지나서였고 마지막 완치자 퇴원까지는 6개월 넘게 걸렸다"면서 "1월말 코로나로 난리가 났을때 4월말까지는 종식이 어렵다는 걸 정부에서 아무도 예상 못한건가. 설마 진짜 금방 종식될 거라고 자신만만했던 건가"라고 말했다.
이어 "2월 말 개학 졸업식 종업식 간소화니 생략이니 하면서도 준비하지 않아서 이런 졸속행정을 펼친다는 게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