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코노미TV] "풍선효과 끝났다…올해 '빚 내서 갭투자' 하면 폭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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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터뷰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
▶전형진 기자
안녕하세요 집코노미TV입니다. 이번 시간에도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님과 코로나사태 이후 부동산에 대해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최근 몇 년을 보면 부산, 대전 등에 투자자들이 많이 갔습니다. 코로나 사태 이후 집값 반등을 전제로 한다면 이분들의 다음 행선지는 어디가 될까요? ▷심교언 교수
일단 코로나가 몇 달 더 간다면 모두 붕괴될 가능성이 큽니다. 조기 종식되고 경제가 정상화되면 다시 올라갈 텐데요. 대도시만 값이 오르고 지방 시·도는 안 오릅니다. 코로나 때문에 그것도 스톱한 상태이지만 앞으로 다시 반등이 일어난다면 서울 같은 경우엔 지역적 확산 가능성이 있죠. 인천이나 수원·용인·성남으로요. 그러나 지방의 경우엔 기존 대도시 위주가 될 가능성이 높고요.
최근에 재미있는 건 지방 가운데 많이 빠졌던 지역이 있잖아요. 특정 산업 때문에 조정을 받았거나 인구가 밖으로 나간 곳들. 4~5년 빠졌거든요. 바닥을 다졌다고 들어오는 수요들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전형진 기자
많이 빠진 지역이라면 창원, 거제 같은 곳이네요.
▷심교언 교수
창원과 거제 지역이 최근에 플러스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거의 5년 만일 겁니다.
▶전형진 기자
만약 반등이 일어나지 않으면 말예요. 코로나가 2~3개월 지속돼서 경제 상황이 더 안 좋아질 경우엔 당장 작년 말 수원이나 용인으로 가신 분들은 물릴 수도 있겠네요.
▷심교언 교수
가장 힘이 센 지역은 물리더라도 몇 년 지나면 금방 회복합니다. 힘이 약한 지역 같은 경우엔 한 번 물리면 10년 이상 물릴 수 있어요. 지역적 확산, 가격대별 확산을 지난 시간에도 말씀드렸지만 이렇게 확산되는 지역들 같은 경우엔 그렇게 힘이 세지 않습니다. 올라가는 게 거의 유동성으로 올라가는 것이거든요. 거시경제가 좋아진 것도 아니고 돈이 많다는 이유로 올라갔는데요. 그쪽에서 한 번 소외되기 시작하면 계속 소외될 수 있고요. 종합해서 말씀드리면 그 지역에 고용이 계속 늘고, 수요가 계속 늘어난다면 계속 오르겠지만 그렇지 않고 단순한 이벤트성으로 올랐거나 풍선효과로 올랐다면 그런 지역은 다시 급반등하긴 어려울 겁니다.
▶전형진 기자
과거 버블세븐 시절의 용인 대형 아파트 같은 게 생각나네요.
▷심교언 교수
그것도 따라서 엄청나게 올랐죠. 물가상승률을 따져보면 지금도 회복 못 했을 겁니다.
▶전형진 기자
만약 코로나가 길어져서 집값 하락이 장기화될 경우, 10년 전엔 사회적으로 하우스푸어 사태가 문제였잖아요. 이런 게 재현될 우려도 있을까요?
▷심교언 교수
언제든지 재현될 수 있습니다. 10~20년 계속 가는 건 아니고 단기적으로 하우스푸어가 나타나는 거죠. 하우스푸어라는 게 자기 집에 살고 있지만 대출금이 너무 많거나 아니면 아예 대출금이 더 많은 경우도 있고요. 우리가 잊고 있는 게 불과 7~8년 전만 해도 하우스푸어, 렌트푸어 얘기가 나왔습니다. 당시 담보인정비율(LTV)을 늘려줘서 막았거든요. 당시 ‘빚 내서 집 사라’는 얘기도 있었지만, 예컨대 5억짜리 집이 4억이 됐어요. 은행에선 3억을 빌렸으면 1억을 환수하라는 거죠. ‘집값이 떨어져 돈이 없는데 어떻게 상환하겠느냐’고 해서 이걸 연기해주면서 LTV를 늘려준 측면이 있습니다. 불과 10년도 안 됐는데 그런 일들은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어요.
지금 불안해지는 건 과거와는 다르다는 말이 나오는 거죠. 코로나는 충격이 점점 강도가 높아지고 있어요. 강도 있게 영향을 미칠 것 같고요. 그렇게 될 경우 전반적인 조정이 다 일어납니다. 그 폭이 얼마만큼이냐, 적어도 몇십%는 각오해야 할 것 같아요.
▶전형진 기자
금융위기 때를 보면 집값이 떨어지니까 집을 안 사고 전세로 많이 들어갔잖아요. 그러다 보니 집값은 내려가고, 전셋값은 올라갔어요.
