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봉쇄·투표 기간 단축' 등 악재 극복…"예상 밖 투표율"
코로나19 사태에도 동남아 재외선거 투표율 역대 최고 수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도 한 표의 권리를 행사하려는 동남아시아 재외국민들의 발걸음을 막지 못했다.

국가 봉쇄 및 비상사태 선포나 투표일 단축과 같은 '악재'에도 불구하고 동남아 다수 국가에서 21대 총선 재외선거 투표율이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7일 동남아 주재 각국 대사관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의 경우, 선거인 명부에 등록된 재외 유권자 3천348명 가운데 1천767명이 한 표를 행사해 투표율 52.7%로 역대 총선 재외선거에서 가장 높았다.

20대 총선의 경우, 4천497명의 재외 유권자 중 33.0%(1천487명)가 투표했다.
코로나19 사태에도 동남아 재외선거 투표율 역대 최고 수준
인도네시아 재외선관위가 코로나19 사태로 투표 기간을 4∼6일 사흘로 단축한 가운데서도 나온 결과다.

태국도 역대 가장 높은 총선 투표율을 보였다.

1~6일 엿새간 진행된 재외선거 투표에서 사전신청 인원 2천540명 중 1천187명이 참여해 투표율 46.7%를 기록했다.

20대 총선 당시 투표율 40.2%(1천579명 중 635명 참여), 19대 총선 당시 투표율 44.3%(1천308명 중 580명 참여)를 모두 뛰어넘었다.

재외국민 투표제도 도입 후 치러진 첫 총선은 지난 2012년 19대 국회의원 선거다.

싱가포르도 코로나19 사태로 투표 기간을 사흘로 단축했지만, 사전신청 인원 3천173명 중 2천28명이 참여해 63.9%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20대 당시 61.7%, 19대 당시 52.8%를 모두 뛰어넘은 것으로 역시 역대 최고 총선 투표율이다.

동티모르의 경우 재외 유권자 156명 가운데 89명이 귀국하고, 현지에 남은 투표 예정 인원은 67명 가운데 무려 63명이 투표에 참여했다.

동티모르 정부는 첫 번째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후 비상사태를 선포, 3월 30일부터 한 달 동안 모든 여객기 운항이 중단되는 등 '국가 봉쇄' 상태다.
코로나19 사태에도 동남아 재외선거 투표율 역대 최고 수준
일각에서는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오히려 고국의 정치 상황에 관심이 높아졌고, 각국이 모두 외출을 제한하다 보니 투표장으로 발걸음이 몰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주인도네시아 한국대사관 문영주 영사는 "투표율이 이렇게 높을 줄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며 "중앙선관위를 비롯해 선거관계자들이 모두 투표율이 저조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정말 뜻밖의 결과"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