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신 센드버드 대표 "코로나 사태로 앱 시장 생태계 지각변동, 위기에도 M&A…영상채팅 기술 선도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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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실리콘밸리서 채팅 플랫폼 서비스 김동신 센드버드 대표
'위기는 기회'…과감한 투자
'위기는 기회'…과감한 투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전 세계 앱 비즈니스 생태계에 지각변동이 일고 있습니다. 국내 기업들도 기회를 찾아야 합니다.”
김동신 센드버드(SendBird) 대표는 6일(현지시간) 미국 실리콘밸리의 샌머테이오 본사에서 가진 화상 인터뷰에서 “코로나19 사태 이후를 착실하게 대비하면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위기에도 과감한 M&A
센드버드는 지난 1일 영상회의 서비스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인 라운디의 인수 절차를 마무리했다. 미국에서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확산하면서 실업자 수가 불과 2주일 만에 1000만 명 늘어나던 시점이었다. 센드버드의 기업 가치를 먼저 알아보고 초기 단계에서 투자한 실리콘밸리의 벤처캐피털(VC)들도 “전례 없는 위기 상황인데 현금을 굳이 써야 하냐”는 의견을 낼 정도였다.
김 대표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라운디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사용자가 급증하는 화상채팅 서비스업체인 ‘줌’과 비슷한 기술력을 지닌 스타트업”이라며 “바이러스 전염을 대비하기 위해 사람들이 사회적 거리두기를 중시하면서 라운디의 영상 스트리밍 기술력이 앞으로 점점 가치를 발할 것”이라고 했다. 소비자들이 찾는 기술력을 갖춘 기업을 적절한 타이밍에 인수했다는 설명이다.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 본사를 둔 줌의 하루 이용자 수는 지난해 말 1000만 명에서 지난달 말 2억 명으로 불과 3개월 만에 약 20배 증가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출근이나 등교를 하지 못하는 직장인, 학생 등이 화상채팅 서비스를 앞다퉈 찾았기 때문이다.
대기업 400곳에 플랫폼 공급
센드버드는 스마트폰이나 PC에서 대화를 주고받게 해주는 채팅 플랫폼을 기업들에 제공하는 스타트업이다. 2013년 김 대표 등이 창업했다. 김 대표는 “한두 명의 개발자 월급을 비용으로 내고 페이스북, 카카오톡과 같은 수준의 채팅 기술을 활용하려는 기업들이 센드버드의 주요 고객”이라며 “라운디 인수를 통해 기존 고객들에게 수준 높은 영상채팅 기술을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센드버드는 현재 글로벌 채팅 플랫폼 서비스업계에서 독보적인 1위로 평가받는다. 미국 3대 소셜미디어인 레딧, 야후 스포츠, KB금융, 신세계 등 전 세계 대기업 400여 곳이 매달 고정 비용을 내고 센드버드 플랫폼을 이용하고 있다. 한국계 기업 비중은 10% 미만이다. 그는 “월 이용자 수가 1년 전 5000만 명에서 현재 1억 명으로 1년간 두 배로 늘었다”고 귀띔했다. 센드버드는 지난해 5월 미국계 대형 헤지펀드 타이거글로벌 등으로부터 1억달러(약 1200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스타트업의 두 번째 투자 유치 단계)를 받으면서 단숨에 기업 가치 1조원 이상의 스타트업을 뜻하는 유니콘 기업 후보로 떠올랐다.
요동치는 글로벌 앱 비즈니스
김 대표는 코로나19 사태로 세계 앱 비즈니스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한편에선 멀쩡하던 기업의 매출이 99% 줄어들고 수천 명의 스타트업 종사자들이 정리해고를 당하고 있지만 캄(Calm), 헤드스페이스(Headspace)와 같은 명상 또는 헬스케어 소프트웨어 이용자 수는 크게 불어나고 있다”며 “평소에 잘 준비해온 스타트업들은 지금과 같은 위기를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고 했다. 김 대표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배달 앱 등 온디맨드 (on-demand) △헬스케어 △데이팅(미팅) △게임 등 분야의 성장세가 가팔라졌다고 분석했다.
현 위기 상황은 오래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스타트업 경영자들은 현재 위기 국면이 최소 24개월 이상 지속된다는 가정을 하고 비상경영 계획을 짜야 한다”며 “사업 조정 또는 감원이 필요하면 찔끔찔끔 여러 번 하지 말고 한 번에 과감하게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대표는 최근 자신의 스타트업 경영 경험을 토대로 ‘코로나19에 대처하는 경영 10계명’을 본인 블로그에 올렸다.
