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권의 호모글로벌리스] 빨라지는 세계 인구 변화, 한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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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권의 호모글로벌리스] 빨라지는 세계 인구 변화, 한국은?](https://img.hankyung.com/photo/202004/07.21008103.1.jpg)
당시만 해도 중국 인구는 세계 인구의 약 20%로, 5명 중 1명이 중국인이었다. 다섯 번째 아이를 기다리는 서양인 부부가 5명 중 1명은 중국인이라는 통계 때문에 중국 아이를 낳을까 봐 걱정한다는 농담이 있을 정도였다. 중국인이 손을 잡고 인간 띠를 만들면 지구를 30바퀴나 돌 수 있다든지, 중국인의 머리 위에 다른 중국인이 계속 올라서면 그 길이가 지구에서 달까지의 네 배나 된다는 이야기도 나돌았다.
산아제한? 중국은 포기, 인도는 부활
![[박희권의 호모글로벌리스] 빨라지는 세계 인구 변화, 한국은?](https://img.hankyung.com/photo/202004/AA.22275961.1.jpg)
중국과 인도가 직면한 또 하나의 문제는 남녀 성비 불균형이다. 두 나라에서는 전통적인 남아 선호사상으로 여아 태아를 유산하고 사내아이를 출산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 결과 중국에서는 결혼 적령기 남성이 여성보다 5000만 명 이상 더 많다. 2060년 인도와 중국에서는 100명의 처녀당 160명의 총각이 있게 된다. 독신 남성의 증가가 범죄와 폭력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볼 때 심각한 사회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민자의 나라 미국에서도 변화가 진행 중이다. 인구통계국 조사에 따르면 2045년 미국은 더 이상 백인국가가 아니다. 히스패닉, 흑인, 아시아계 등 소수인종이 인구의 절반을 웃돈다. 변화의 중심에 히스패닉계가 있다. 2018년 말 6000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18%를 차지했던 히스패닉계는 2050년 30%에 달할 것이다. 현재 세계 3위의 인구 대국인 미국은 2050년 나이지리아에 이어 4위가 된다. 흥미로운 것은 미국의 사망률 증가다. 마약성 진통제인 오피오이드(opioid)의 과다복용 및 불법 남용으로 인해 미국인의 사망률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현재 15세 소년이 50세까지 죽을 확률은 방글라데시보다 미국에서 더 높다.
유엔이 발간한 ‘2019 세계 인구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77억 명인 인구가 2050년엔 97억 명, 2100년엔 109억 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대부분 대륙의 인구 비중이 감소하나 아프리카는 현재 17%(13억1000만 명)에서 2067년 31%(31억9000만 명)로 급증할 것이다. 인구 증가율 상위 20개국 중 19개국이 아프리카 대륙에 있다.
2018년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0.98명으로 마카오를 제외하면 세계 최저다. 전문가들은 2100년 한국 인구가 3000만 명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측한다. 65세 이상 인구 비율은 2019년 14.9%에서 2067년 46.5%(세계 평균은 18.6%)로 증가할 것으로 보이는데, 우리의 고령화 속도가 얼마나 빠른지 알 수 있다.
박희권 < 글로벌리스트·한국외국어대 석좌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