▷심교언 교수
전세가율이 높아진 거죠.
▶전형진 기자
그런데 역사적으로 돌이켜보면 그 시기에 조금의 갭을 끼고 매수했던 분들이 지난 장에서 승자가 됐습니다. 전세가격이 좀 올라가면서 갭이 좁아질 때 기회를 잡아야 하는 건가요? ▷심교언 교수
어디냐가 중요한데요. 만약 서울이나 대도시라면 언제든지 잡아도 큰 문제 없습니다. 대신 자신이 감당하는 것이죠. 20% 정도 빠질 수 있다는 정도요. 다만 자신이 나올 시기가 언제냐, 내년에 팔 것이라면 지금 사는 건 무리일 수 있습니다 20년 뒤에 팔 거라면 언제든지 들어가도 상관없죠. 또 하나는 예컨대 10억짜리 집을 살 때 8억은 남의 돈으로 산다면 이건 굉장히 리스키합니다. 특히 지금.
하락했다가 올라가는 시기엔 그만큼 빌린다면, 예컨대 은행에서 40% 받는 등으로 융통하면 괜찮지만 지금은 누구나 위기가 위기가 어떻게 갈지 모르는 상황에서 대출을 많이 낀다는 건 여차하면 죽겠다는 얘기거든요. 그런 일은 절대적으로 피해야 합니다. 그걸 제외하곤 20% 떨어져도 문제 없다거나 10~20년 본다면 거의 문제없을 겁니다.
주택 같은 경우엔 단타라고 할까요? 이걸 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그들의 수익률이 좋은 것이냐, 똘똘한 한 채로 15년 가진 사람이 훨씬 낫습니다. 수익률과 절대금액 모두요. 두 가지를 냉정하게 볼 필요가 있습니다.
▶전형진 기자
다주택자들은 조정을 받을 때 한 채를 늘릴 수 있는 기회잖아요. 그런데 지금 경제위기를 전제하고 얘기하고 있지만 사실은 거기에 가려진 보유세 부담이 굉장히 급증하고 있거든요. 이분들 같은 경우엔 지금 같은 장세, 혹은 앞으로 벌어질 하락장에서 주택수를 늘리는 게 맞는 걸까요.
▷심교언 교수
주택수 늘리는 건 조금 불리한 것 같습니다. 1가구 1주택에서 똘똘한 한 채, 아주 센 것으로 갖고 가는 건 굉장히 좋지만 계속적으로 늘리는 건 세 부담이 어디까지 갈지 모릅니다. ‘12·16 대책’이 가진 의의가 하나 있는데요. 대출금을 9억 이하로 줄였다거나 기상 천외하다는 것도 있지만 정부가 무슨 짓을 할지 모른다는 시그널을 시장에 준 거예요.
다주택자 같은 경우엔 정권이 바뀌든 제도가 바뀌든 (집중규제는) 안 바뀔 겁니다. 프레임 자체가 굉장히 오랫동안 가는 프레임이기 때문에 이제는 주택을 마구 늘리는 건 매우 무모하다고 봅니다.
▶전형진 기자
그럼 다주택자들 같은 경우엔 오히려 주택을 처분하고 말씀하신 대로 초우량주택을….
▷심교언 교수
처분하기 어려우면 임대사업자로 등록해도 되고요. 그리고 서울 아파트 가격은 나중에 실제로 무진장 많이 오를 거예요. 그런데 버티는 과정에서 1년에 수천만원 정도가 아니고 어떤 분은 1억도 냅니다. 보유세를요. 그걸 얼마까지 버틸 수 있느냐도 있기 때문에 자신이 버틸 수 있으면 버티는 것도 좋지만 정부 정책이 단기적으로 바뀌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다주택자들은 조금 다르게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전형진 기자
외환위기 때의 경험, 금융위기 때의 경험한 분들은 결국 집값이 다시 오를 거라는 걸 알고 계신 거잖아요. 강남 대장단지부터 조정을 받는다면 이때는 오히려 강남 입성의 기회가 될 수도 있겠네요?
▷심교언 교수
네. 그렇다고 봅니다. 문제는 10년 뒤에 올라도 참을 수 있는 사람이 있고, 내년에 안 오르면 파산하는 사람도 있어요. 그런 것들을 잘 봐야 하고요. 자산이라는 건 오를 때도 강남부터 오르지만 빠질 때도 강남부터 빠지고, 폭도 제일 큽니다. 오를 땐 20% 오르고 빠질 땐 20% 빠집니다.
제가 계속 강조드립니다만 저점을 찾으려는 노력은 전문가들이나 하는 것이지 국민들이 알 수 있겠습니까. 조금 빠졌다면 사서 10% 더 빠지더라도 그냥 있으면 돼요. 집값 빠진다고 해서 소비가 줄거나 하는 건 아니잖아요. 기분만 나쁘지. 결국 또 올라가게 돼 있거든요.