실리콘밸리=좌동욱 특파원 leftking@hankyung.com
김동신 센드버드(SendBird) 대표는 6일(현지시간) 미국 실리콘밸리의 샌머테이오 본사에서 가진 화상 인터뷰에서 “코로나19 사태 이후를 착실하게 대비하면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위기에도 과감한 M&A
센드버드는 지난 1일 영상회의 서비스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인 라운디의 인수 절차를 마무리했다. 미국에서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확산하면서 실업자 수가 불과 2주일 만에 1000만 명 늘어나던 시점이었다. 센드버드의 기업 가치를 먼저 알아보고 초기 단계에서 투자한 실리콘밸리의 벤처캐피털(VC)들도 “전례 없는 위기 상황인데 현금을 굳이 써야 하냐”는 의견을 낼 정도였다.
김 대표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라운디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사용자가 급증하는 화상채팅 서비스업체인 ‘줌’과 비슷한 기술력을 지닌 스타트업”이라며 “바이러스 전염을 대비하기 위해 사람들이 사회적 거리두기를 중시하면서 라운디의 영상 스트리밍 기술력이 앞으로 점점 가치를 발할 것”이라고 했다. 소비자들이 찾는 기술력을 갖춘 기업을 적절한 타이밍에 인수했다는 설명이다.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 본사를 둔 줌의 하루 이용자 수는 지난해 말 1000만 명에서 지난달 말 2억 명으로 불과 3개월 만에 약 20배 증가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출근이나 등교를 하지 못하는 직장인, 학생 등이 화상채팅 서비스를 앞다퉈 찾았기 때문이다.
대기업 400곳에 플랫폼 공급
센드버드는 스마트폰이나 PC에서 대화를 주고받게 해주는 채팅 플랫폼을 기업들에 제공하는 스타트업이다. 2013년 김 대표 등이 창업했다. 김 대표는 “한두 명의 개발자 월급을 비용으로 내고 페이스북, 카카오톡과 같은 수준의 채팅 기술을 활용하려는 기업들이 센드버드의 주요 고객”이라며 “라운디 인수를 통해 기존 고객들에게 수준 높은 영상채팅 기술을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센드버드는 현재 글로벌 채팅 플랫폼 서비스업계에서 독보적인 1위로 평가받는다. 미국 3대 소셜미디어인 레딧, 야후 스포츠, KB금융, 신세계 등 전 세계 대기업 400여 곳이 매달 고정 비용을 내고 센드버드 플랫폼을 이용하고 있다. 한국계 기업 비중은 10% 미만이다. 그는 “월 이용자 수가 1년 전 5000만 명에서 현재 1억 명으로 1년간 두 배로 늘었다”고 귀띔했다. 센드버드는 지난해 5월 미국계 대형 헤지펀드 타이거글로벌 등으로부터 1억달러(약 1200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스타트업의 두 번째 투자 유치 단계)를 받으면서 단숨에 기업 가치 1조원 이상의 스타트업을 뜻하는 유니콘 기업 후보로 떠올랐다.
요동치는 글로벌 앱 비즈니스
김 대표는 코로나19 사태로 세계 앱 비즈니스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한편에선 멀쩡하던 기업의 매출이 99% 줄어들고 수천 명의 스타트업 종사자들이 정리해고를 당하고 있지만 캄(Calm), 헤드스페이스(Headspace)와 같은 명상 또는 헬스케어 소프트웨어 이용자 수는 크게 불어나고 있다”며 “평소에 잘 준비해온 스타트업들은 지금과 같은 위기를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고 했다. 김 대표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배달 앱 등 온디맨드 (on-demand) △헬스케어 △데이팅(미팅) △게임 등 분야의 성장세가 가팔라졌다고 분석했다.
현 위기 상황은 오래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스타트업 경영자들은 현재 위기 국면이 최소 24개월 이상 지속된다는 가정을 하고 비상경영 계획을 짜야 한다”며 “사업 조정 또는 감원이 필요하면 찔끔찔끔 여러 번 하지 말고 한 번에 과감하게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대표는 최근 자신의 스타트업 경영 경험을 토대로 ‘코로나19에 대처하는 경영 10계명’을 본인 블로그에 올렸다.
실리콘밸리=좌동욱 특파원 leftking@hankyung.com