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주택자 vs 유주택자 표심 갈릴까…총선 변수된 '부동산 심판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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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 대출 규제는 현실에 맞게 고려할 필요가 있다."(이낙연 전 국무총리) "1주택자 종부세 감면 공약한다."(최재성 서울 송파을 더불어민주당 후보)
4·15 총선을 앞두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 무주택자와 1주택자를 겨냥해 부동산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정부의 대출 규제가 강한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거래 실종 등 집값의 상승 흐름이 꺾인 상황이지만, 수도권 중심으로 '부동산 민심'이 심상치 않다는 판단에서다.
한국경제신문이 7일 문재인 정부 들어 투기과열지구 31곳의 지역구 59곳을 분석한 결과 42곳(71.1%)이 민주당 지역구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통합당 지역구는 15곳이었다. 투기과열지구 내 지역구에서 지난달부터 진행된 여론조사 59건(지역 중복)을 살펴보니 12 대 4로 민주당이 우세했다. 서울에서는 종로, 강서, 동대문, 동작 등에서 민주당이 유리한 것으로 관측됐다. 아직까지는 '부동산 심판론'이 수면 아래 있다는 분석이다.
민주당이 지역구를 둔 서울 송파와 경기 분당은 조금 다른 분위기가 감지된다. 최근 이뤄진 송파을과 분당을에서 진행된 여론조사에서는 통합당의 승리가 점쳐졌다. 해당 지역구의 최재성 의원(송파을)과 김병관(분당갑)·김병욱(분당을) 의원 등이 '1주택자 종부세 감면' 공약을 내건 것도 부동산 심판론을 선제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전략이다.
여론조사가 진행되지 않은 곳 가운데서는 서울 용산에서 부동산 표심이 판세를 결정지을지 주목된다. 강태웅 민주당 후보와 권영세 통합당 후보가 맞붙은 용산은 한남 뉴타운, 주한미군기지 개발 등 부동산 현안이 많은 곳이다. 용산 아파트의 40% 이상이 20년 이상된 노후 아파트다. 강 후보가 민주당 소속인데도 "용산 주민이 원하는 재개발 문제를 풀 적임자"로 지지를 호소하는 건 이 지역에서 부동산이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민주당 지역구인 경기 과천 역시 관심이 모이는 곳이다. 과천은 20대 총선이 치러진 2016년 대비 아파트 가격이 가장 많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산 가격이 높아지면서 세금이 덩달아 오른 상황에서 표심의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야당의 텃밭인 하남은 신도시가 조성되면서 젊은 세대의 유입으로 투표 성향이 바뀔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부동산이 매 선거마다 변수가 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일단 변수가 되면 선거 판세를 결정지을 정도로 파괴력이 있었다. 18대 총선이 대표적이다. 당시 뉴타운 공약을 내건 한나라당은 서울에서만 40석을 차지하며 압승했다. 현 야당인 통합당의 험지로 꼽히는 강북권에서도 한나라당은 의석을 가져왔다. 수도권에서만 111석 가운데 81석(73%)을 얻었고 과반 의석을 확보했다.
이번 선거에서도 유권자는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것으로 확인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지난 2월 국민권익위원회와 '국민신문고 민원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전국 17개 시·도 중 서울, 경기, 인천, 충남, 세종, 부산, 울산, 전남 등 8곳에서 아파트 관련 민원이 1위를 기록했다. 민주당은 이번 총선에서 도심 외곽 신도시 개발을 통한 공급 확대 등을 부동산 공약을 내놨다. 통합당은 대출 규제 완화, 1주택자 재산세 감면 등을 선보였다.
이준한 인천대 교수는 "강남 3구 등 공시가격 상승에 따라 세금 부담이 급격히 커진 일부 지역구에서 부동산 문제는 예민할 수 있다"며 "다만 긴급재난지원금 등 선거에 임박해 제기되는 현안이 무엇이냐에 따라 유권자의 우선순위가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4·15 총선을 앞두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 무주택자와 1주택자를 겨냥해 부동산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정부의 대출 규제가 강한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거래 실종 등 집값의 상승 흐름이 꺾인 상황이지만, 수도권 중심으로 '부동산 민심'이 심상치 않다는 판단에서다.
한국경제신문이 7일 문재인 정부 들어 투기과열지구 31곳의 지역구 59곳을 분석한 결과 42곳(71.1%)이 민주당 지역구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통합당 지역구는 15곳이었다. 투기과열지구 내 지역구에서 지난달부터 진행된 여론조사 59건(지역 중복)을 살펴보니 12 대 4로 민주당이 우세했다. 서울에서는 종로, 강서, 동대문, 동작 등에서 민주당이 유리한 것으로 관측됐다. 아직까지는 '부동산 심판론'이 수면 아래 있다는 분석이다.
민주당이 지역구를 둔 서울 송파와 경기 분당은 조금 다른 분위기가 감지된다. 최근 이뤄진 송파을과 분당을에서 진행된 여론조사에서는 통합당의 승리가 점쳐졌다. 해당 지역구의 최재성 의원(송파을)과 김병관(분당갑)·김병욱(분당을) 의원 등이 '1주택자 종부세 감면' 공약을 내건 것도 부동산 심판론을 선제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전략이다.
여론조사가 진행되지 않은 곳 가운데서는 서울 용산에서 부동산 표심이 판세를 결정지을지 주목된다. 강태웅 민주당 후보와 권영세 통합당 후보가 맞붙은 용산은 한남 뉴타운, 주한미군기지 개발 등 부동산 현안이 많은 곳이다. 용산 아파트의 40% 이상이 20년 이상된 노후 아파트다. 강 후보가 민주당 소속인데도 "용산 주민이 원하는 재개발 문제를 풀 적임자"로 지지를 호소하는 건 이 지역에서 부동산이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민주당 지역구인 경기 과천 역시 관심이 모이는 곳이다. 과천은 20대 총선이 치러진 2016년 대비 아파트 가격이 가장 많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산 가격이 높아지면서 세금이 덩달아 오른 상황에서 표심의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야당의 텃밭인 하남은 신도시가 조성되면서 젊은 세대의 유입으로 투표 성향이 바뀔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부동산이 매 선거마다 변수가 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일단 변수가 되면 선거 판세를 결정지을 정도로 파괴력이 있었다. 18대 총선이 대표적이다. 당시 뉴타운 공약을 내건 한나라당은 서울에서만 40석을 차지하며 압승했다. 현 야당인 통합당의 험지로 꼽히는 강북권에서도 한나라당은 의석을 가져왔다. 수도권에서만 111석 가운데 81석(73%)을 얻었고 과반 의석을 확보했다.
이번 선거에서도 유권자는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것으로 확인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지난 2월 국민권익위원회와 '국민신문고 민원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전국 17개 시·도 중 서울, 경기, 인천, 충남, 세종, 부산, 울산, 전남 등 8곳에서 아파트 관련 민원이 1위를 기록했다. 민주당은 이번 총선에서 도심 외곽 신도시 개발을 통한 공급 확대 등을 부동산 공약을 내놨다. 통합당은 대출 규제 완화, 1주택자 재산세 감면 등을 선보였다.
이준한 인천대 교수는 "강남 3구 등 공시가격 상승에 따라 세금 부담이 급격히 커진 일부 지역구에서 부동산 문제는 예민할 수 있다"며 "다만 긴급재난지원금 등 선거에 임박해 제기되는 현안이 무엇이냐에 따라 유권자의 우선순위가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