▶전형진 기자
절대 건설로 경기를 부양하지 않겠다는 게 이번 정부의 슬로건 같은 것이었어요.
▷심교언 교수
그것도 웃긴 게 건설로 부양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도시재생뉴딜 50조원이 있고요. 이상한 말도 만들었어요. 생활형SOC라고. 아마 미래 세대에 엄청난 부담이 될 겁니다. 예를 들어 시골마을에 병원단지 짓고 이런 것들인데 관리비가 빠져있거든요. 보통 그런 것들은 건물 짓는 값이 100이라면 철거할 때까지 유지 및 관리비가 3~5배, 많으면 20배까지 늘어납니다. 그 비용은 누가 부담할 거냐는 거죠. 생활형SOC가 한 마디로 건설경기 부양이에요. 정부는 이야기를 바꾸고 있는데, 건설로 부양하지 않겠다고 얘기했지만 가진 돈의 한계가 있기 때문에 건설쪽으로 일단 가야하지 않느냐 보고 있어요.
▶전형진 기자
지금 경기 상황에서 말이죠.
▷심교언 교수
예. 승수효과가 있어요. 건설쪽이 2.6~2.7 정도 나올 겁니다. 그러니까 정부가 1조원 풀면 2조6000억~2조7000억원의 효과가 나타난다는 거예요. 워낙 크기 때문에 전세계적으로 경기를 살린다고 하면 건설쪽으로 집어넣는 거죠. 자기 돈을 효과 낮은 데 넣는 건 이상하잖아요. 그래서 좀 건설쪽에 일부 들어갈 수밖에 없어요.
이번 정부는 건설은 아니라고 했으니까 또 기발한 단어를 만들어서 할 수도 있습니다. SOC도 아니고 생활형SOC, 건설이 아니고 도시재생뉴딜인 것처럼요. 뉴딜이 돈 푸는 것 아닙니까. 그런데 이상한 용어로 아니라고 하지만 결국 그쪽에 돈이 갈 수밖에 없다고 봐요.
▶전형진 기자
용어가 어떻게 되든 사실상 건설투자나 혹은 재정집행이 좀 확대된다면 부동산가격에도 영향을 미치나요?
▷심교언 교수
단기적으론 영향이 없을 겁니다. 단기적이라는 건 일단 정부 (규제) 기조가 워낙 강하고요. 그리고 전반적으로 시장 자체가 조정을 받아야 할 시기이기 때문에 쉽진 않은 상황이죠.
시장이란 게, 대도시의 경우엔 정말 350년까지 연구한 게 있는데요. 보시면 묵묵히 계속 오릅니다. 실질가격상승률이 1% 약간 안 되게요. 0.9% 정도가 오르는 게 대부분의 선진국이고요. 보시는 분들이 싫어할 수도 있는데 서울 주택의 경우, 아파트 말고요. 서울 주택은 딱 물가상승률만큼 올랐어요. 40년 가까이. 그 말은 세계적으로 안 오른 도시란 거예요. 선진국들은 물가상승률 감안했을 때 1%, 우리로 따지면 5% 이상 오른 거죠.
▶전형진 기자
이걸 돌려말하면 아직도 더…. 평균에 수렴하려면 올라야 한다는 건데요.
▷심교언 교수
네, 더 오를 가능성이 있습니다. 세계적 대도시들의 최고가를 기준으로 보면 한국은 아직도 싸다는 얘기를 많이 합니다.
▶전형진 기자
싼데 지금 더 싸질 수 있는 상황이 될 수 있는 거잖아요. ▷심교언 교수
단기적으론 분명히 바닥이 아직 확인도 안 된 거고 더 빠질 수 있는 상황이지만 상승폭도 굉장히 열려 있는 것이거든요. 중장기적으로 길게 보시면 전혀 다르게 볼 수 있어요.
국민들이 학습효과가 있는 것 같아요. 외환위기나 금융위기 때 말예요. 빠졌다가 올라가더라는 것이죠. 지금 하방 경직이 무지 강합니다. 지수 상으론 빠지는 게 나타나는데 고가 아파트 위주로 조정 받고 있거든요. 그 당시 겪어보니 결국은 신고가를 경신하더라는 거죠.
한국은 그렇게 급속한 성장 과정에서 정부가 정책을 잘 펼친 편에 속합니다. 200만 가구 공급을 하고 그랬기 때문에 집값 상승을 어느 정도 잡았어요. 국민들 눈엔 불만족스럽긴 하지만 다른 나라들에 비해선 굉장히 잘 잡은 나라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전형진 기자
알겠습니다. 코로나사태 이후 부동산시장 전망에 대해서 심교언 교수님과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감사합니다 교수님.
기획 집코노미TV 총괄 조성근 디지털라이브부장
진행 전형진 기자 촬영 조민경 PD 편집 조민경 PD
제작 한국경제신문·한경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