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전국 지방법원에서 역대 가장 적은 수치인 3876건의 경매가 이뤄진 것으로 집계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법원의 휴정이 장기화했기 때문이다.

3월 법원 경매 건수 '역대 최저'…입찰예정 물량 68% 연기 영향
입찰 예정이던 1만5083건 가운데 70%가량의 기일이 연기돼 경매 진행 건수가 대폭 줄었다.

6일 지지옥션의 ‘2020년 3월 경매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경매 진행 건수는 3876건이었다. 이 중 1364건이 낙찰됐다.

지지옥션이 관련 통계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한 2001년 이후 가장 적은 수치다. 낙찰률은 35.2%, 낙찰가율은 70.1%를 기록했다. 예정 건수 대비 실제 진행 건수 비율을 뜻하는 진행 비율은 25.7%에 그쳤다. 통상적인 평균 83.3% 대비 3분의 1 수준이다. 대구와 대전, 광주, 세종에선 3월에 단 한 건의 경매 입찰도 진행되지 않았다.

지난달 입찰 예정이던 1만5083건 중 68.3%인 1만309건의 입찰 기일이 변경됐다. 변경 비율과 변경 건수 모두 역대 최고다. 입찰 기일이 변경된 경매 사건은 이달부터 순차적으로 처리될 전망이다.

경매 진행 건수는 줄었지만 수도권 일대 아파트의 입찰 열기는 뜨거웠다. 3월 셋째주 이후 인천과 의정부 등 수도권 일부 법원의 법정이 열리자 입찰서를 제출하기 위해 코로나19에도 인파가 몰렸다. 현행 제도상 경매 물건에 입찰하기 위해서는 직접 입찰 법정에 방문해야 한다. 의정부 녹양동과 민락동 아파트에 각각 73명과 67명이 입찰서를 제출했다.

오명원 지지옥션 연구원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예방 조치 등으로 까다로워진 입장 절차에도 불구하고 수도권 일대 아파트 물건에 대한 입찰 열기는 여전히 뜨거웠다”고 말했다. 이어 “인천과 안산 등 수도권 비규제지역에 특히 많은 입찰자가 몰려 경쟁이 치열했다”고 덧붙였다.

윤아영 기자 youngmon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