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총선을 9일 앞두고 여야가 망언과 실언을 일삼고 있다. 지지층을 결집하려는 전략이지만 ‘지역 폄하’ ‘세대 폄하’도 서슴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6일 부산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더불어시민당 합동 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부산에 올 때마다 매번 느끼는데 왜 교통체증이 많을까, 도시가 왜 이렇게 초라할까 이런 생각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이 대표의 이런 발언은 부산 경부선 철도 지원 공약을 설명하면서 나왔지만 ‘지역 폄하’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이 대표는 “100년 전 경부선 철도가 부산을 동서로 갈랐다”며 “거기서부터 모든 것이 어그러지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100년 전 철도를 유지하는 방식으로는 부산을 제대로 개조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며 “경부선 철도를 지하화하는 것만이 부산을 대개조할 수 있는 중요한 사업”이라고 덧붙였다.

김대호 미래통합당 서울 관악갑 후보는 이날 선대위 회의에서 3040 유권자를 비판했다. 김 후보는 “6070은 대한민국이 얼마나 열악한 조건에서 발전을 이룩했는지 잘 알고 있는데 30대 중반부터 40대는 그런 것을 잘 모르는 거 같다”며 “(한국은) 태어나보니까 살 만한 나라”라고 했다.

김 후보는 “3040이나 2030은 대한민국이 얼마나, 어떻게 성장했는지 구조와 원인, 동력을 모른다”며 “왜 대한민국이 이것밖에 안 되는지 이른바 보수·수구 기득권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분들의 기준은 일본이나 유럽쯤 되는 것 같다”고도 했다. 이어 “6070은 깨어 있고, 50대 민주화 세력의 문제의식은 논리가 있는데 30대 중반부터 40대까지는 논리가 아니다”며 “막연한 정서이고 거대한 무지와 착각”이라고 주장했다.

통합당의 주요 지지층인 50대 이상 세대를 높이 평가하는 차원에서 나온 발언이지만 세대 폄하 비판이 일었다. 통합당은 논란이 되자 김 후보에 대한 징계 착수를 위해 윤리위원회 소집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총선을 앞두고 논란이 확산되는 걸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나온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